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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5년 전 (2018/11/25)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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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입장

쿠니미 아키라

HQ탐정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제 아내에게만 사랑을 붓는 아버지, 아이에게 애정이라곤 없는 어머니. 두 사람의 사이에서 태어난 쿠니미는 당연히 온전한 사랑을 받으며 태어나지 못했습니다. 
사랑 없이 태어난 아이이기 때문일까, 그의 심장은 매우 약했고,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여러번 수술을 견뎌내야만 했습니다.

그 모든 것에도 꿋꿋히 버텨낸 쿠니미는 무사히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거기에는 조부모의 덕이 컸습니다. 그들은 제 성을 바꾸면서까지 여자와 결혼한 제 아들은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쿠니미만큼은 예뻐했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손자였으니까요. 

10년전, 그들이 사망하면서 변호사에 의해 유서가 공개되었는데 겨우 6살 난 쿠니미에게 재산의 80%를 물려주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그 내용 때문에 부모님이 쿠니미를 대하는 태도는 더욱 까칠해졌습니다. 보호자로서 그 돈을 관리할 수야 있었지만 온전히 제 돈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쿠니미는 '제발 죽으면 좋을 텐데.'라는 말을 들으며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한 말에도 어느정도 적응할 때즈음, 부모님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겨우 10살 남짓의 쿠니미는 웃으며 드디어 해방되었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는지, 오히려 쥐죽은 듯 조용한 집안이 쿠니미에게 죽으라고 말하던 숨막히는 분위기와 꼭 닮아있어 집에 있는 것조차 힘들어하게 되었습니다. 학교가 끝난 후에는 정확한 목적지 없이 방황하기도 하였는데, 어느날은 그 정처없는 걸음 도중에 심장 발작을 일으키고 쓰러지고 맙니다.
병원의 침대에서 정신을 차린 쿠니미는 어차피 아무도 자신이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지않을 텐데, 라며 뜨고 싶지 않은 눈을 무겁게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눈 앞에는 처음보는 사람이 쿠니미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설마 강도? 돈이 목적인 사람? 쿠니미는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입을 열려했지만 제 앞의 사람이 더 빨랐습니다. 

" 일어났구나, 다행이야. 지금은 어디 아픈덴 없어? 아, 말하지마. 일단 물 줄게. "

조부모가 사망한 이래로 처음으로 받은 평범한 걱정과 사냥한 배려가 낯설고, 또한 너무 그리워서 쿠니미는 저도 모르게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이후 쿠니미는 항상 야쿠의 곁에 머무르며 정말 친형제처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기댈 사람은 야쿠 뿐이라고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쿠니미는 기대는 법을 다시금 배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나는 살아갈 수 있어. 살아가는 것을 허락받을 수 있어. 살아가 달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

그것이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쿠니미가 병세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 였습니다. 쿠니미는 야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였지만, 그것으로 인해 야쿠가 돌변해버릴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저 자신이 있으니까 울지 말라고, 야쿠를 달랬습니다.

그 이후로 야쿠는 새벽부터 쿠니미를 찾아와 직접 밥을 먹여주고 씻겨주려 하고 자장가까지 불러주기 시작합니다. 
쿠니미는 이러한 과한 돌봄에 대해 마치 자신을 인형처럼 다루는 것 같다고 거부하기 시작했고, 야쿠는 그런 쿠니미를 제압해버립니다. 지금껏 자신을 유일하게 사랑해주었던 마지막남은 보호자가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에서 큰 혼란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야쿠를 온전히 거부하여 부정하는 것 또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쿠니미의 곁에 남아준 사람이 야쿠 한 명 뿐이었기 때문에, 만약 야쿠가 없다면 온전히 삶을 이어나갈 자신도 없었습니다.
 이에 쿠니미는 자신이 반항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순종적으로 변해갑니다.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쿠니미는 야쿠의 돌봄을 받아들임으로써, 야쿠가 제 곁을 떠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그렇게 점점 야쿠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감 때문에 발작을 일으킬 정도로 길들여져 갑니다.

야쿠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기대는 쿠니미에게 미소를 짓고, 쿠니미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믿으며 무기력해지는 자신에도 불구하고 야쿠에게 웃어보였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살아가주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살아갈 수 있으니까, 자신의 죽음을 바라는 그 눈동자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쿠니미는 필사적으로 사랑을 쫓았습니다. 

병원 측에서는 야쿠의 알바가 끝나고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을 계산하여 수면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발작을 최소화 하고자 하였습니다. 
엔노시타도 야쿠를 배려하여 일하는 중간에 공백을 만들어 그 시간 동안 병원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해주었고, 덕분에 쿠니미가 몸에 악영향을 받을 만큼의 수면제를 투여받지 않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야쿠가 히나타를 보호하기 위해 쿠니미가 깨어날 시간까지 병실에 도착하지 못했고, 쿠니미는 저 혼자 있는 병실의 모습을 보고 야쿠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며, 충동적으로 링겔을 뜯어버리고 과도를 제 목에 휘두르려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계속 지켜보는 기분. 그 눈은 쿠니미에게 제발 죽어 달라는 눈으로 웃어 보였습니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비참한 현실에 자신을 내동댕이 쳐버린 그런 끔찍한 눈빛이, 오직 자신만을 지키려던 빛이 사라지면서 더욱 선명해졌던 것입니다. 
그때, 쿠니미의 앞에 우시지마가 나타나 이를 저지합니다. 쿠니미는 우시지마가 왼손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을 지켜주는 것을 보고 오히려 패닉에서 벗어나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굳어버렸고,
우시지마는 과도를 멀리 치워버린 뒤 쿠니미의 치료를 감행했습니다. (팔을 치료하고, 새로 링겔을 끼우는 식.)

