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앞두고 아버지 돌아가셨음
발인 하고 일상 돌아와서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잠깐 벤치 나왔는데 아빠 생각이 너무 나는거야
혼자 우는데 어떤 중년 남성분이 쪽찌랑 캔커피 핫팩 주시더라고
잠깐 옆에 앉아도 되냐길래 대답 못했어
뭐 맨정신이면 무서웠을 거 같은데 그때는 그럴 정신도 없었어
그러고는 침묵은 긍정으로 받겠다고 앉더니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학생일거고, 지금 이 시간까지 학교에 있다는 건 시험공부중이었을테고, 중간에 이렇게 나와서 운다는 건 뭔가 사정이 있을 거 같다고 하시면서 말 이어감
그러면서 솔직히 신경은 쓰이는데 쉽사리 위로를 못하겠대
어떤 사연인지도 모르고, 위로를 잘하는 성격도 아니라고
남들도 다 힘든 시절이 있다는 말도 자기는 위로가 아니라 생각한대 내가 지금 죽겠는데 남들도 힘들다는 건 위로가 아니라 그냥 참으라는 말 같다고
그러면서 그냥 울래 자기가 교수 달고 이런 저런 조언 많이 해봤는데 소용이 없더래
나한테 정답인 것도 남한테는 오답일 수 있고, 나한테 오답이 남한테는 정답일수도 있다고
학생이 지금 여기서 눈물 흘리는게 정답인지, 오답인지 자기는 모른다고
그리고 어쩌면 정답이 없을 수 도 있다고
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는 거 같지는 않다고
그건 본인만이 알 수 있다고
그러면서 추우니까 빨리 다 울고 들어가라고 가셨어
쪽지에 사자성어 "인생무상" 적혀있더라
"인생은 늘 변하고, 어려움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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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여신 박규리 실물느낌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