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차 지명, 문김대전, 공식 160Km/h , 23년 신인왕,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는 모두 한화의 문동주를 수식하는 단어입니다.
프로에 발을 들이기 전인 광주진흥고 시절부터 같은 지역구의 김도영과 함께 초고교급 유망주로 평가받으며 문김대전이라는 단어를 만들 정도로 화제를 만들었고, KIA 타이거즈가 김도영을 선택함에 따라 한화 이글스 역대 3위에 해당하는 5억의 계약금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습니다. 데뷔시즌인 2022년부터 158Km/h의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를 받았지만 아쉽게 두 번의 부상으로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에는 본인의 진가를 보여주며 기어코 160Km/h를 공식적으로 기록했고, 23경기 8승 8패 118.2이닝 war 2.96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한화의 관리에 따라 시즌을 조기에 종료했고,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승선하며 군면제까지 따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시즌 후에는 신인왕에도 등극하며 기억에 남을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데 성공했습니다만...
풀타임 2년차를 맞이한 문동주의 모습은 우리의 기대와는 다른 어딘가 어색해보입니다. 저와 함께 살펴보시죠. 뭐가 문제일까요?
다음 표는 PTS자료를 기반으로 2023년과 2024년의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체감하고, 가장 많이 언급하시는 부분은 구속이 떨어졌다라는 부분인데요, 전반적으로 구속이 내려오긴 했지만 고작 2Km/h가 줄었다고 말할 수도 있고, 여전히 직구 평균 구속이 149라는 것은 손에 꼽히는 구속입니다. 하지만 평균이 2Km/h가 내려왔다는 것의 다른 의의는 최고 구속과 최저 구속간 간극이 더 벌어진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4/28 두산전에는 150km을 넘는 투구는 고작 8개, 반면 최저 구속은 141km까지 떨어지며 우리가 알던 문동주가 맞나? 싶을 정도로 구속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선발투수의 기본적인 역할을 다했다'의 기준을 5이닝 3실점 정도로 잡았을 때, 2024년에는 2023년에 비해 직구의 평균 구속이 경기 내용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2024년 문동주가 기본적인 역할에 성공한 3/28 ssg전과 4/16 nc전 모두 평균 구속 150이 넘은 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전반적인 구속 하락과 함께 제가 2번째로 눈여겨 본 것은 공의 움직임에 대한 부분입니다. 2024년 문동주의 릴리스 포인트는 낮아지고, 더 세워졌습니다. 이는 다르게 보자면 공을 놓는 포인트가 2023년에 비해서 앞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 쪽으로 옮겨진 포인트가 각 구종에 만들어낸 변화는다음과 같습니다.
a. 직구는 더 평평해졌고, 우타자 몸쪽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강화되었습니다.
b. 커브는 떨어지는 각도가 소폭 증가했지만, 횡방향, 종방향 움직임이 약화되었습니다.
c. 슬라이더는 횡방향 종방향으로 움직임이 약화되었습니다.
d. 체인지 업은 각도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 요약하자면 릴리스 포인트가 앞당겨짐에 따라 체인지업의 개선을 이루어 냈지만 커브와 슬라이더가 밋밋해졌고, 직구는 평평해졌다는 것입니다.
평평한 직구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빨랫줄 같은 직구를 말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제이콥 디그롬이 평평한 직구의 대표주자였죠. 타자 입장에서 스트라이크 존에 거의 수평으로 공이 들어와서 타격이 굉장히 어렵다고 합니다.
그럼 직구가 평평해진건 플러스 요소라고 봤을 때 커브와 슬라이더가 밋밋해진게 부진의 원인인가요? 라고 하신다면 커브와 슬라이더가 밋밋해진건 당연히 마이너스 요소이고, 평평해진 패스트볼도 무조건적인 플러스 요소는 아닙니다.
이건 제가 4/28 두산전 PTS자료를 바탕으로 문동주 선수가 피안타를 기록한 공들을 한꺼번에 기록했습니다. 이 날 피안타를 기록한 구종은 직구 6개 슬라이더 2개 커브 2개였고, 가려서 안보이는 부분은 6번 밑에 3번이고, 8번 밑에 1,5,7이 겹쳐 있습니다. 앞서 말한 평평한 직구는 스트라이크의 상단부와 하단부 공략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타자가 손도 대기 힘든 각도로 들어온다고 하는데 반면 중단부는 쥐약입니다. 타자 입장에서 배트에 너무나도 쉽게 걸리는 위치에 공이 들어옵니다. 강승호의 내야안타를 제외하면 중단부에 쏠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로케이션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위와 같은 변화는, 문동주에게는 별로 좋게 작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하나의 장면 하나의 투구동작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 8경기, 올해 6경기 정도 확인했을 때 시각적으로 문동주의 투구폼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투구시 팔 스윙 동작이 다소 느려보이는 경향이 있으나, 이 부분은 명확하게 확인하긴 어려운 부분이네요.
두서없이 적다보니 그래서 결론이 뭐야? 라고 하실까봐 3줄 요약 가져와봤습니다.
체인지업을 살리려는 과정에서 의도되었든 아니든 릴리스 포인트가 앞 쪽으로 조정됨.
구속 줄고 커브 슬라이더 밋밋해짐.
그래서 로케이션이 불안정하면 맞아나감.
저보다 한화 프런트쪽에서 이런 부분에 더 자세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유심히 체크하고 있을 거고, 워낙에 좋은 무기를 많이 가진 투수다보니 나아지는데 오래 걸리진 않을거라고 생각됩니다. 공인구가 바뀐 것도 분명히 신인급 투수에겐 하나의 영향이겠죠. 단순히 한화의 미래가 아니라 KBO로 봐도 손꼽히는 재능의 투수가 빠른 재기를 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