이후, 뒤늦게 병실로 들어온 야쿠에게 안기며, 제발 자신을 버리고 가버리지 말아달라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신은 정말, 살고 싶다고. 누구보다 살고 싶다고. 

그 생명은 덧없이도 간단하게 사라졌습니다.


+
쿠니미 부부

-그녀-
쿠니미의 어머니는 가족도 없이 홀몸으로 가난하게 살았지만, 자존감이 높고 독선적인 여자였습니다. 아버지는 진심으로 어머니를 사랑했고, 끊임없는 구애 끝에 어머니의 성을 따른다는 조건으로 둘은 혼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혼에는 일방적인 사랑이 있었을 뿐, 애초부터 어머니는 아버지의 돈이 목적이었고, 그 사이에서 별 애정없이 쿠니미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조부모가 겨우 6살이 된 쿠니미에게 대부분의 유산을 물려주고 사망했기 때문에 그녀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 하나의 희망은 쿠니미가 심장이 약해 금방 죽을 수도 있다는 믿음뿐. 하지만 끈질기게도 살아나는 쿠니미 때문에,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여기며 가끔은 그러한 폭언을 당연하다는 듯 날리곤 했습니다. 그러던 도중 어머니는 보쿠토를 만나고 진심으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더더욱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의 곁에서 하루빨리 돈을 챙겨 떠나고 싶었습니다. 불법적인 일(살인)을 여태 하지 않은 것은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가 남편에게 바람을 들키게 되는데, 그는 배신 당했다는 충격에 이미 알고 있었던 그녀의 속셈을 들먹이며, 이혼을 하겠다고 협박하였습니다. 그녀는 사랑보다 돈을 선택하였고, 보쿠토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이후 그는 삐뚤어져 이혼을 협박으로 들먹이며, 그녀를 맘대로 다루고자 했고, 사고가 나던 당일도 그런 협박을 하다가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운전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그는 중앙선을 넘어 히나타의 가족이 타고있던 차로 돌진하였습니다.
 그 당시 즉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누구도 빠져나오지 못 한 채로 폭발이 일어나, 전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그-
쿠니미의 아버지는 부잣집에서 외동으로 태어나 부족한 것 없이 원하는 것을 전부 취하며 탐욕스럽게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는 그녀 또한 자신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에 차있었지만, 직설적으로 자신을 거절하고 만약 결혼을 한대도 제 성을 잃어야 한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사람을 만났으며 그런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일방적인 사랑이란 것도 알고 있고, 그녀의 목적은 제 수중의 돈임을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그녀가 제 곁에 있는 것이 마냥 행복했습니다.

쿠니미가 제 부모의 대부분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자 제일 분개한 것이 바로 그입니다. 그는 왜 자신이 아니라 쿠니미냐며, 제 부모의 영정사진에 소리를 질렀습니다. 쿠니미에 대한 애정은 하나도 없었던 그가 쿠니미를 막 대하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처사였습니다.

그녀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가 느낀 배신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었고, 이후로 그는 그녀를 구속하여 제 소유물처럼 다루기 시작합니다. 언제까지나 제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며, 그녀가 원하는 돈을 빌미로 협박을 하고 강제적으로 사랑을 나누길 요구했습니다. 그러한 집착이 계속되어 4년, 집으로 돌아가는 자가용 안에서 운전을 하던 그는 또 반항의 기세를 보이는 그녀에게 협박을 하고 있었고, 폭력을 사용하게 되면서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그리고 아주 잠시 운전에 소홀한 사이, 어느샌가 중앙선을 넘어 그들은 마주오던 차와 부딪혀 사고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는 어차피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면 함께 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숨을 거두었습니다.



