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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dir="ltr">[소설] 만년설의 장송곡: 0.6%의 폭동〈/h2>〈h3 dir="ltr">1. 제1악장: "명전만 할까?" 이성의 가냘픈 방어선〈/h3>스네즈나야의 성벽보다 차갑고, 얼음 수정보다 투명한 피부를 가진 남자. '니콜라이'. 흑발을 단정하게 묶고 검은 제복을 갖춰 입은 그는 역대급 '냉미남'이었다. 대기 모션에서 얼음 나비를 손끝으로 부수는 그 오만한 눈빛을 보는 순간, 내 원석은 이미 제 것이 아니었다.
"진정해. 딱 명함에 전용 무기 '빙하의 심장', '명전'만 해주는 거야. 그게 어른의 효율적인 소비지."
화면을 노려보며 다짐했다. 명함은 반천장 스택으로 확보했고, 전용 무기만 적당히 나와준다면 이번 달 가계부는 안전했다. 하지만 내 손가락은 이미 기원 버튼을 연타하고 있었다.
〈h3 dir="ltr">2. 제2악장: "2돌만 더?" 균열의 시작〈/h3>운 좋게 140뽑 만에 니콜라이와 전용 무기를 모두 손에 넣었다. '자, 이제 끄자.' 그런데 시운전이 문제였다. 1돌파의 '이동 속도 증가'를 맛보니 쾌적함이 달랐고, 커뮤니티의 2돌파 후기는 치명적이었다.
[정보] 니콜라이 2돌: 원소 스킬 치명타 피해 60% 상시 증가. 대미지 앞자리가 바뀜.
"2돌만 하면... 진짜 종결 아닐까? 딱 한 트럭만 더 하면 2돌인데. 그럼 평생 안 뽑아도 되잖아?"
기적의 논리가 시작되었다. 이것이 재앙의 서막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h3 dir="ltr">3. 제3악장: 지옥의 픽뚫과 광기의 질주 (가장 긴 구간)〈/h3>추가 결제한 원석을 쏟아부었다. 75뽑 째, 화면이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일렁였다. '니콜라이, 와라!' 하지만 화면을 가득 채운 건 차가운 은발의 미남이 아니었다.
"기억이 잘 안 나... 치치, 약초 캐러 가야 해."
"치치야!!!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스네즈나야는 춥지도 않니?!"
첫 번째 픽뚫. 입술이 바짝 말랐다. 여기서 멈추면 내 니콜라이는 어중간한 1돌 상태로 남고, 내 돈 12만 원은 치치의 약초값이 된다. 억울해서 잠이 안 올 것 같았다. 결국 '확정 천장'을 향해 한 트럭을 더 부었다. 160뽑 만에 겨우 2돌 완성.
"후... 됐다. 이제 진짜 끝..."
하지만 2돌을 찍고 나니 이제는 4돌의 '방어력 무시'가 눈에 밟혔다. 이미 지갑은 열렸고, 이성은 안드로메다로 사출된 지 오래였다. 다시 기원 버튼을 연타했다. 80스택... 황금빛 운석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진, 등장!"
"진 단장님!!! 기사단 업무 안 바쁘세요?! 왜 남의 픽업에 자꾸 오시냐고요!!!"
두 번째 픽뚫. 연속된 배신에 눈이 뒤집혔다. 이제는 니콜라이가 잘생겨서 뽑는 게 아니었다. 이건 나와 확률과의 전쟁이었다. "여기서 포기하면 패배자다"라는 기적의 논리가 뇌를 지배했다. 다시 결제, 또 결제.
5돌파를 향해 달려가던 70뽑 째. 세 번째 황금빛. 제발, 제발 이번엔...!
"이 불꽃은... 데히야, 등장!"
"아아악!!! 3연속 픽뚫은 선 넘었지!!!"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손가락은 이미 결제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마지막 비상금까지 털어 넣어 확정 천장으로 5돌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6돌.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통장 잔고는 숫자가 아니라 기호처럼 보였다. 80뽑 째, 드디어 니콜라이의 6번째 운명의 자리가 무지으로 빛났다.
[니콜라이 - 운명의 자리 6단계 완료]
"하하... 으하하... 드디어..."
캐릭터 풀돌을 마치고 나니 이번엔 1재련 무기가 초라해 보였다. "6돌 캐릭터에 무기 명함은 수치다"라는 광기의 논리. 다시 무기 비경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무기 가챠는 더 악독했다. 전용 무기 대신 **'천공의 마루'**와 **'화박연'**이 번갈아 나오며 내 궤적을 비웃었다. 궤적이 꽉 차고서야 비로소 '빙하의 심장' 5재련이 완성되었다.
- 〈li dir="ltr">결과: 니콜라이 (6돌 / 풀돌), 빙하의 심장 (5재 / 풀재)〈/li>〈li dir="ltr">피해: 통장 잔고 0원, 카드값 폭탄, 3연속 캐릭터 픽뚫, 2번의 무기 궤적 천장.〈/li>
지갑을 다 털어 완성한 '풀돌풀재 니콜라이'. 하지만 정작 필드 보스 대미지는 처참했다. 성유물. 돈으로 살 수 없는 최후의 영역.
나는 비장한 각오로 전용 성유물 비경인 **'얼어붙은 고독의 성'**으로 향했다. '치명타' 옵션이 붙은 얼음 셋을 목표로 레진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나오는 건 오로지 한 가지뿐이었다.
- 〈li dir="ltr">[성배]: 방어력(%)〈/li>〈li dir="ltr">[왕관]: 방어력(%)〈/li>〈li dir="ltr">[강화 결과]: 치명타 부옵션은 단 한 번도 붙지 않은 채, 모든 수치가 '방어력'에 몰빵된 성유물 탄생.〈/li>
"풀돌풀재인데... 왜 대미지가 명함이랑 똑같은 거야..."
모니터 속 니콜라이는 여전히 오만하고 잘생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내 눈엔 그 미소가 마치 **"돈은 지불했지만, 운까지 살 수는 없었나 보군?"**이라며 비웃는 것만 같았다. 텅 빈 통장과 '방어력' 게이가 되어버린 니콜라이. 나는 결국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차가운 물 한 잔을 들이켰다. 가슴속에 서늘한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제미나이 너 원신 좀 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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