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name/5407083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신설 요청 이성 사랑방 야구 롯데 메이플스토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87
이 글은 2년 전 (2023/4/23) 게시물이에요

게시된 카테고리 반려동물

하얗고 작은 솜뭉치가 처음 본 사람이 뭐 그리 좋았는지 쫄랑이며 다가와 인사를 하는게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첫사랑의 설렘처럼 너와의 만남이 설렘으로 다가왔다. 

 

다사다난한 일을 많이 겪고도 십수년째 사랑으로 보답하는 네가 너무 좋았다. 

 

나이가 애법 먹고 동공이 뿌얘진 너를 보며 어느새 너와 나의 만남은 함께한 날보다 함께할 날이 더 가까워짐을 자각했다. 

 

그러다 찾아온 너의 기억상실증. 

 

네가 처음이었기에, 너와 함께 하며 배우고 있었기에, 동물도 기억이 온전 하지 못 할수도 있음을 처음 알았다. 

 

이제 너는 눈이 더 안 보인다. 귀도 더 안 들린다. 코도 반응이 느려졌다.  

 

간식을 주면 예전엔 숨겨도 재빠르게 찾아먹던 너였는데.. 이제는 바로 앞에 놔줘도 간식을 찾느라 바닥을 더듬는다. 

 

가만히 방 안을 돌아다니면서도 여기저기 박고 다니고, 그 박은게 고통스러울텐데도 고통스러운 티도 잘 내지 않는다. 

 

산책만 나가면 다른 개들과 싸우느라 바쁘던 네가 개들이 오는지도 모르고 걷느라 바쁘다. 

 

심술 피울 때나 긴장 했을 때 하던 배변실수는 일상이 되었고, 편하게 이용하던 대중교통은 짖는 너로 인해 전쟁의 일부가 되었다. 

 

너 역시도 그런 너의 모습이 불안한지 네가 믿는 나에 대한 분리불안증이 심해졌다. 

 

심지어 나에게 안기기만 하면 오래 본 가족들도 처음 본 사람처럼 왕왕대며 짖어댄다. 

 

너의 걸음걸이는 지구를 뱅뱅 도는 달도 아니고 하루 종일 도도도 소리를 낸다. 

 

한 쪽으로만 뱅뱅 도는 모습이 속상해서 반대로도 돌아보라며 너를 붙잡고 돌려보지만,  

내 손이 없으면 다시 뚝심있게 한 쪽으로 돌기 시작하는 네 모습에 또 속상함이 몰려온다. 

 

컨디션이 좋을땐 잦아든 도도도는 컨디션이 나쁠땐 더욱 빠르고 요란하게 집안을 울린다. 

 

그런 너를 위해 산책을 나가면 뚱땅뚱땅 고장난 걸음이나마 행복을 비추는 네 모습에 기쁘다가도, 뒷처리를 위해 잠시나마 멈춰서면 다시 뱅뱅 돌며 산책줄로 나를 옭아매는 너를 보며 또 무너진다. 

 

〈이제는 미용이 어려워요. 최대한 길러서 오세요.> 

 

장모종이기에 미용이 필수인 너이지만 온전 하지 못한 기억은 너에게 필요한 관리도 못 하게 한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한가지는 아직 너도 너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사람이나 동물이나 안 먹으면 곧 떠나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아직 구석 안 찾죠? 숨은 잘 쉬죠? 그럼 됐어요.> 

 

너와 나의 시간을 아는 지인들이 너의 안부를 물어오고, 어릴적부터 다니던 병원 원장님이 너의 식습관을 물어온다. 

 

〈없어서 못 먹어요. 다행히 아직은 먹는게 너무 좋은가봐요.> 

 

아직은이란 단어를 쓸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나는 답한다. 

 

이제 너는 더이상 어릴적 작고 귀엽던 하나의 솜뭉치가 아니다.  

