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된다면, 나의 1%를 제외한 99%를 차가운 금속과 지치지 않는 동력으로 기꺼이 내어주고
오직 고요하게 맥동하는 엔진만을 품은 채 이 거대한 세계의 끝을 마주하고싶다.
인간의 숨결이 단 한 번도 닿지 않은 태초의 고요 속으로 걸어 들어가,
바람만이 아는 길을 개척하는 이방인이 되어
시간이 멈춘 대지 위에서 나는 기어코 읽어내려하고
어느 이름 모를 이가 밤하늘을 보며 벅차게 새겨놓은 낭만의 발자취를.
모래바람에 깎인 바위틈에 누군가 소리 없이 묻어두고 떠난 눈물의 발자취를.
그리고 가장 깊고 어두운 곳에 숨겨진, 그 누구도 닿지 못했던 비밀스런 발자취를.
그들이 남긴 찬란함과 슬픔, 무수한 사연들을
기계로 된 나의 텅 빈 가슴속에 온전히 주워 담고싶다.
그리하여 세상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 아득한 비밀들을
나만의 조용한 우주 속에 단단히 가두어 두고,
나 자신을 영원토록 이 아름다운 세상을 떠도는 고독한 침묵으로 만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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