*용의자 별 입장

1. 보쿠토 코타로

HQ탐정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보쿠토는 9년전, 쿠니미 어머니의 바람의 상대입니다. 결국 끝은 안 좋았지만-성대하게 차였지만-보쿠토는 미련이 남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쿠니미의 어머니가 남긴, " 아이만 없었다면 너와 정말 결혼까지 했을지도 몰라. " 라는 말이 마음에 박혀있습니다.
(이는 쿠니미가 "빨리 죽으면 좋을 텐데." 라는 말을 듣는 나날을 늘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보쿠토는 그녀를 잊기 위해 일에 몰두하였고, 어느샌가 H그룹의 높은 지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문에 또 다시 여유가 생기자, 원래 좋아하던 배구에 힘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초등학교, 중학교 등을 돌아서 재능이 많은 아이를 찾아 후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히나타의 운동 신경을 눈여겨보고, 히나타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원조를 위해 병원을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히나타 개인에게 후원을 하는 방식은 히나타가 일정 이상의 성과를 전국 대회에서 보여야만 했는데, 히나타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보쿠토는 히나타가 정말 훌륭한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히나타가 퇴원만 하면 학업 지원을 해서 검정고시를 치룰 수 있도록 하고, 체대에 추천입시를 진행하여 등록금까지 지원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막상 이 이야기를 그 두 사람이 보는 곳에서 꺼내면 엄청 눈초리를 받기 때문에 히나타와 제대로 이 이야기를 다룬 적은 없습니다. 두 사람은 아직 치료도 덜 된 아이한테 장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걱정되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보쿠토는 다소 불만스럽습니다.

Q병원의 후원자로서 정기적으로 매달 2일이 되면 선물을 사서 병원의 직원, 환자들에게 나누어주곤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쿠니미가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의 아들이란 것은 한 눈에 알아보았지만, 그를 해칠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애초에 그가 사랑하던 여자는 이미 죽었고, 이제와서 쿠니미를 해치는 것이 보쿠토에게 큰 의미를 주지도 않았습니다. 남을 해칠 수 있을 정도로 보쿠토는 성격이 나쁘지도, 딱히 정신이 유약하지도 않은 지극한 범인(凡人)이였으니까요. 
후원자로서 쿠니미가 최근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는 것을 대충은 알고 있었고, 이 후원으로 쿠니미를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는게 다행이라고...어렴풋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사건 당일에도 히나타가 두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잠깐 쿠니미의 병실에 들렸습니다. 

쿠니미는 수면제의 효과로 자고 있었기 때문에 보쿠토는 그저 제가 사랑하던 얼굴을 살짝 쓸어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2. 우시지마 와카토시

HQ탐정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Q병원의 소아병동 의사입니다.
아버지를 따라 의사가 되었지만, 워낙 얼굴 근육이 딱딱해서 자주 얼굴 좀 풀라고 듣습니다. 딱 밥 먹고 와서 기분이 좋은 상황이었는데도 그런 소리를 들어서 고개를 갸웃한 적도 적지 않습니다.

 수년 전부터 쿠니미가 병원에 함께 오는 사람이 자주 달라진다는 것과 돈을 입금하는 계좌가 조금씩 바뀌는 것을 볼 때마다 대충 무슨 가정인지는 추측하였지만, 그렇다고 쿠니미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주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환자들에게 공평한 대우를 하는 것이 그의 모토였기 때문입니다.

쿠니미가 10몇년을 봐온 의사인 우시지마를 친근하게 여기고 와카토시 형이라고 불러도, 우시지마는 쿠니미에 대해 큰 감정을 가지진 않았습니다. 
야쿠가 쿠니미에게 집착하고 돌봐주고 있는 것도 알고 있었으나, 우시지마는 왜 저렇게 하는 거지? 라는 의문만 들었을 뿐, 상황의 심각성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와카토시 형이라고 부르며 우시지마에게 친근하게 굴었던 쿠니미가 이러한 일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도 이런 그의 무심한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우시지마는 의사이기에 쿠니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은 그저 의무감에서 나왔을 뿐, 그러한 의무감은 쿠니미에게 살아가 달라고,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쿠니미에게 남은 것이 야쿠뿐이라고, -야쿠 다음으로 가장 쿠니미와 가까웠던-우시지마는 저도 모르게 그것을 못 박아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쿠니미가 병원에서 과도를 들고 자살 소동을 벌이게 됩니다. 물론 무사히 그것을 막아내었고, 그때의 상처는 손에 남았으나 잘 치료만 하면 수술을 집도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쿠니미에게 무신경했던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고 그의 정신적인 케어를 위해 정신 병동을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온전히 치료라는 그 목적이 아니라, 아주 조금이나마 쿠니미에 대한 애정이 섞여 쿠니미를 구하고자 직접 움직인 것입니다. 사사로운 감정은 의사에게 걸림돌이라고 생각해왔음에도, 쿠니미가 조금은 특별해 졌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쿠니미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었지만, 쿠니미의 건강 기복이 심한 것은 Q병원의 오랜 의사라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우시지마의 예상대로 사건 발생 약 이틀 전에는 쿠니미가 나름 호전된 상태를 보였기 때문에, 사건 당일 16시, 야쿠에게 미리 이 사실을 알리고 카운셀링을 진행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병실에 남은 것은 차가운 시체뿐이었습니다.
우시지마가 쿠니미에게 해줄 수 있었던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3. 야쿠 모리스케

HQ탐정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야쿠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몸이 약한 어머니를 모시며 살았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기초 수급과 근처 상점가에서 여러 심부름을 하고 용돈을 조금씩 받아 생활을 이어갔으며, 중학생 때는 나이를 속여 조금 더 비싼 시급의 알바를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점주들은 야쿠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눈치챘기 때문에 그것을 빌미로 시급을 적게 주거나 아예 주지 않고 내쫓는다든지, 또는 작은 실수에도 시급을 크게 삭감한다든지, 야쿠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하지만 야쿠는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야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논쟁을 할 여유조차 없이 이를 악물고 그런 모욕을 참아내었습니다. 이러한 나날이 계속되던 와중 어머니의 병문안을 가던 야쿠는 길거리에서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쿠니미를 보게 됩니다. 하필 구급차가 들어오기 어려운 골목길이었기 때문에 야쿠는 병원에 연락함과 동시에 쿠니미를 직접 업어 큰 길로 나옵니다. 

