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얘기 들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해.
“지금 제가 을인가요?”
“밀당해야 하나요?”
“제가 먼저 연락하면 지는 거 아닌가요?”
결국 다 프레임 얘기야.
누가 더 여유 있어 보이냐,
누가 더 매달리냐,
누가 더 갑이냐.
근데 나는 개인적으로
재회에서 가장 많이 망하는 이유가
이 프레임 싸움이라고 생각해.
헤어졌다는 건 이미
관계가 한 번 무너졌다는 뜻이야.
그 상태에서 또
“누가 더 유리한 위치냐”를 계산하면
그 관계는 다시 협상이 돼버려.
사랑이 아니라 협상.
“내가 먼저 연락하면 밀리는 건가?”
“지금 읽씹하면 내가 더 위인가?”
“상대가 먼저 오게 만들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상대를 보지 않고
‘판’을 보게 돼.
그리고 판을 보는 순간
진짜 중요한 걸 놓친다.
왜 헤어졌는지,
내가 뭘 놓쳤는지,
상대가 왜 지쳤는지.
여기까지 보면
이런 반발이 나올 거 알아.
“상대가 먼저 잘못했는데도 내가 내려놔야 해?”
“상대가 회피형인데도 내가 이해해줘야 해?”
“난 진짜 잘못한 게 없는데 먼저 연락해야 해?”
응. 나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그래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
물론 폭력, 바람, 가스라이팅 같은 극단적인 경우는 제외하고.
근데 대부분의 이별은
그 정도로 명확한 선을 넘은 게 아니야.
애매하게 서운했고,
애매하게 기대가 어긋났고,
애매하게 서로 지쳤던 거지.
그 상태에서 프레임 싸움을 하면
결국 누가 이겨도 관계는 져.
진짜 갑은
밀당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줄 수 있는 만큼 주고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야.
줄 수 있음은 곧 충만함의 증거라고 생각해.
거액 기부를 하는 건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이잖아.
연애도 비슷해.
“이 정도는 이해해줘도 나는 괜찮다.”
이 여유가 생기면
프레임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때 오히려 관계의 균형이 맞아.
반대로 프레임에 집착하는 건
불안이 많다는 신호일 때가 많아.
갑처럼 보이고 싶은데
사실은 버림받을까 봐 무서운 거지.
밀당, 갑을관계, 프레임 계산.
이건 안정된 사람이 하는 행동이 아니라
안정된 척하려는 사람이 하는 행동에 가까워.
우리가 정말 충만해지면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이미 균형 위에 서 있더라.
그리고 그렇게 했는데도
상대가 돌아서면?
그건 진짜 그 사람 선택이야.
그런 이별에 과연 후회가 남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적어도
“내가 할 만큼은 했다”는 확신이 남잖아.
재회에서 진짜 중요한 건
프레임을 이기는 게 아니라
내 불안을 이기는 거라고 믿어.
내 글이
계속 갑을 계산하다가 더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네ㅎㅎ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