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경우, 남자인데..
서른 중반 대학원생이야.
인문사회계열이다보니 박사까지 오래 걸리지.
서른 초반에 ADHD 진단을 받았어.
어느새 서른 중반이 되버렸고...
불안이나 우울에 불면이 심해서 원래 정신과 치료는 받았는데..약 먹어도 나아지는 거 없었어.
근데 당시만해도 성인ADHD에 대한 개념이 한국에 거의 없어서 의사들도 잘 몰랐던거지.
더욱이 학부마치고 대학원가고 해서 좀 특이한 사람 취급받긴 했어도 사회부적응 문제가 덜 두드러졌던 것 같아.
진단받기 전에는 많이 특이한 애나 사회성 떨어지는 사람 정도로 주변에서 생각했던 것 같아. 물론 특이하다는 소리는 진단받고 치료받고 많이 변한 후에도 듣지만.
아무튼 ADHD 진단 받기 전에는 좀 사회성 떨어지는 실수 많이 하고 내가 왜 실수했는지 잘 파악도 못하고 그랬거든.
대학원 다니면서도 과제를 어떨 땐 엄청 깔끔하게 하다가, 어떤 때는 엄청 부실하게 해가서 혼나고.. 막상 할 때는 문제의식 못느꼈는데 피드백 받으니깐. 내가 왜 이런 실수를 했지 이런건가 싶은거야.
근데 뒤늦게 ADHD 진단받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 관해서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지 뭘 알겠고 나름 인정도 많이 받기 시작했다.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고.
오랜만에 지인 만나면 예전에는 늘 어딘가 불안해보였는데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얘기들 많이 하고.
ADHD 치료 후 극적으로 변할 정도로 난 좀 중증이긴 했어. 진단받기 이전 되돌아보면 너무 부끄러울 정도이고. 그래서 해방감도 느껴지더라고.
상태가 워낙 심각해서 그랬는지, 이러다보니 연애도 못했던 것 같아. 먼저 다가온 사람도 실망시키는 스타일.
좀 나아지는 기간은 코로나 겹치고 하면서 사람 한동안 못 만나고.
이러다보니 확실히 연애 관련해서 나이도 많이 찼는데 완전미숙한건 여전한 것 같아. 여자들이랑 대화하는 것을 어색해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ADHD 심할 때도.. 편하게 생각해줘서 자기 얘기 잘하거나, 아니면 이거저거 매번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근데 진심으로 좋아진 사람 생기면 완전히 무너지는 것 같아.
얼마 전에 나만의 착각일수도 있지만 썸 같은 걸 우연히 타게 되었는데.. 이게 치료받고 사실상 첫 썸이다보니깐 미숙한 실수도 많이 했고 조급한 모습도 보여가지고 ... 결국 상대가 거리 둔 것 같아. ADHD가 완치된 게 아니라서 여전히 불안정한 것들도 많고
내 입장에서는 놓치기 싫은 스타일이고 그런 사람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서 더 간절하다보니, 오히려 무너진 것 같기도 하고. 안 본지도 오래되었는데 아직도 자꾸 생각나고...
ADHD 늦게 발견하다보니 사회화도 늦게 되다보니 결국 나이는 들었는데 연애 관해서는 감각이 없는 상태야.
이제 모솔이라 얘기하기도 그런데다가, 또 이 나이대 연애 관해서 일정정도 주변에서 기대하는 것들이 있잖아. 근데 그런 것을 뒤늦게 제대로 경험하고 깨달았어. 실전 경험이 부족하니 상황 닥치면 멘탈붕괴하는 것 같고.
공부나 연구 관해서는 성과도 나오고 잘한다는 소리 듣기 시작했고.. 일상적인 대인관계도 많이 좋아졌거든. 여전히 부족하지만
근데, 연애는 너무 감이 안 오네. 근데 나이는 너무 들어버려서 상대 측에서 미숙한 연애 이런 거 생각 안 할테고
이런 상황에서 이제 누구 만날 수 있을지 걱정되더라.
아직도 ADHD 증상이나 성향은 좀 남아있기도 하고. 성인은 완치는 없으니 ㅠ
다른 익들은 연애 문제는 어떻게들 해쳐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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