다행히도 무사히 쿠니미를 구할 수 있었던 야쿠는 그의 보호자가 올 때까지 곁을 지키기로 하였는데, 야쿠가 잠시 어머니에게 사정을 말하고 쿠니미의 병실로 돌아와 한참을 기다렸지만, 누구도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3시간 정도가 더 지나고 나서야 들어온 간호사가 병원비는 전부 결제 되었다고, 통보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쿠니미에게 보호자란, 자신에게 남겨진 재산을 관리해주는 관리사 뿐이었습니다.

야쿠는 처음엔 단순한 동정심으로 쿠니미의 곁에 남아 깨어나길 기다린 것이었지만, 쿠니미가 깨어나자마자 자신이 깨어나길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정말 별 것도 아닌 일을 했는 데도, 이 아이는 정말 기뻐하는구나. 이정도의 일은 언제든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니까, 계속 해줄까? 누구나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만큼 남을 도우는 것처럼 이러한 돌봄의 시작은 작은 호의에서부터 였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고, 엔노시타 덕분에 야쿠는 겨우 안정적인 일을 이어나가며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삶에 여유가 생긴 야쿠는 어머니와 쿠니미를 돌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쿠니미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어느덧 4년이 흐르고, -작년-야쿠의 어머니는 병세가 악화되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야쿠는 거의 평생을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는데 보내왔기 때문에, 꿈도 기호도 특별히 가질 시간이 없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도 전에 다른 이를 보살피는 법을 먼저 배운 야쿠는 자신을 보살피는 방법은 알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큰 상실감에 젖어 그저 한없이, 쿠니미를 돌보는데 집착하게 됩니다. 쿠니미 마저 잃어버린다면 야쿠는 자신의 존재 자체와 삶의 여건이 전부 파괴되는 것과 다름이 없었으니까요.

그때쯤 쿠니미의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야쿠는 하루에도 몇번이고 찾아가 쿠니미를 보살폈습니다. 다른 사람이 봐도 너무 과보호하는 것 아니냐며 질색할 정도로, 야쿠는 그것에만 몰두했고 필사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쿠니미가 그러한 야쿠에게 기겁하며 거부하려 하자, 야쿠는 그러한 반항을 제압하면서 자신의 뜻대로 다루려고 했고, 결국 점점 자신에게 순종적으로 변해가는 쿠니미를 보며 환하게 미소지었습니다.
기어코 자신만을 따르는 완벽한 '쿠니미'를 만든 야쿠는 그를 보살피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마음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사건 발생 일주일 전, 1월 26일, 평소와 마찬가지로 점심 시간을 빌려 병원으로 온 야쿠는 2층 계단에서 굴러 넘어진 히나타와 히나타를 찾아와 해코지를 하려던 숙모를 마주했습니다.
 그의 천성대로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던 야쿠는 숙모를 막고 히나타를 지켰습니다. 사실 내심 쿠니미 때문에 초조해하고 있었지만, 히나타의 상처를 제 손수건으로 누르며, 불합리한 일에 맞섰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이와이즈미와 오이카와에 의해 숙모의 횡포가 일단락 나자마자 야쿠는 손수건도 잊고 서둘러 304호로 올라갑니다. 야쿠가 병실에 들어서자 바로 그의 품에 안긴 쿠니미는 자신이 자살을 시도했다며, 제발 어디 가지말아달라고 눈물 범벅으로 말하게 되었고, 야쿠는 어째선지 깊은 죄책감과 희열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사건 당일, 일을 일찍 마무리하고 병원으로 달려온 야쿠는 아직 자고 있을 쿠니미가 혹시 깨어날까 조심스레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베개로 쿠니미의 얼굴을 누르고 있던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왜 벌써 온거냐는 것처럼, 휘둥그레한 남성의 얼굴을 본 야쿠는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머리에 닿은 충격에 정신이 아찔해집니다.

내가 지켜야 하는데. 
쿠니미는 내가 지켜야만 하는데.
이대로 쓰러지면 안되는데...
언뜻 흐릿하게 들리는 남성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가며, 야쿠의 기억들은 혼잡하게 얽혔다 찢어지길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암흑이 찾아옵니다.


