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때부터 진행요원 알바 많이 했었는데 콘서트 장 스탠딩 존이나 페스티벌 같은데서 사고난 거 많이 봤었거든...오늘 이태원 사고 상황보면서 그때가 생각나서 잠을 못자겠어. 저 상황이 어땠을지...어쩌다 그렇게 됐을지, 내가 보고 겪은 사고...그것들보다 수십배, 수백배 이상 큰 사고였을 걸 생각하니까 눈앞에 그려지는 듯 해서...진짜 손이 덜덜 떨려... 콘서트 장 같은 경우에 아티스트가 돌출무대에서 관객들 가까이로 오면 스탠딩 존에서 관객이 보통 펜스 앞으로 몰리잖아...그 때 진짜 키크고 덩치 좋은 남자 가드들 여러 명 붙어서 뒤로 가라고 해도 절대 안가... 오히려 아티스트한테 더 닿으려고 더 손을 뻗고 더 앞으로 와...그럼 맨 앞에 펜스에 눌린 사람은 아티스트고 뭐고 숨 못 쉬고 아파서 소리지르고 죽으려고 하는데...사람들 함성에 묻혀서 아무도 몰라...바로 앞에 서 상황을 체크하는 가드랑 나같은 진행요원들은 각각 아티스트, 맨 앞줄 관객이랑 뒷 관객들간에 공간 확보를 하려고 뒤로 가라고 소리치면서 떼어놓기 바빠. 하다 하다 안되서 위험해지는 것 같으면 중간에 아티스트멘트 타임에 내용 전달해서 뒤로 두 걸음, 두 걸음 더 이런 멘트 시키지만...그것도 몇 분 못가고... 뭐 어떤 페스티벌은 스탠딩 존 수용인원 한계치가 가까이 꽉 끼어서 관객들이 낑겨 있다가 몇 분이 실신해서 업혀 나가기도 했고 어떤 아이돌 공연에서는 팬들이 갑자기 앞으로 몰려서 맨 앞에 서있던 학생이 펜스에 눌려서 토하고 숨 쉬기가 힘들다해서 가드 2명한테 메달려서 뽑혀갔지...그 친구 서있던 자리쪽 앞으로 가려고 뒤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밀어서 넘어지고... 다쳐서 줄줄이 데리고 나간 적도 있었고... 한 번은 여러 팬덤 모이는 행사였는데 행사장 출입구 중에 한 곳을 펜스로 막아놨는데 어떤 팬덤에서 20명쯤이었나?선착순에 못들어서 행사장에 못 들어간 애들이 힘으로 펜스 밀고 들어와서 나랑 가드 2명이 막다가 밀려서 뒤로 넘어져서 질질 끌려간 적도 있어...나 팔꿈치 다 까지고...셋이서도 못막다가 가드 팀장님이 오셔서 그 팬덤에 따로 경고 주고서야 정리됐었지...나도 같이 있던 가드 둘도 힘이 꽤 좋았는데 못막겠더라고 학생 스무 명은 못막겠더라고... 물리적으로 힘이 약한 10대, 20대 여자들이 대부분인 남자 아이돌 공연이나 매니아적인 특정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형태의 공연도 그런 사고가 많았지만 여자 아이돌, 여자 트로트 가수 공연같이 물리적인 힘이 상대적으로 강한 남자 팬들 많을 때는 진행요원도 거의 키작고 그런 여자 진행요원은 뽑지도 않았을 정도...대응하기 힘들거든... 근데 이태원 봐...제일 피지컬 좋은 나이대의 남녀 거의 10만명이 모인 장소에서 밀고 밀리고 깔렸으니...아...정말로...생지옥이었을거같아...내가 겪은 수 많은 공연들 중에 가장 큰 공연장 스텐딩 존 한 구역에서 내가 커버해야 하는 최대 인원도 끽해봐야 몇백명인데도 그 중 한 명 사고나는 것만 겪어도 멘탈 나갈거 같았으니까...수백명의 사상자가 눈앞에 쓰러져 있으면...하.. 한 두명만 밀어도 진짜 파도처럼 밀려서 맨 앞사람이 어떻게 될지는 뒷 사람은 모르겠지...앞에선 자기 힘으론 할 수 있는게 없어...자기 의지가 아니라고 펜스에 끼어서 막 울던 관객들 생각이 나... 나는 그 알바 이후로 지하철 버스도 사람 너무 많으면 그냥 다음거 타...늦을거 같아도 안타. 늦을거 같은 일을 안 만들어 아예. 급정거에 쏠려서 넘어지거나 수용인원 넘게 몸을 구겨넣어서 호흡이 곤란해지는 것... 이런 것들 진짜 우습게 생각하면 안될 것 같더라고. 어디 가더라도 절대 본인 급하다고 답답하다고 앞사람 툭치고, 훅 밀고 그러는거...조심해야 해ㅠㅠ 오늘 참사를 보면서 생각이 더 많아진다. 너무 마음이 안좋다. 대다수가 내 동생즈음이거나 내 또래일텐데 사망자가 너무 많다. 사망자 수가 늘어난 브리핑...그리고 앞으로 더 늘어날것 같다는 말이...너무 안타깝다. 마음 속이 휑하니 허망하다. -안타까운 사고로 소중한 이들의 곁을 잠시 떠나게 되신 분들께- 모두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안하실 수 있기를. 남겨진 이들이 너무 많이, 오랫동안 슬퍼하지않게, 다만 우리 모두가 이 참사를 오랫동안 잊지 않고 절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게 해주시기를. 그리고 그 곳에서 여러분의 소중한 이들을 잘 보호 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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