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고졸 퇴사하고 넋두리

중학교때 성적 보니까 95 밑으로 한 번도 안 내려가고 전교 10등도 했었는데, 집이 대학 보내줄 돈도 없고 공고가서 취업 빨리 하라고해서 마이스터고라는 학교를 갔어. 거기서도 대강 2~30% 유지하다가 중견기업 생산직에 입사해서 일하다가... 교대근무도 너무 안 맞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어서 현타가 엄청 오더라. 정신병도 생기고.

그래서 2년다니다가 올해 퇴사하고 22살인데, 막상 나오니까 난 진짜 보잘 것 없는 사람이더라. 고졸에다가 경력 인정도 안되고, 부모님 도와주고 정신병 치료하느라 모아둔 돈도 거의 없고. 하고싶은것도 딱히 없는데... 그냥, 교대근무만 안하고 싶어. 밤낮이 바뀌니까 너무 힘들기도 하고. 몸이 못 버티는 느낌이더라. 내 또래 애들은 벌써 대학 졸업할 준비하고 슬 취업시장 준비하는데, 나는 고졸 백수에 무직이고.

주위선 수능. 공시 준비해보라하는데. 그것도 어느정도 배이스가 있어야 하는거잖아. 난 고등학교때 국 영 한 과목 자체가 없었어서 사실상 중학교때 배운게 끝이고. 나 그렇게 공부하는동안 서포트해줄 집도 없어. 우리 집 수급자에다가 부모님도 정신병 있어서 계속 나한테 돈달라하고.

나 어디서부터 무너진걸까? 분명 나.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중학교때부터 학원도 다니고, 집에서 용돈 한 푼도 안 받고 고등학교도 전액 지원해주는 학교 가서 부모님 속 안 썩였는데. 난 왜이렇게 약할까...?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어.

[익인1]

중견기업에서 2년이나 버틴 넌데 뭘 못하겠어!
일단 공부할거면 진짜 하고싶은 분야 공부를 해봐 자격증일수도 있고 영어공부일수도 있고 22살이면 아직 취업안하고 알바하면서 하고 싶은 공부 해도 엄청 이른 나이야

[글쓴이]

사실 하고싶은건 그냥 안정적인 삶이야. 그래서 공무원을 하고싶은건데, 내로라하는 인서울 애들도 못 붙는걸 내가 하겠다고 나서는건 말도 안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고졸이라는게 엄청 압박감이 심하더라. 공시에 떨어지게 되서 2년, 3년. 그렇게 보내는 순간 공백기 때문에 취업도 힘들거고... 그냥 너무 답답해. 내가.

[익인1]

그치 공시가 특히 떨어진 케이스가 많이 보여서 시도하기도 어렵지 ㅠ 그래도 서점에 가서 공시 문제집이라도 펼쳐봐봐 그렇게 잠깐 봤을때도 이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 느껴지면 지금의 불안감은 사라질걸! 중딩때 공부 잘했다하니까 오히려 문제풀이가 잘맞을 수도 있어
글고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 90%가 다 같은 고민하는데, 오히려 위로되지않아? 너가 공부를 시작하면 너와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몇 천명은 된다구

[익인2]

지금이라도 이력서를 내야하니까 나는 대학을 가면서 뭘 했음 좋겠어 졸업장은 있어야 이력서도 내더라고
마이스터고 나온 친구도 고졸이니 시작이 되게 어려웠어 ㅠㅠㅠㅠ
결국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글쓴이]

마이스터고라는 학교 자체가 너무 정보가 없는 것 같아. 물론 취업을 우선시 하는 학교니까 이해는 한다지만, 대학교 수시 전형에서도 우리는 특성화고가 아닌 특목고 취급이라 빈약한 자소서로 일반고랑 같이 경쟁을 해야한다고하고. 취업도 잘가야 대기업 생산직. 물론 엄청 잘되면 공기업도 가지만...

[익인2]

아ㅓ.. 친구는 특성화고였나보다.. 마이스터 아니고. 군대로 바로 이어진다 하더라고....

[글쓴이]

보통 미취업이거나 애매한 기업 간 남자애들은 군대로 가더라고. 취업할 때 또 군필이 엄청 중요하다더라.

[익인2]

나 잘 모르는데 그 고등학교가 애초에 졸업과 동시에 입대랬어. 그래서 군대 갔다가 부사관 하다가 전역했는데 그러니까 나이가 27인거야... 너보다 더 많지 ㅎㅎㅎ 그러니 알바하고 여기저기 정처없이 일자리 찾아다니는데 정말 어렵더라. 일단 고졸이니 이력서 자체를 안받아.
그래서 전에 현대자동차 생산직 나왔을 때 이력서 넣어보고 그랬어..

[익인3]

제 후배님(?) 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저두 마이스터고 나와서 생산직 근무하다 이런저런 고민 많이 했었거든요. 20대 후반인 지금은 개발자 직종 바꿔서 학교다니면서 일하고 있어요!! 궁금한 거 생기면 댓글 남겨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