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문자 E고 원래 회피 성향 아니거든? 오히려 회피하면 스스로 미치도록 답답해져서 마음에 켕기는 거 하나도 안 남기고 다 해야 속이 후련한 성향이고 새로운 거 배우고 보고 싸돌아다니고 이것저것 해보고 활동적으로 사는 걸 좋아는 편인데.. 취준하느라 국취제 시작하고 학원 다니게 됐거든 근데 거기서 만드는 포폴 완성하는 걸 회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대학 졸업 전에 학교 다니면서 과제하는 거 단 한 번도 밀려본 적 없고 집 도착하면 바로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작업부터 해서 동기들이 놀러 와도 나만 작업하고 동기는 나랑 말하면서 놀고 이랬음 동기가 언니 진짜 징 하다고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 함.. 작업하느라 밥도 자주 늦게 먹고 잠도 새벽이나 돼야 자고.. 근데 막 꼭 갓 생 살아야지!!! 자기관리 철저하게 해야지!!! 이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 진짜 그냥 교수님 수업 듣는 게 재밌고 그날 배운 이론 바로 응용해서 작업하는 게 자유롭게 느껴지고 또 열심히 하는 만큼 학점이 계속 잘 나오니까 너무 재밌어서 열심히하는걸 즐겼거든
근데 지금 다니는 학원은 일단 가는것 자체가 너무 싫고 괴롭고 지겹고 우울해... 너무 가기 싫어서 눈물나와.. 작업도 자체를 하기가 싫고 학원 가기도 싫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포폴 완성하는것도 겁나 강사랑 학원 사람들한테 보여줘야하는데 못 만들어서 자신도 없고 그냥 이대로 아무것도 없이 종강하면 좋겠어 그냥 집에 있고 싶어....ㅠㅠㅠㅠ
어떤 생각까지 드냐면 왕복 4시간인데 한 달에 교통비만 20가까이 나오네 너무 돈 아깝다 수업 진행 개 빨라서 이해할 틈도 없는데 분위기가 속 시원히 궁금한 거 질문할 분위기도 아니고 방해하면 욕먹을 것 같은 느낌.. 왜 이렇게 강사가 불편하지? 너무 어렵고 대하는 게 꺼림칙하다.. 여기 친한 사람도 없고.. 없어도 괜찮은데 분위기 매일 삭막하고 서로 인간 혐오하는 것 마냥 5시간 내내 한마디도 없이 정적뿐이고 좁은 강의실 안에 강사가 줄줄줄줄 염불 외듯이 개빨리 읊는 이해하기 힘든 설명만 울려 퍼지고 내가 왜 가야 하지.... 그냥 인터넷 강의 들을걸... 사람한테 직접 배우고 싶어서 학원 간 건데 난 사실 사람이 싫은가 맨날 이런 생각 해..
다들 취업이 목표니까 분위기 개 삭막한 건 뭐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같은 학원 다른 반 사람들 로비에서 보면 서로 막 대화도 하고 수업 개강한지 얼마 안 됐는데도 벌써 친해져서 반말하고 그러는데 우리 반만 유독 심하게 이래서 진짜...... 한숨 나와.., 강의실 들어가면 적막해서 숨 막혀 진짜로.. 앞뒤좌우로 따닥 따닥 따닥 따닥 따닥 연타하는 클릭 소리밖에 안 들려.. 작업할 때 모니터 빛 비침 방해될까 봐 불 끄는데 학원 안에서도 내내 어둡게 있다가 끝나고 나와도 어두컴컴한 저녁이라 더 우울해져.. 특히 금요일에 사람들 막 약속 있어서 저녁 먹으러 나오고 지하철역에 사람 진짜 많고 여기저기 하하 호호하는 소리 들리면 너무 힘들어 죽고 싶어 최대한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고 울고 싶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