4. 히나타 쇼요

HQ탐정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Q병원에 2년째 입원하고 있는 환자입니다.
6년 전, 히나타가 중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중학교 첫 지역 예선에 레귤러로 발탁되어 나가게 되었습니다. 히나타가 누구보다 배구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 가족들은 그를 축하하고 응원하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그 날은 히나타에게 최고의 기억으로 남았어야할 날이었지만, 시합 도중 히나타에게 가족의 부고 소식이 전해집니다. 부딪혀온 상대방의 차에서 기름이 유출되어 얼마안가 큰 폭발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자동차에 타고있던 전원이 사망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히나타는 이후 크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채로 숙부/숙모 부부의 집에 가게됩니다. 하지만 숙부는 자신의 형이 죽은 원인은 히나타에게 있다고 하며, 그에게 지독한 학대를 가하였습니다. 숙모는 그것을 방관하였습니다.
히나타는 의도치 않게 자신의 컨디션을 잃어버리고, 그러한 상태와 몸의 상처를 숨기기 위해 부활동을 빼먹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중학교 2학년 초반, 히나타의 행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 초등학교 동창생들은 학대를 의심하여 히나타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했지만, 오히려 그러한 행동은 히나타의 죄책감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었습니다. 

" 너 때문이야. 너는 괴로워 해야만 해. 도망치지 마. 구원을 바라지 마. 네겐 그럴 자격이 없어. "

숙부의 말은 히나타가 자유를, 도움을 바라지 못하게 옥죄였습니다. 숙부는 히나타를 친구들과 떨어트리기 위해 전학시키기까지 했고, 틈만 나면 집에서 내쫓고는 했습니다.
그러한 나날이 계속되고, 히나타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무렵엔 이미 삶을 포기할 생각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와이즈미와 오이카와는 정말 우연히 히나타와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들은 한 눈에 히나타가 학대를 당하고 있음을 알아보았습니다.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옷을 껴입고 어두운 길거리를 혼자 돌아다니던 모습이었으니까요.
그들은 차근차근 증거를 모아 제대로 된 신고를 하고, 이후의 보호까지 진행하였습니다. 히나타에게 있어 두 사람은 자신을 살아가게하는 원동력이자 희망이었습니다.

그 후로 약 2년 간 이와이즈미와 오이카와의 돈으로 병원비를 대고 치료를 받으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뼈가 휘어진 채로 굳어버린 곳이 많아 되돌리고 재활을 받는 과정은 아직 1년 정도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체적 치료뿐만 아니라, 히나타에게는 정신적인 치료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히나타는 원치않게 자꾸만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가학심과 자괴감, 그리고 자신을 구해버린 사람에 대한 원망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것은 선물받은 곰인형을 찢어버리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쿠니미의 자살 소동이 일어나던 무렵, 히나타가 혼자 있던 병실에 숙모가 찾아옵니다. 숙부가 유죄를 선고받고, 그 재판을 보고 병원으로 직행한 그녀는 히나타에게 폭력을 가합니다. 
히나타가 숙모로부터 도망치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마침 병원에 들어오던 길이었던 야쿠가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히나타를 보호했습니다. 히나타는 자신을 보호해주는 야쿠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이후, 그가 상황이 정리되자 뛰쳐가버리는 뒷모습을 보던 히나타는 두 사람에게 걱정을 받으며 치료를 받으면서도 야쿠의 손수건을 꼭 쥐었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깨끗하게 빨아서 돌려줘야지. 그런 생각을 하던 히나타는 심신 안정을 위해 면회 금지 처리가 되었고, 다음을...다음을 기약하며 밤을 지샜습니다.

나흘 전의 카운셀링은 히나타 자신을 동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신보다 작은 전문의가 이상하게도 너무 약해보여서, 그리고 그런 사람이 "자신이 숙부와 같은 사람처럼 되길 원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너무 화나서, 저도 모르게 팔을 휘두를 뻔했습니다. 간신히 멈춘 히나타는 정말로 변해가고 있는 자신에게 큰 공포를 느끼고, 면회 금지이지만 잠깐이라도 자신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맞춰 병원에 온 오이카와도 반기지 않고 병실에 틀어박혀 버립니다. 자신이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것만 같다는 공포감이 더욱 웃는 것을 어렵게 했습니다.

사건 당일, 히나타는 면회 금지가 겨우 풀리고 두 사람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이카와가 먼저 자리를 비우고 종이를 주워 읽은 이와이즈미도 잇따라 자리를 비우자 버려두고 떠난 그 종이를 살펴봅니다. 쿠니미. 쿠니미? 너무나도 선명한 그날의 부고 소식은 저와 같은 병원에 살고 있는 아이에게도 같이 떨어졌습니다. 저쪽이 부딪혀온 쪽이었죠.
히나타는 두 사람이 어디로 향했는지 금방 눈치채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묵인하기로 했습니다. 설령 무슨 짓을 저질렀다고 해도 히나타에게 두 사람은 누구보다도 소중한 구원자이기 때문에, 종이를 제 주먹에 들어오도록 구기며 그저 꾹 입을 다물기로 합니다.

히나타가 살아가는 이유는, 살아가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머리로는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을 확실하게 제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마음이 아무리 넌 그럴 자격이 없다고 세뇌처럼 읊조려도, 히나타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히나타에게서 구원자를 빼앗지 말아주세요.




