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23살, 애인 24살 때 사겨서 벌써 7년됨
애인이 28살일 때 같은 교회다니는 동갑 남자랑 거의 반년 정도 바람 핌
톡 내역 삭제하기 전에 걔네가 만난 횟수 일일이 세 본 걸로는 30번이 넘었음
날짜 다 찾아서 보니까 전부 몸이 안 좋았거나 지방 출장 간다거나 친구랑 논다거나 그런 날들임
톡 내용 보니까 동갑 남자가 애인 꼬실려고 했고 애인은 지금 애인(나)랑 헤어질 생각 없고 이제 톡 삭제하고 그만하자고 함
그리고 날짜상 그만 만나자고 하고도 2달을 더 만났음
애인도 흔들렸던 거지 만나는 기간 내내
처음 알았을 때 너무 충격 받아서 잠시 멍하니 있었는데
잠시가 잠시가 아니었음
10분 정도 멍 때린 줄 알았는데
시계 보니까 2시간 20분 정도가 지나있길래 폰이 고장났나 했는데 2시간 20분 동안 멍 때린 거였음
멍하게 있을 땐 괜찮았는데 시계 보고 정신 차리니까 속 울렁거렸고 토했음
사실을 알고 근 3주 뒤, 동갑 남자와 톡도 삭제된 걸 확인함
교회도 그만뒀네
헤어지면 안 될 것 같았음
지금 헤어지면 나만 마음에 병 얻고 애인은 조금 슬프다가 홀가분할 것 같아서, 누구 좋으라고?
그래서 내 감정 추스르고 헤어지기로 마음 먹음
추스리는 동안도 지옥이었음
밥을 안 먹어도 배가 안 고프고 먹어도 배부른 줄 모르겠더라
잠도 울다가 지쳐서 자고 다음 날 일어나면 식은 땀 때문에 온 몸 젖어있음
애인한테 요즘 일이 바쁘다고 2주 정도는 조금씩 밖에 못 보겠다고 말을 해둬서, 애인 만날 때만 집중해서 괜찮은 척 연기함
애인 얼굴 보니까 갑자기 눈물 나서 도중에 울기도 했는데 직장에서 억울한 일 당했다고 거짓말로 모면
멘탈 나아지면 헤어질 생각으로 계속 사귀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마음이 바뀜
내 감정만 추스리고 헤어지면 내가 너무 억울해
난 바람 피긴 커녕 생각도 안 하고 애인만 봤는데, 애인은 거의 반 년 동안 바람 피면서 흔들리기도 함
환승당할 뻔 했던 거지
내가 힘들었던 것 이상으로 애인도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늦게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음
애인이 혼기 최대한 꽉 채운 상태에서, 애인에게 이별 통보하고 싶었음
오래 만날수록 더 괴로워하고
더 마음 추스리는데 시간 쓰고
애인이 원하는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동경에 대해 조급함을 느끼는 걸 원했음
애인은 아이들을 좋아하고 단란한 가정에 대한 동경심이 있음
아이는 2명 가지고 싶다
오빠 여동생이면 좋겠다
등 나랑 미래를 함께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함
애인은 결혼 얘기를 꺼냈고
난 더 이상 못 미룬다는 생각에 헤어지자고 말을 하려고 했음
애인이 반 년 간 바람 핀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과 함께
근데 못 하겠더라
알겠다고 날을 정하자는 말이 나왔음
왜 헤어지기 싫은지 모르겠고 과거는 묻고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이미 난 애인을 볼 때마다 아직도 그 때 일이 생각나면서 종종 식은 땀이 남
미래는 절대로 함께 못 하겠지
어차피 이 감정이라면 언젠가 말을 하던가 말을 안 해도 내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챌 거고, 그 때 말하면 더 이상 표면적으로라도 정상으로는 돌아가지 못 함
나는 내가 바람 핀 사실을 알았다는 것과 애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 위해 계속 사귀어 왔다는 걸 고백할 생각임
내가 생각해도 난 이미 망가졌는데
그래도 애인은 나 보다는 덜 망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왜 이제와서 드는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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