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잘 지냈지?
이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이제야 겨우 정리해서 적어봐.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 좋았던 순간들도, 힘들었던 순간들도, 말로 다 하기 어려울 만큼 쌓여 있더라. 뒤돌아보면 내가 더 잘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 너무 많이 떠올라. 그때는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돌이켜보면 널 이해해주기보다는 내 입장만 고집하거나, 네가 준 마음을 당연하게 여겼던 순간들도 있었던 것 같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미안해.
우리가 이렇게 끝나게 된 건 서로의 잘못이 섞여 있는 거겠지. 누가 더 잘못했고, 누가 더 상처를 많이 받았는지 따지는 건 이제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 다만,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너를 힘들게 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그건 꼭 사과하고 싶었어.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그냥 흘려보내기엔 우리 사이가 나한텐 너무 컸거든.
그래도 후회만 있는 건 아니야. 너와 함께했던 시간 덕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됐고, 사랑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끼는 방법,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때로는 놓아주는 것도 사랑의 한 부분이라는 걸 알게 해준 사람이 너야. 그래서 힘들었지만, 고맙기도 해. 너랑 함께했던 순간들이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은 아니야. 분명 내 기억 속에서 오래오래 남을 거야.
솔직히 말하면, 한동안은 네 생각이 자꾸 나고,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몇 번이나 들었어. 그냥 어떻게 지내는지, 밥은 잘 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그런 사소한 것들이 궁금했어. 근데 그럴수록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사실이 더 확실해지더라. 그래서 이렇게 글로 마지막 정리를 하려고 해. 이 마음을 계속 품고 있는 건 너한테도, 나한테도 공평하지 않은 것 같아서.
이제는 서로의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할 때인 것 같아. 우리가 다시 엮이거나, 어정쩡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남는 감정에 기대 살기보다는, 정말로 각자의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나도 내 자리에서 다시 잘 살아볼게. 너도 네 자리에서, 네가 원하는 삶을 잘 만들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언젠가 어디선가 우연히 스쳐 지나가더라도, 서로를 피하고 싶을 만큼 불편한 사이가 아니라
‘그때 그런 사람이 있었지, 참 고마운 사람이었지’ 정도로 기억되면 좋겠다.
나한텐 네가 그런 사람이었거든.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많이 미안했고, 많이 고마웠고, 많이 좋아했어.
이 말로 진짜 마지막 인사를 대신할게.
안녕, 잘 지내.
정말 진심으로, 네 앞날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랄게.
10시에 전송 버튼 누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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