*진범의 입장

1. 오이카와 토오루

HQ탐정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오이카와는 한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3살때 새어머니와 만났습니다. 
이 새어머니가 바로 이와이즈미의 친어머니입니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가 겪은 일은 꿈에도 모른채 단란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이와이즈미와 만나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친구 사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어머니는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와 놀지 못하도록 호통을 쳤고, 어린 마음에 혼난 오이카와는 울먹이면서도 이와이즈미와 몰래 만나기로 합니다. 자신만 배구부에 들어 활동하였지만, 모든 일과가 끝나면 공원에서 함께 배구를 하곤 했습니다. 

 12세가 되어서야 두 사람은 겨우 같은 부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와이즈미 부부에 비해서 오이카와 부부의 정보력은 적기 때문에 들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우연히 학교에 찾아온 어머니에 의해 같이 배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들키게 되었습니다. 오이카와는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다신 만나지 말라는 엄포를 들었습니다. 그 길로 바로 이와이즈미를 찾아간 오이카와는 왜 너랑 함께 있을 수 없는 거냐고 울음을 터트렸고, 이와이즈미로부터 진실을 듣게 됩니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에게 답하듯, 자신도 너와 계속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그들의 뜻이 연결되던 순간이었습니다. 오이카와는 찰나, 이와이즈미가 사생아로서 얼마나 무책임하게 그 집에서 자라왔는지 떠올리고는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찰나는 점점 오이카와의 마음에 뿌리를 내렸고, 오이카와는 스스로를 혐오스럽다고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마음을 애써 감춘 채로 오이카와는 많은 고민을 하던 끝에 이 혐오감이 다른 사람을 향한다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6세가 되던 해, 오이카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4년 전에 알게 되었던 진실을 털어놓으며 진실이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녀는 오이카와의 말을 들으며 시종일관 이와이즈미가 고통 받았다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를 취했고, " 어차피 사랑하지 않았던 아이 " 라는 말을 하며 오이카와에게 다시금 폭력을 휘두르려고 했습니다. 그것을 저지하려 손을 뻗은 오이카와는 정말 의도치않게 그녀를 밀어버리고 맙니다.

 운이 나쁘게도 그대로 넘어진 그녀는 계단에서 제대로 굴러 떨어져 목뼈가 부러지며 즉사하게 되었습니다. 오이카와는 자신이 죽였단 사실에 패닉에 빠지면서도 곧바로 제 방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녀의 죽음은 사고가 되었습니다.
 오이카와의 아버지는 아내의 죽음 이후 폐인이 되어 술을 마시다 오이카와를 패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차마 아들이란 이유로 말하지 못했던, -제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를 죽였다는- 진실이 더욱 그를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이와이즈미를 불행하게 만든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사람을 제 손으로 죽였다는 죄책감, 새어머니는 제 행복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동정심이 오이카와를 한계까지 몰아 붙였습니다. 아버지가 휘두르는 폭력은 그 모든 것을 자신의 탓이라고 믿게 만들었습니다. 전부. 모두가 불행해져 버린 것은 자신의 탓이라고.

이후 오이카와는 자살시도와 자해를 일삼으며 심한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그때마다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를 저지하고 살아가게 만들었습니다. 이와이즈미가 자신을 챙길 여유가 있는 처지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어서 더더욱 오이카와는 그것을 거부하고자 발버둥 쳤습니다. 자신은 애초에 도움따윈 바라선 안된다고, 애써 모든 것을 외면하고자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와이즈미는 죽고 싶다면 함께 죽자는 말을 꺼냈습니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를 죽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를 속이고 혼자 죽을 예정이었죠. 그렇게 연탄과 고무테이프, 수면제 등을 담은 가방을 메고 죽을 장소로 향하던 두 사람은 히나타와 조우합니다. 
히나타 또한,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세뇌되어 도움을 바라지 않는 아이였기에, 오이카와는 만약 이 아이를 구원한다면 자신도 구원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작은 기대가 오이카와를 다시금 살아가게 만들었습니다. 이와이즈미의 눈에 비치는 자신이 얼마나 도움을 바라는 얼굴이었는지, 히나타에게 자신을 투영하면서 뼈저리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사건 발생 나흘 전, 히나타의 카운셀링이 끝나길 기다리던 오이카와는 우연히 복도에서 우시지마가 유실한 종이를 주웠습니다. 그 종이에는 히나타의 가족이 사망했던 교통사고에 대해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 차의 주인의 성은 쿠니미였죠. 오이카와는 문득 이 성씨를 병원에서 보았다는 것을 상기합니다. 설마. 어떠한 불안감에 휩싸인 오이카와는 속는 셈 치고 탐정-츠키시마 케이-을 고용하여 이에 대한 조사를 부탁합니다.
그 결과, 히나타의 가족을 죽게 만든 상대 차의 주인이 쿠니미 부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쿠니미 부부의 남편 쪽이 자신이 이전에 본적이 있는 이와이즈미의 형이라는 것도, 츠키시마가 보여준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오이카와는 기이함을 느끼면서도 더욱 조사를 부탁했고, 결국 304호에 있는 쿠니미 아키라가 이와이즈미가 받아야 했던 그 많은 유산을 대신 받은 조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츠키시마는 여기에 힘입어 만약 쿠니미가 죽는다면 재산은 삼촌인 이와이즈미가 가지게 된다며 넌지시 정보를 흘렸고, 오이카와는 충동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약한 쿠니미가 겉으로 보기엔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처럼 보이도록 외상이 안 남는 질식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하루동안 야쿠의 움직임을 조사하여 그의 일정을 파악합니다. 야쿠가 없는 시간 동안 5~10분 정도 범행을 저지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건 당일, 무사히 쿠니미의 심장이 멈추고, 예정보다 빨리 야쿠가 병실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오이카와는 동요를 감출 수 없었고,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를 굴리려던 그 순간, 이와이즈미가 나타나 야쿠의 머리를 내리칩니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을 걸렸으니 분명 자신을 싫어하게 되었을 거라 생각하고 멘탈이 나갑니다. 하지만 이와이즈미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이카와를 이끌어 병실을 나오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제 편에 있어줄 것이란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합니다. 이와이즈미가 계속 자신의 편에 있어준다면, 오이카와는 살아갈 수 있습니다. 


