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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년 전 (2023/4/30) 게시물이에요

 


문득 별 하나 없는 저 검은 밤하늘을 보다 우울해져 말했다. 


 

"도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에는 별도 있다고 생각해. 어쩜 별 한 점이 없니." 

"별이라면 저기 있잖아." 


 

그 말에 고개를 돌리니 네가 손수 내 손을 잡아 이끈다. 아니, 거기가 아니고 여기. 응, 그래 거기. 그 말에 눈가를 찡그리니 정말 별이 있었다. 엄청나게 밝고 반짝반짝 빛나는. 이걸 왜 못 봤지? 역시 하늘이 넓어서다. 조금만 좁았어도 금방 찾았겠지.  


 

그것을 가만히 쳐다보다 문득 생각난 것에 떨떠름하게 입을 열었다. 


 

"어디서 봤는데, 별은 저렇게 반짝반짝 빛나지 않는대. 전구에 불이 들어온 것 처럼 약간 은은하고 그런..." 

"아." 

"저건 인공위성이겠지?" 


 

아까보다 더 우울해졌다. 얘도 나도 도시에서만 살아서 별 많은 것을 본 적이 없다. 뭐가 진짜 별인지도 구분도 못하고. 아, 어쩌면 사람들도 진짜 별인 줄 알았더니 인공위성이라 갑작스레 우울해져서 죽어버린 것 아닐까. 나는 지금 그런 기분이다. 우울해서 죽어버리고 싶다. 모 애니의 심심해서 죽고싶어졌다, 와는 결이 다르지만 아무튼 비슷했다. 


 

멍하니 별인 줄 알았던 인공위성을 쳐다보다 말했다. 


 

"뭔가...죽고싶어졌어. 엄청난 걸 속은 기분이야. 밤 하늘에 하나 있던 별이 사실 인공위성이라니." 


 

우울이란 것은 속 안에 내재되어 있다 어느 한 순간에 찾아온다. 세상이 고요해지고, 날이 어두워지면. 아니면 세상이 너무 시끄럽고, 날이 너무 밝으면. 한 순간에 찾아와서 모든 것을 휩쓸고 사라진다. 마치 태풍처럼. 내 마음 속의 파릇파릇한 뿌리까지 전부 뽑아놓고는 언제 왔다 갔는지 모를 정도로 고요히 사라진다.  


 

마음은 난잡하고 여기저기 뜯겨 너덜거리는데 그래도 다시 평온해지니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다만 막 태풍이 칠 때면 어디선가 나왔는지 모를 용기로 온몸에 가득차서 평소엔 하지 못했을 걸 해버린다. 구애인에게 연락하기도 하고, 이상한 약 같은 걸 먹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내 마음은 지금 태풍이 친다. 우울이 내재된 사람들은 걸핏하면 그 태풍이 나타난다. 황폐해진 마음이 더 황폐해지고. 구멍 뚫린 자리가 더 커지고. 너덜너덜 거리던 것이 흐느적거리고. 뭐 그런거지. 턱을 괴곤 난간에 몸을 기댔다. 옆에 서서 날 빤히 쳐다보는 네 시선이 느껴진다.  


 

"왜 그래?" 

"죽고싶다며." 

"응." 


 

그 애의 가는 눈매가 휘어졌다. 덕분에 메마른 눈동자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곱게 튀어나온 애굣살이 보인다. 이게 무슨 말을 하려고 사람을 홀리지. 하는 양을 가만히 쳐다보니 그 애가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 


 

"그럼 나랑 같이 죽을까?" 


 

얘가 돌‘았나.  


 

....... 


 

... 


 

정말? 


 

꿈뻑꿈뻑, 하게 눈만 꿈뻑이다 되물었다. 


 

"진짜?" 

"응. 너라면 좋아." 

"나를 사랑해서?" 

"응. 사랑해서." 


 

그것이 기뻐 숨통이 막혔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평소에도 듣는 말인데 왜 이러지. 아, 아직 태풍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가 보다. 콧잔등을 찡그리다 눈을 감았다. 시야를 가린 눈꺼풀은 어두컴컴했다. 마치 이 밤하늘처럼. 


 

"그럼 같이 죽을까." 


 

너도 나도 삶에 유감이 없으니. 걸리는 것이라곤 서로 뿐이니 같이 죽으면 이 세상에 더 이상의 미련과 사랑은 없는거다. 내 모든 사랑은 너니까. 너의 모든 사랑도 나일 테니까.  


 

그럼 이제 죽기 전에 서로의 얼굴을 보자.  


 

내가 말했고 너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너와 내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에 서로의 깊은 심연을 들여보곤 위로한다. 너의 아픔마저 내가 가져갔으면 좋을텐데. 너는 살고 네 아픔은 내가 가져가서 너는 이 세상에 미련이 남으면 좋을텐데. 내가 아니더라도 살았으면 좋을텐데. 네 삶의 이유가 내가 아니면 좋을텐데. 


 

그 모든 걸 생각하곤 고개를 돌려버린다.  


 

아무래도 용기는 나 한정인 것 같다. 나는 지금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너가 말려드는게 싫다. 두렵다. 무섭다. 너무 두려워서 몸이 떨려온다. 너가 죽어버리는 게 무섭다. 메마른 나뭇가지처럼 말라가 결국엔 뼈만 남고 썩어가는 게 싫다. 


 

너도 그럴까? 


 

그 생각과 동시에 네가 나를 그러안는다. 내 목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 없이 운다. 뜨거운 눈물만 뚝뚝 흘러 내 살갗에 닿아온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죽는게 싫으면 안 죽을게. 무서웠어? 내가 죽어버릴 것 같아서? 널 두고? 네 커다란 몸이 들썩거린다. 꽉 막혀온 목소리로 네가, 


 

"무서워." 


 

하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내 영혼의 뿌리까지 손아귀에 쥐고 흔드는 너로 인해 오늘도 삶을 연명한다. 


 

우리 저 별, 아니. 위성 앞에 맹세하자. 내가 죽는 날은 내가 널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날이고, 너가 죽는 날은 너가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날이라고. 그리하여 우리는 평생을, 그렇게 오래도록 살아가자고. 


 

*새벽감성글 

*스나 린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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