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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양 부모 "유나를 세상에 남기고 싶었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던 5살 여아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에 이르렀고,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뒤 하늘의 별이 됐다. 아이의 부모는 "이렇게라도 아이를 세상에 남기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오유나(만 5세) 양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심장과 폐, 양측 신장을 나누고 인체조직인 혈관도 함께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유나 양은 2020년 7월 전남 순천에서 이란성 쌍둥이 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엄마 뱃속에서 25주 남짓 머문 뒤 예정일보다 일찍 세상에 나온 유나 양은 출생 당시 뇌출혈로 인한 수두증으로 션트 수술(뇌척수액을 배출해 뇌압을 조절하는 수술)을 받았다.


부모의 걱정에도 유나 양은 자라면서 크게 아픈 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5월 초 갑자기 두통과 기력 저하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고, 치료에도 상태가 악화해 수술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나 양의 부모는 고심 끝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어머니 심지영 씨는 대학생 때부터 장기기증에 관심을 가졌고, 자신에게 혹시 모를 상황이 생기면 기증해 달라는 뜻을 가족에게 밝혀왔다고 한다.


심 씨는 "목숨처럼 사랑하는 딸의 일이 되니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지만, 유나로 인해 다른 이들이 더 오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렇게라도 유나를 세상에 남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나 양은 쌍둥이 동생 시헌 군보다 불과 1분 먼저 태어났지만,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누나였다. 부모에게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로 기억될 만큼 애교가 많았다.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유나가 웃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말할 만큼 늘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다.


어머니 심 씨에게는 유나 양과의 평범했던 일상 하나하나가 소중히 남아있다. 심 씨는 "처음 엄마라고 부르던 순간, 어린이집에서 돌아오자마자 품에 안기던 모습, 가족 여행에서 처음 함께 물놀이하던 날, 초콜릿과 바삭한 음식을 좋아하던 모습까지 모두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심 씨는 "사랑하는 유나야, 엄마랑 아빠는 유나로 인해 너무너무 행복했어. 고마워, 내 사랑둥이야. 영원히 우리에게 첫째 딸이고 사랑스러운 딸 유나로 잊지 않고 살아갈게. 나중에 다시 만나면 엄마가 달려가 꼭 안아주고, 못다 한 사랑을 다 줄게. 사랑한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유나 양의 장기를 받은 이들에게는 "건강하게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고 아낌없이 표현하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들어 누적 뇌사 장기기증자는 지난 6일 기준 23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뇌사 장기기증자는 총 370명이었다. 이삼열 기증원장은 "다른 이들을 위한 숭고한 결정을 내려준 유가족께 감사드리며, 유나 양의 고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


https://www.news1.kr/bio/welfare-medical/622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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