2. 이와이즈미 하지메

HQ탐정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이와이즈미의 친어머니는 쿠니미의 조부의 바람 상대였습니다. 쿠니미의 조부=이와이즈미의 아버지는 거대한 기업의 주주였는데, 그뿐만 아니라 이와이즈미 가가 명가로서, 이전부터 많은 명성을 떨치곤 했기에 매우 부유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3년간 아이를 키우던 친어머니는 오이카와의 아버지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쪽 가족들은 이와이즈미를 환영하지 않았고,-유부남이랑 애를 만들어? 아이는 무조건 아들 하나 딸 하나야! 라는 구시대적 발상으로-엄마는 결국 이와이즈미를 그의 아버지에게 버리고 오이카와의 아버지와 결혼합니다. 이와이즈미는 그 가문에서 죽은 듯이 살며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늘 예의가 발랐고, 올곧은 성격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저 그의 천성이 그랬습니다.  

 초등학교로 올라온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와 만나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하지만 얼마안가 친구 사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이와이즈미의 부모는 서로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두 사람을 갈라놓습니다. 하지만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를 마음에 들어했기에, 그들은 종종 비밀리에 만나 놀곤 했습니다. 같은 부활동을 하면 친한 것이 들킬까, -특히 제 아버지에게-이와이즈미는 재능이 있는 오이카와를 배구부에 남기고 육상부에 들어가기까지 하며, 필사적으로 그들의 관계를 유지해 나갔습니다. 

 10년전, 이와이즈미가 12살이 되던 해에 이와이즈미 부부는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특별할 것 없이 단순한 심장마비였습니다.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하지만 그들은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유산을 자신의 손자인 쿠니미 아키라에게 물려줍니다. 

 겨우 12살이었던 이와이즈미는 형이-쿠니미의 아버지가-보호자였는데, 그는 이와이즈미가 받은 적은 유산조차 빼앗았습니다. 그렇게 절망감에 빠져있던 이와이즈미는 유품을 정리하다 오이카와의 어머니가 자신의 친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이보다 더 최악은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기가 무섭게 이와이즈미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폭행을 당하고 집을 나온 오이카와와 마주합니다.
오이카와는 단지 이와이즈미와 함께 있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게 왜 허락받지 못하는 것이냐며 눈물을 보였고, 이와이즈미는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나도 너와 함께하고 싶다고. 두 사람의 마음이 일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와이즈미와 오이카와는 이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소와 다름없이 살아갔습니다. 하지만 이와이즈미는 내심 오이카와가 쓸데없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늘 그것을 신경쓰며 살아갔습니다. 이윽고, 이와이즈미의 어머니-오이카와의 새어머니-의 부고 소식이 들려옵니다. 서둘러 오이카와의 집으로 달려간 이와이즈미는 평소보다 더욱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반기는 오이카와를 보며 이미 한참 전에 그가 망가졌음을 인지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오이카와를 자신이 지켜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와이즈미는 한결같이 올곧은 그 성격으로 우울증에 빠져 툭하면 자살을 하려던 오이카와의 뺨을 때리며 그딴게 무슨 상관이냐고 소리치곤 했습니다. 그것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네 곁에 있겠다는, 신뢰의 상징과도 같은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도 줄 수 있다는 듯, 만약 죽고 싶다면 같이 죽자고 말합니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가 자신을 죽게 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고, 정말 기적처럼 동반자살을 하러 가던 길에 히나타를 만나게 됩니다.

