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은 그냥 내가 좋아한다고 했어
근데 좋아하지는 않았어
얼굴도 못생겼고 뚱뚱하고 땀냄새도 많이나고 그래
주변 소개해주고 싶거나 같이 사진찍거나 그러고 싶지도 않아
근데 내가 좋아한다고 하면 상대가 당황스러워하기도 하면서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엄청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 그게 재밌었어
근데 스킨십도 하기 싫고.. 쳐다도 보기 싫고 그렇게 어물쩡어물쩡 4개월이나 지났어
나는 그냥 계속 부끄러워서 그런 거다 민망해서 그렇다 둘러댔어
카톡으론 내가 엄청 잘해 연락도 잘하고
근데 이제는 외모엔 익숙해졌는데.. 딱히 좋아하는 건진 모르겠어
그런데 선물을 주기도 하고 도시락 싸서 소풍을 가거나 밥을 해주거나 그런 건 재밌어서 자주 해
시간도 돈도 엄청 써
근데 이게 좋아하는 건가? 싶은 건 커다란 마음이 느껴지진 않아
막 사랑하고 좋아하고 너무 마음아프고 그런 거 모르겠어
최근에도 엄청 싸우고 상대방이 힘들다고 헤어지자 했거든?
근데 처음 든 생각은 슬프다가 아니라
그냥 너무 한심한 거야
지같은 거 어디가서 누구 만나도 나만큼 잘해줄 사람도 없는데
뚱뚱하고 냄새나고 못생긴주제에 뭘 헤어지자하지..?
그리고 별 생각 없었어
그리고 소개팅 어플 깔아서 다른 남자랑 연락했어
그러다가 카톡을 보다 그 사람이 날 차단한 걸 안 거야
근데 그순간 그건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말을 걸었어 문자로
헤어지는 거냐
상대가 헤어지자는 거야
근데 그순간 그냥 막 매달리고 싶었어
근데 너무 힘들어서가 아니라.. 걍 매달리면 잡힐까? 궁금한 게 더 가까운 것 같아
그래서 막 진지하게 미안하고 너무 미안하고 잘할게 봐줘
그러는데 자꾸 생각해본다 하니까 짜증나더라고
암튼 계속 사과하니까 상대가 두시간정도 들은 끝에 알겠다 했고
처음 든 생각은 결국 어차피 헤아지지도 못 할 거면서 이생각 들더라고
그리고 그냥 걔속 연락할 사람이 남았다는 안도감..?
그리고 이번주에 벚꽃구경 가자고 내가 말해서 가기로 했는데
내가 도시락도 다 싸고 옷도 막 새로 사려고 보는 와중에
문득 나는 왜 이렇게 얘한테 돈과 시간을 쓰지? 좋아하는 건가? 싶다가도
근데 막 느껴지는 게 없는데 이게 왜 좋아하는 거지? 이런 혼란이 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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