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이해가 안가긴 해
왜 1년 가까이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은가 지원하면 결국 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 마음이 딱 1년만 채우고 가을에 시작하자 그럼
스스로 한심한 의문에서 시작되긴 하는데
학생회도 하고 사회생활도 좋은 인연으로 나온 사람 몇 있고, 본인 덕분에 직장 버텼다는 친구도 있었고 실습에서도 A+로 마무리할 정도로 어느 하나 극단적이지 않은 성격이라고 생각하긴 함
그래서 겉으로 힘든 티 안내긴 했어 그냥 직장에 날 너무 괴롭히는 상사 둘이 있는데 이대로 참고 다니면 안될 거 같다고 그만뒀다 했고
그때 왜 당했냐면, 아는 선배가 자기회사 자리났다고 좋은 기회라길래 점프 이직할 곳이 생겨서 배움도 많은 곳이라 갔거든? 대부분 윗사람은 남직원이었고 중간상사는 여직원들 위주의 여초직장이었음
근데 윗사람들이 면접때부터 날 엄청 좋게 봤고 하필 자리 소개해준 선배도 남선배였는데
들어올때부터 알고보니까... 중간직급의 여상사들이 자기는 1년차2년차말고 더 높은 경력직 원했던 거고 나이대도 30대 비슷한 연륜 직원을 원해했음
난 고작 1년차 채운 때였고 나이도 한창 어렸고.. 새파랗게 어려서 뭣도 모르고 열정으로 왔으니까 아니꼬왔나봐 첫날부터 아무것도 안 알려주고 그냥 바로 괴롭힘이 시작된 거였음
다니는 반년동안 지옥이었음 스트레스 때문에 갑자기 안생기던 두드러기 생기고 눈이 벌 쏘이듯 탱탱 부어서 앞을 볼 수 없던 때도 있었고 또 나만 피해주고 나만 왕따하며 창피한 상황 몰아갈까봐 손떨려서 정신과 약도 먹음
친구들한테도 쉬어서 좋다 이러고 딥하게 안 굴음 직장 욕할때도 걍 수다떨듯이 욕했고, 놀 때 놀고 외모 가꾸고 남자친구랑 놀러다니고
남자친구도 결혼 전제로 만나는 중이라 전적으로 믿고 데이트 지원해줌
막상 그만두고 나니까 영 용기가 안나더라고 하필 계속 공고나는 곳도 내가 몸 담았던 곳처럼 여초의 인원수 많은 규모 있는 경우가 많고
난 이제 소규모로 돈 적게 벌더라도 가고싶은데 자리가 영 안나는 것도 맞음
근데 친구가 약간? 나를 한심하게 보는 거 같아
얜 공시생인데 이번에 잘 풀려서 내년에 취업되거든?
나는 여태 집에서 지원받고 모아둔 돈 적당히 쓰며 알바도 안하니까.. 일부러 연락도 안하는데
걔가 먼저 챙겨주고 연락 오면서도
뭐하냐 물어보면
나 남자친구랑 놀러가려고 알바 왔엉! 데이트 손 벌리기 미안하니까 직접 벌어서 여행자금 해야지~ 이러거나
집에 하루종일 있으면 뭐해? 나도 아직 취업 전이라 시험도 끝났고 틀어박혀있는데... 무슨 재미로 있어?? 너랑나랑 다른 거 같아 이러거나
묘~ 하게 친절과 오랜 우정과 얘도 나를 제일 편해하고 좋아하지만 한심함이 담겨있는 게 느껴져
이해는 하는데 내 속사정을 잘 모르니까
보통 너네도 그냥 뇌빼고 1년 쉬는 거 같은 친구 보면 한심해서 티 좀 내나?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