작년쯤? 판정 받은 거 같거든? 하루하루 나빠지시고 안 좋아지시는데 복수 차고, 황달 심하고.. 오늘 병원 가셨는데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더라고. 방금 엄마한테 전화와서 들었는데 막 엄청 슬프지가 않아.. 처음 간암 말기라는 말 들었을 때 진짜 엄청 슬프고 힘들었는데 적응이 되서 그런지 지금은 감흥이 없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츰차츰 마음의 준비를 해온건지. 그리고 아빠가 엄청 엄격하고 무서운 사람이였어서 추억도 없고 아빠 별로 안 좋아했거든. 그런 사람이 아프니까 정말 미치도록 갈구더라. 진짜 별 것도 아닌 걸로 화내고 욕하고.. 밥 조금이라도 많이 푸면 밥맛 떨어지게 많이 푼다고 욕하고, 밥 적게 푸면 이거만 먹고 뒤지라는 거냐고 욕하고.. 강아지 키우는데 강아지가 작게만 짖어도 죽여버릴 거라고 윽박지르고. 청소하는데 청소하면서 머리카락 한 개 떨어졌다고 소리 지르고.. 그거 말고도 매일매일이 지옥이었어. 아빠를 통제해줄 사람이 없어서 엄마도 나도 할머니도 을이라서 한마디 못하고 맨날 뒤에서 욕했는데 사실은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약간은 후련할 수도 있을 거 같아.. 막상 돌아가시고 나면 그제서야 실감이 나서 많이 힘들어 하려나? 근데 이미 죽음에 익숙해져 있어서.. 초딩 때 삼촌 돌아가시고 중딩 때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고딩 때 외할머니 돌아가시고.. 삼촌이랑 할아버지는 같이 살았어서 가족이었는데도 지나치게 힘들지는 않았어. 아빠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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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퇴행 같다며 호불호 갈리는 남돌 무대.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