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단풍 끝 무슨 그리움이 남았는가
환하게 밝은 골목길 위로
우리는 젖어서 접었다 펴는 우산사이
잠시 붉었다 지는 꽃이었다
청춘 / 강유정
죽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천 개의 물방울
비가 괜히 온 게 아니었다.
순간의 꽃 / 고은
모든 걸음에
반드시 목적지가 있어야 할까?
인생도
산책하듯
그냥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 이애경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세수를 하고 나면 내 할 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아침 / 천상병
희망을 따라 걸어가다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바람속을 걷는 법 / 이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