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나 호텔에서 남사친이랑 크리스마스 이브에 놀았다는 글에 욕하는 댓글 너무 많아서 놀람...
누굴 속인 것도 아니고 피해를 입힌 것도 아니고 그냥 호감 가진 사람 둘이 만나서 놀았단 거에 불과하거든?
그런데 그거 가지고 쿨병이니 어쩌니 하면서 돌팔매질하는 거 보고 진짜 기함함
그리고 거기에 붙는 주요 논리가 이런 거임
'나중에 남친 생기면 말 할 수 있겠어?'
뭔가 남친에게 밝힐 수 없는 떳떳하지 못한 짓을 한 것처럼 판단하는데...
난 이 논리가 아주 많은 걸 보고 여기 인티에 연애 한번 안해본 모쏠이 되게 많다는 걸 실감함
아니 그럼 전남친이랑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텔 간건 떳떳하게 이야기해...?? ㅋㅋㅋㅋ
남사친이랑 가든 전남친이랑 가든 현재진행형으로 만나는 사람에게는 과거의 사람과 있었던 일들을 그냥 말할 필요가 없거든
그걸 캐묻는 게 좀 정신병자 짓이고.
그런데 되게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남친을 기준으로 뭔가를 판단하더라
그렇게 따지면 그냥 아무도 안만나고 연애도 썸도 다 안해야지. 그게 제일 "깨끗"하지 않겠어?
뭔가를 안해야 정상이고 올바른 거라는 강박이 심한 건 어떤 경험 자체가 아예 없다는 뜻임
그러니까 어떤 경험들이 있다는 걸 되게 비정상적이고 부자연스럽게 여기는 건데 이런 기준으로 보면 수녀님들 빼곤 아무도 깨끗한 사람 없음
나는 살면서 연애경험이 아주 많았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과 호감을 주고받는 일은 좀 꾸준했는데...
무슨 인티 정조판사님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현실에서는 아예 깔끔하게 딱 관계가 시작되는 것도 아니었음
환승 직전의 상태에서 썸도 타보고 사귄다고 하기엔 좀 애매한데 뜨밤도 보내보고
그냥 친구였는데 크리스마스에 좀 외로워서 같이 놀자고 해보고 (그런데 정작 내가 답장을 안해서 상대가 열받아함 ㅋㅋ)
중요한 건 내가 내 옆의 누군가와 설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냐는 거임
그런데 뭐 이걸 가지고 그러면 안된다 미래의 남친(?)한테 말할 수 있겠냐 이러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순결 지키는 게 뭐 그리 중요해?
그 어떤 미래의 남친도 방구석에서 인스티즈에 시간 죽이는 거 좋아할 사람이 있겠어? ㅋㅋㅋ
내 생각에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비난하는 건 도덕 때문이 아냐
자기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어떤 관념으로만 채워놓은 상태라서 거기에 남의 인생을 계속 끼워맞출 뿐이지
그렇게 하면서 작은 만족은 누리겠지만 정작 자신이 비난한 사람은 모호한 상태에서라도 누군가와 계속 행복과 설렘을 느끼고 충만한 시간을 보내겠지
현생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익명의 댓글러들한테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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