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가 잦은 시즌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쉬지 않고 비가 온다. 또 전국에 가을비가 예고된 가운데, KBO리그는 잔여 경기 일정 편성에 애를 먹고 있다. 기상청은 20일 새벽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가을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이날 아침 수도권을 시작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남부 지방까지 전국적으로 비구름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는 21일까지 이어진다. 문제는 KBO리그 일정이다. 20일 KBO리그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NC-두산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LG-KT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롯데-한화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SSG-삼성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키움-KIA전을 펼칠 예정이다. 그러나 우천 취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상황은 5경기가 모두 비로 취소되는 것. 예비일을 짜기도 쉽지가 않다. 20일 열릴 예정인 5경기 가운데 예비일을 당장 편성할 수 있는 경기는 수원 LG-KT전 정도다. 두 팀의 경기는 10월 2일 편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머지 4경기는 쉽지 않아 추후 편성이 불가피하다.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른 KIA 타이거즈는 울상이다. KIA는 19일 기준으로 120경기를 치렀는데, 10개 구단 중 최소다. 상대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국내 유일한 돔 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홈 구장으로 쓰는 이점 덕에 133경기를 치렀다. KIA와 무려 13경기 차이가 난다. 키움은 잔여 경기 일정에 상당히 여유가 있지만, KIA가 그렇지 않다. 거의 하루도 안 쉬고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KIA의 경기 일정을 편성하는 게 최대 난관이다. 그렇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경기를 치를 수도 없다. 최근 누적된 우천 취소 경기수,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경기 감독관이나 심판진도 가능한 기다려서 경기를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 '겨울 야구'를 해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전에서 무려 204분을 기다렸다가 경기를 재개해 선수들의 부상 우려, 무리한 운영 등이 거센 비판을 받았었기 때문에 이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일정을 담당하는 KBO도 골치가 아프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상관이 없는 팀들의 경기는 포스트시즌과 병행해 치르는 방안 등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올해 순위 싸움이 또 역대급으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러다가 한국시리즈가 11월 중순을 넘겨 치를 수도 있는데, 11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을 꾸려야하기 때문에 사면초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