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사랑방에 게시된 글이에요
다들 본인과 배우자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낳고 싶어?
관습은 잠깐 제쳐두고 진지하게 고민해볼만한 주제라고 생각해서.
부모들은 모두 자신의 자녀가 잘 자라주길 바라잖아
그걸 위해 개인으로서의 삶을 거의 포기하고 자녀들에게 좋은 음식, 좋은 교육과 환경을 제공하려고 반평생을 부단히 노력하고 희생하고.
근데 우리 모두 살아보니 알겠지만, 유전자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잖아. 얼굴 신장 피부 인종 탈모 등 겉모습부터 시작해서 건강 유전병 수명 지능 성격 기질 등등 굉장히 지배적이잖아
남성의 정자는 거의 무한히 생성되고 값도 싸기 때문에 소위 사회적으로 우월하다고 평가 받는 유전자도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자녀를 위한 일이라면 목숨도 내어줄 수 있다는 부모들이, 왜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태어나게 해줄 수 있는 기회는 고려를 안 할까?
친자식이 아니면 사랑할 자신이 없어서일까?
사실 난 내 유전자가 싫거든. 내 모든 게 싫고.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그래서 자녀를 낳는다면 그저 그런 유전자를 고집하기보단
내가 고를 수 있는 최고의 정자를 사서 아이를 갖고 싶거든. 남들이 안 할 때.
친구들이 다들 이상한 눈으로 보길래
이게 그렇게 이상한가 싶어서 적어봤어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이를 낳는 건 아름다운 일이지. 근데 그게 아이한테도 아름다운 일이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세상이 아름답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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