기억을 잃기 전 하얀 털을 가졌던 너는 눈물도 많아졌고, 물도 가까이에서 먹는걸 잊어버려 멀리서 먹다 보니 입주변도 변색되었다.  

더불어 빗질도 싫어하고 눈곱 떼는 것도 싫어하고 목욕도 싫어하고 네가 한 실수를 밟고 다녀 몸 곳곳이 단풍이 든 산처럼 울긋불긋 해졌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고유의 하얀털이 아닌 울긋불긋한 털 때문에 못 생겨 보일지라도.. 

넌 아직도 내겐, 세상 가장 예쁘고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내 강아지이다. 

 

너와 나의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부디 소망한다. 

네가 아프지 않게 살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널 수 있기를,  

잃어버린 네 기억이 더 너를 괴롭히지 않기를, 내가 네 옆에 있을때 너와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기를,  

네가 오늘보다 더 많은 식사를 내일 할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가 조금이나마 덜 아픈 이별을 할 수 있기를. 

 

오늘은 너의 컨디션이 좋은 날인가보다. 

평소의 이 시간과 달리 너의 걸음이 잠잠해졌다. 내 껌딱지를 하던 너를 일부러 거실에 놓고 왔는데도 잔다고 바빠서 나에게 오지 않는다. 

 

깊게 잠들었다 에너지 보충하고 일어났을때 미세먼지가 조금은 약해져서 네가 좋아하는 산책을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하루 오늘도 네가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네가 더 오래 내 곁에 있다 가기를 오늘도 소망해본다. 사랑해 내 똥강아지.
대표 사진
익인1
울컥하는 글이네 쓰니랑 멍이가 행복하길
2년 전
대표 사진
글쓴이
강아지 치매가 처음이라서 많이 지치지만 그래도 마음 다잡고 오늘도 힘내서 열심히 하루의 행복을 그려볼게 익도 항상 좋은 하루, 행복한 하루, 건강한 하루 보내길 바라 응원 고마워
2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정보/소식팁/자료기타댓글없는글
강아지 쓸개골 수술,보험
04.03 00:38 l 조회 11
다른 익인이들 고양이도 이래?2
03.31 02:22 l 조회 52
피하수액 주사기가 많이남아서 걱정이야ㅜㅜ7
03.30 14:41 l 조회 92
울산 고양이 살인범
03.28 18:14 l 조회 134 l 추천 1
제주도 물고기 잡는 개 있잖아 (개물림사고
03.23 23:55 l 조회 87
초보 견주인데 강아지 항문낭 계속 나오는 것 같아1
03.22 04:59 l 조회 173
강아지 강쥐 보내주고 왔어4
03.17 01:51 l 조회 111 l 추천 1
아직도 힘들다 4
03.15 08:49 l 조회 332
튜브타는 고양이2
03.14 19:34 l 조회 45
강아지 입양 홍보합니닷 시바견 포메
03.14 14:37 l 조회 118
강아지 아 버박 가품 빡친다...2
03.13 11:01 l 조회 59 l 추천 1
새벽 4시에 사료 먹는 고양이가 어딨어!!!17
03.10 04:27 l 조회 1264 l 추천 1
오늘 건강검진 했는데 ㅜㅜ6
03.09 15:25 l 조회 91
울집 고양이 하악질을 버릇처럼 하는데4
03.08 00:03 l 조회 50
고양이 와 피하수액 바늘 찌르는거 미치게따4
03.07 21:54 l 조회 59
고양이도 꿈꿔?8
03.06 23:48 l 조회 204
고양이 방구냄새 날때마다2
03.03 06:12 l 조회 173
집사들아 이불속에 고양이 들어와서3
03.02 16:26 l 조회 70
집사들아 미끄럼방지매트 같은거 써??3
03.02 11:48 l 조회 55
강아지가 수술 후 밥을 안 먹어..7
03.01 10:40 l 조회 74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