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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은 “마산에 있냐. 그 배트 좀 빌려줘”라고 물었고, 이명기는 “인천 집입니다. 바로 드릴게요”라고 했다. 이튿날 오전 이명기는 잠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거실에 배트를 깔았고, 사포와 가위를 집어 들었다. 배트에 묻은 끈끈이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끈끈이 작업을 모두 마친 뒤에는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배트를 세워 건조작업까지 마쳤다. 이명기는 “그래도 선배에게 드리는 건데 더러운 상태로 줄 수는 없지 않나”라고 웃었다. 그날 저녁, 김강민이 그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섰을 때 이명기는 고교 동창들과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었다. 김강민의 타구가 담장 너머에 떨어지는 순간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명기는 “배트를 건네줄 때 평소처럼 장난을 걸고 싶기도 했는데 어려웠다. 그때까지 시리즈 전적이 2승2패였던 만큼 형이 엄청 진지하더라”며 “꼭 일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엄청난 결과가 나왔다. 한국시리즈를 마치면 강민이형에게 방망이값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