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맹거래사라는 일을 하는데
가맹거래는 프랜차이즈업을 말하고
가맹거래사는 프랜차이즈에 관련된 법률인 가맹사업법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관하고 20년 넘게 시험과 자격제도가 이어져온 국가공인자격증이야. 1차는 객관식, 2차는 서술형 시험을 보고
![[잡담] 직업 이름때문에 슬퍼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5/12/05/20/1f5bfa3b1c411d23515ba60548d5dd88.png)
시험문제는 이렇게 법학 문제를 보고 전문직 시험들보다는 쉽지만 일반적인 객관식 시험들보다는 어려운 편이야.
변호사처럼 소송대리권은 없지만,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진행하는 분쟁조정절차에 참여해서 가맹점주나 가맹본부를 위해 조정신청서나 답변서같은 서면을 작성ㆍ제출하고 조정기일에 의견진술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이 직무권한은 변호사랑 가맹거래사만 인정되고.
그렇게 조정이 성립하면 본사의 사기나 갑질때문에 피해보고 법을 몰라서 고통받던 점주님들을 도와줄 수 있어서 보람있고 뿌듯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분쟁조정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나 다른 가맹거래사, 가맹본부랑 법률, 증거와 논리로 싸우면서 본사의 법 위반사실을 증명하면, 본사가 조정 안해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도 높은 제도고
이렇게 어떤 직업인지 주저리 주저리 소개해야 하는 상황이 슬프지만 인지도가 없거나 돈을 못 버는거는 내가 선택한 길이니 상관이 없는데
최근에 눈물나는 일이 있었어.
예전에 친했던 친구랑 오랜만에 같이 밥을 먹는데 요새 무슨 일하는지 묻길래 가맹거래사라는 일을 한다고 했더니
그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게 아니라 갑자기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말을 줄이더라고
의아해서 식사 끝날 때쯤 물어보니 다단계같은 일 하는거 아니냐 묻더라
황당해서 무슨 일 하는건지 설명했더니 그거 공인자격증은 맞냐고 묻고
인터넷 검색해서 오해를 풀어주니까 그제야 사과하고 나도 1년에 100명도 안 뽑고 유명한 직업도 아니라서 모를 수 있다 하고 받아줬는데
며칠 지나고 그 일이 다시 떠올라서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나 싶어 고민해보니 자격증 이름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국가공인자격증이라는걸 알 수 있게 공인중개사처럼 공인가맹사로 만들거나,
주관기관을 알 수 있게 공정거래사로 만들거나,
하는 일을 알 수 있게 프랜차이즈 전문가같은 이름을 지었으면 아무 문제 없었는데
일상적이지 않은 한자용어로 가맹거래사라고 지어버리니 가맹(어디 가입시키나?), 거래(물건 팔아치우나? 다단계인가?) 이런 오해가 생기는 거 같아...
어디 말할수도 없어서 넋두리 늘어놨는데 들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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