오이카와는 자신과 히나타를 동일시 여겼고, 구해주고 싶어했습니다. 그렇기에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를 살아가게 하기 위해 히나타를 돌봐주게 됩니다. 상속받은 유산은 대부분 빼앗겼기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돈과 알바해서 번 돈으로 병원비 뿐만 아니라, 재판에 드는 비용, 생활비, 여가비 등등 히나타를 키우듯이 모든 것을 대주었습니다. 
이와이즈미는 자신이 사채까지 썼다는 사실과 구체적인 가정사는 오이카와에게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오이카와가 더욱 괴로워 할 것을 염려하여 입을 다물기로 한 것입니다. 물론 달리 방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기에, 이와이즈미는 하루가 갈수록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고 생활비에 쪼들리며 겨우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히나타의 병실에 버려진 구겨진 종이를 주운 이와이즈미는 쿠니미의 부모님이 히나타의 가족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종이가 제 병실에 존재하는 이유를 모르는 히나타가 멀뚱히 저를 올려다 볼때, 오이카와가 자신보다 이 종이를 먼저 보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과 동일시 여겼던 히나타에게 충분히 원망스러울 사람이 근처에 있다면, ...설마.
끔찍하게도 망가져 있는 오이카와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며, 무심코 떠올라버린 가능성에 이와이즈미는 서둘러 304호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선 오이카와가 쿠니미를 죽이고, 야쿠와 조우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비춰졌습니다. 이와이즈미는 옆에 있던 화병으로 주저없이 야쿠의 머리를 내리칩니다. 죽일 생각으로, 있는 힘껏.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은 비단 이와이즈미에게 뿐만이 아니라 당연한 상식이지만, 그중에서도 더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이 존재하는 게 인간입니다. 
이와이즈미는 이런 짓을 하는 걸 들켰다는 생각에 멘탈이 나가버린 오이카와에게 누구보다도 네가 더 소중하니까, 절대로 버리지 않겠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너는 내 자랑스러운 친구이고,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히나타가 살아가는 이유라는 말을 덧붙이며.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를 챙겨 히나타의 병실로 돌아옵니다. 

설령 공범이 되어서라도, 그것이 옳지 못한 일이란 것을 알면서도, 그럼에도...그럼에도. 오이카와가 더 소중하니까. 그를 나무랄 수는 있지만, 이와이즈미에겐 이미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저지른 오이카와를 혼내봤자 큰 의미는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를 나무라는 것 대신 가볍게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는 말을 전합니다. 

네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나는 널 위해줄 것이다. 네가 가는 길은 나도 따라갈 것이다.

내가 네 구원이었듯이,

네가 내 구원이었으니.



*Easter egg 

츠키시마 케이

HQ탐정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그는 닝의 이전 조수이며, 5년전까지만 해도 함께 사건을 해결하던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갑작스럽게 사직서를 내고, 이후엔 연락이 끊겼었습니다. 닝은 그런 그가 이상하다고는 여겼지만, 독립 사무소를 열 것이란 말에 축하한다고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다소의 방황과 복수의 계획을 위함이었습니다.


그가 이를 결심한 것은 5년전의 사건 때문입니다.

쿠니미가 응급실에 실려왔을 때 츠키시마의 형인 아키테루도 사고로 큰 부상을 입고 실려갔습니다. 

당시 응급실에 인력이 부족한 상태여서 쿠로오는 아키테루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쿠니미의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아키테루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져서 쿠니미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는 순간, 아키테루의 심장은 멎었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키테루가 운이 없었던 것일 뿐, 쿠로오는 쿠니미를 살리고 아키테루도 치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보통이었다면 충분히 그랬을 터였습니다. 하지만 급성 쇼크로 아키테루가 사망하면서 결국 그 판단이 분명 옳았던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정석이었음을 알면서도...츠키시마는 아키테루를 살리지 못한 의사인 쿠로오도, 갸날프게 숨을 쉬는 쿠니미도, 같잖은 생명이 살아남에 기뻐하던 야쿠도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살린 사람, 쿠니미 말이야. 그렇게 작고 곧 죽을 듯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내 형을 죽였어. 
 알아. 당신은 좋은 의사야. 사람을 살렸는데, 그건 당연하지. 당신이 수작질을 하지 않는 의사인 것도 잘 알아.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는 거 잘 알아. 하지만 그게 당신이 내게도 좋은 의사란 건 아니지. 당신은 형을 죽게 만든 의사야.
 당신이 형을 대신해 살린 그 아이가 내게도 더 가치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마. 내가 보기엔 다 죽어가는 그 생명에 가치란 없어. 형을 대신해 형의 몫까지 살아달라는 말 같은 건...도대체 어느 동화책이지? 
 나는 동등한 죽음을 원해. 내가 괴로웠던 만큼, 당신도 괴로워져봐. 당신때문에 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걸 지켜봐. 나는 그런 당신을 지켜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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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의 질문! 이해안가는 사항! 댓글 주시면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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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또 온다면 2~3주 정도 뒤일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장담은 못하는게 기말고사가 끝나면 바로 축제 준비를 해야해서.......
저도 진행하면서 많이 즐거웠었고 최대한 빨리 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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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유ㅠㅠㅠㅠ안돼ㅠㅠㅠㅠㅠㅠㅠ 잘 봤어 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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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ㅜㅠ......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흐어어얼ㄴㅇ견ㅇ렁ㄴ터나ㅏ유크흡ㅂ흐ㅜㅜㅜㅠㅜ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쿠니미............우리 아킹라ㅏㅏ.......ㅠㅜㅠㅜㅠㅜㅠㅜㅜㅠㅜ킇ㄴ헙ㅎ바규ㅜ머ㅠㅜㅠㅜㅠㅜㅠㅜㅠㅠㅜㅠㅜ(오열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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