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한테 바라는 게 많아지고 기대하는 것도 많아지는데 근데 사실 그 사람은 나에게 그렇게 할 의무는 없는거잖아. 그런데도 그걸 안해주면 너무 속상한거야. 서운하지는 않아. 그냥 속상해. 슬퍼. 그래서 슬퍼하면 상대는 나한테 왜 그런걸로 서운해하냐며 따지는데 나는 거기서 뭐라할수가 없어. 기대한 것도 실망한것도 그냥 내 안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이걸 하나하나 다 까놓고 보일 수가 없어. 그 감정을 내가 어떻게 설명해. 설명할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못해. 그 감정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상대에게 비난받을 것 같아서. 나는 그래서 그 사람에게 바라는 걸 하나씩 줄여갔어. 그랬더니 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유해졌어. 내가 혼자 기대하고 바랐다가 혼자 속상해하는 일을 안하니까 오히려 그 사람은 행복했던거야. 사실 나는 바라는 걸 줄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줄이고 있었던 건데 그것도 모르고. 아니. 알면서도 그럴것 같아. 내 세상에 그 애가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많았어서 하나하나 정리해나가기가 벅차. 그 애가 나간 빈자리가 아직 휑해. 그 애는 죽어도 모를거야. 내가 지금 그 애를 사랑하는 마음을 정리하면서 얼마나 지옥같은지. 그 애는 내가 관여하지 않는 이 상황이 천국같겠지. 처음에는 내가 더이상 그 애를 많이 좋아하지 않으면 그 애가 불행하겠다 싶었어.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야. 그 애를 사랑하지 않는 나는 불행하고 내 사랑을 받지 않는 그 애는 행복해하더라. 나만 잘 정리하면 되는 일인데 너무 너무 불행하고 휑해.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가늠이 안된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그 애를 보면 한숨이 나오고 가끔 너무 억울해.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오로지 나 혼자라는 사실이 너무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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