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진화'라는 말을 들으면 좋은 거라고 생각해. 뭔가 더 나아지는 거, 더 잘 살아남는 거, 더 똑똑해지는 거처럼 들리잖아.
그게 뭔가 좋은 방향일 거라고 쉽게 여겨. 그런데 만약 그 변화가 나를 더 예민하게 만들고, 더 자주 상처받게 하고, 더 깊이 고통을 느끼게 만든다면, 그게 정말 좋은 일일까?
“Pregnancy leads to long-lasting changes in human brain structure”(임신은 인간 뇌 구조에 장기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논문이 있는데
임신한 여성의 뇌가 임신 전과 비교해서 감정, 공감, 사회적 관계를 담당하는 영역에서 회백질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왔어.
이 변화는 자녀의 감정이나 욕구를 더 잘 알아채고 반응하게 만들어. 그래서 이걸 '모성 뇌'라고 부른데
근데 이런 변화가 무조건 좋은 걸까? 뇌가 감정에 더 민감해졌다는 건, 아이가 우는 소리나 표정 같은 사소한 신호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뜻이야.
물론 아이한테 민감한 건 돌보는 데 도움 될 수 있겠지. 하지만 동시에 어머니가 감정적으로 떠안아야 할 무게도 훨씬 커지는 거야.
어떤 날은 너무 힘들고, 혼란스럽고
또한 뇌가 바뀌면 감정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져. 자기 자신에 대한 느낌도 흔들리고, 전에 아무렇지 않던 일이 갑자기 크게 다가오고,
예전엔 좋아했던 것들이 더 이상 위로가 안 되기도 해.
집중이 잘 안 되고, 기억이 흐릿해지고, 사람들과의 경계가 무너지는 느낌도 들 수 있어.
피로는 금방 쌓이고, 나 스스로가 낯설어지기도 하고. 이런 건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정말 뇌 자체가 바뀌어서 생기는 일일 수 있어.
그럼 이런 변화는 내가 원했던 걸까? 진화라는 강요된 변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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