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안 되는 거 다 알면서도 마음을 주니까 나도 마음이 갈 수 밖에 없더라 물론 걔는 좋은 형이니까 친한 형이니까 하는 마음에 했겠지만
걔가 여자 얘기 할 때마다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고 걔의 아무렇지 않은 말 한 마디에 상처 받고 혼자 기뻐하고
아는 여자애들이랑 술 마실 때마다 나는 하루 종일 불안하고 좋고 설렜다는 말에 여러 번 무너졌어
이번에 같이 알게 된 여자 후배들이 있는데 그 중 한 명한테 관심이 생겼대 그래서 나랑 그 후배들이랑 다같이 종강하고 만나기로 했는데
안 가면 혼자 아무 것도 모른 채로 괴로워할 것 같아서 그냥 가서 마냥 좋진 않겠지만 얘가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 보고 가자 다짐하고 가기로 했어
나는 괜히 질투도 나고 화도 나니까 만약 걔가 나한테 관심 있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물어보니까 그러면 자기는 쿨하게 보내주겠다고
내가 장난이고 나는 누구 안 만날 거 알지 않냐고 응원한다고 하니까 꼭 자기 응원해달라고 하더라 내 마음도 모르면서
내 생각에는 얘는 내가 본인 좋아하는 거 모르거나 아는데 좋은 형이고 잃고 싶지 않으니까 애써 외면하면서 이렇게 일부러 말 하는 것 같기도 해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받아줄 수 없는 사랑이니까 또 좋은 사람 잃고 싶지는 않으니까 이럴 수 밖에 없겠지 하고.. 미안하기도 해 내가 좋아해서 동시에 비참하기도 하고 내 자신이 혐오스럽기도 하고..
본인 때문에 속상하고 상처 받고 표정 관리 정말 잘 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표정 관리가 안 되는 나 보고 항상 알아채고 술 마셨을 때 진지하게 그거에 대해서 풀어주고 해결해주고 그러던 게
그냥 다 친구로서 형으로서 좋아하니까 신경 쓰이니까 그런 거구나 싶더라 차라리 내가 여자였으면 고백이라도 보다 쉽게 해볼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다 마음 같아선 걔가 좋아하는 사람들 내가 다 방해하고 싶고 막아내고 싶은데 그럴 순 없으니까 옆에서 지켜만 보는게 너무 비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