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모르겠음
솔직히 나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긴 했음
근데 아버지가 자수성가하시는 과정에서 교육관이 확실하셔서
뭔가 남자는 자기힘으로 벌어먹고 살아야한다 이런 방향의 사고가 잡혀있음
첫 등록금까지 지원 이후 일절 금전적인 지원은 없었음
아 군대 첫휴가 나갔을때 친구들이랑 놀라고 50만원 한번 받긴 했다
여동생은 물질적인 지원 많이 받아서 상대적 박탈감에 좀 꼽긴 했는데
뭐 내돈 아니고 당신 돈이시니 어떻게 쓰시든 당신 마음이지
라는 생각으로 살았음
나는 지금 뭐 나름 만족스러움
안분지족의 자세로 사는거지 그냥
막 시즌별로 남들 하는거 다 하고 살지는 못하지만
그냥 적당히 내 나름의 행복 찾아가면서 사는 느낌
취미로 베이킹 배우고, 격투기도 하고
반차내고 집에서 와이프 줄 케이크 구워서 서프라이즈 하고
도장 가서 오늘 좀 덜맞았다 싶으면 아 좀 늘었나 하면서 뿌듯하고
와이프 뭐 비싼 가방 버킨백 이런건 못해줘도
가죽공방 가서 한달걸려 만든 가방 선물하고 그러면 배시시 좋아하고
같이 도자기 수업 신청해서 우리가 쓸 찻잔 만들고 마시면서 행복하고
나는 이게 돼
와이프도 이런 사람이야
근데 애가 생기고 애가 자라면서
아빠 친구들은 다 아이폰 17프로맥스 쓴대~(작년에 16프로맥스 사줌)
아빠 친구들은 방학때 프랑스 갔다 온대~ 나도 가고 싶어~
아버지 제 친구 전역해서 친구 아버지가 차 사줬대요 오늘 대부도 가서 자요
아버지 혹시 저 결혼할때 집에 조금 보태주실 수 있을지 궁금해요
캬 지금 집값도 돌았는데 25~30년 후 집값 어찌 될라나 싶네 갑자기
암튼 이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요새는 30대 후반 남성 미혼율이 50%가 넘는다는데, 진짜 있는집 애들만 결혼하고 애 낳는 거 같은데
내가 애를 낳으면 이거를 자격지심 없이 키울 수 있을까?
키우는 과정에서, 또는 다 키워놓으면 '가난한 집에서 애 낳는 것도 폭력이야' 이런 말 하는 거 아닐까?
나한테 해준게 뭔데? 라는 말을 듣고 억장이 무너지는 건 아닐까
SNS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불행하다 이런 글 써놓은거 와이프가 우연히 발견하고 몰래 눈물 훔치는 건 아닐까?
나 어릴때만 해도 다들 고만고만하게 살았다는 느낌이라 이런 고민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뭔가... 뭔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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