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가 애들 삥을 뜯던 말던 아줌마가 무슨 상관인데요."
"보아하니 고등학생 같은데 학교에 있을 시간에 여기서 애들 삥이나 뜯고 있는게 자랑이니? 교복도 안입고 말이야. 얘 너 학교 어디니?"
"알아서 뭐하게요. 그냥 가던 길 마저 가세요, 아줌마."
"뭐? 야, 너 자꾸 아줌마라고 부르는데 나 아줌마 아니거든? 이래봬ㄷ,"
"뭐래."
"야! 야! 어디가! 너 일루 안와!"
그 전에 있던 학교에서 크게 사고 치고 유리가 새내기 도덕쌤으로 있는 학교에 전학을 가게 된 윤아. 첫 날부터 학교를 째고 모닝삥을 뜯고 있는데 유리에게 뙇! 들킴. 당연히 둘은 아직 서로가 같은 학교의 선생과 학생 사이라는 걸 모르는 상태. 둘이 서로 말다툼을 하다가 아줌마라고 부르는 윤아의 말에 은근히 빈정인 상한 유리가 훈계를 늘어놓으려 하자 인상을 팍 찌뿌리며 자리를 피하려는 윤아.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이름 모를 애한테 뜯은 돈도 신경질을 내며 유리 얼굴에 던져버림. 이런 미ㅊ…! 이성을 잃고 도덕에 안맞게 욕을 할뻔한 유리가 혼잣말을 하며 간신히 화를 참는 사이에 이미 윤아는 긋빠이. 겨우 화를 삭이고 돈을 주워서 삥뜯긴 애한테 돌려주고 씩씩거리며 학교로 감.
그 날은 유리가 부담임으로 있는 반의 담임선생님이 출산휴가를 내서 당분간 유리가 담임역할을 대신 하게 될 날임. 그 생각을 하자 설렘으로 가슴이 도키도키 해진 유리가 금세 화를 잊고 발랄하게 학교를 도착함. 마침 전학생도 있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에 유리는 뭔가 진짜 담임이 된 듯한 기분^^! 후딱 준비를 하고 첫 아침조례를 할 생각에 들떠, 누가봐도 기분이 좋아 미치겠다는 몸짓, 표정으로 팔랑팔랑 교실에 들어감. 유리는 얌전하게 앉아있는 아이들을 뿌듯한 표정으로 한번 훑어보고 괜히 감격에서 눈물이 찔끔 날 뻔한걸 간신히 참고 아이들에게 말함.
"얘들아 주말은 잘 지냈어?"
"아뇨! 저 분명 개콘 보고 있었는데 잠깐 눈 감았다 뜨니까 아침이어서 완전 슬퍼요!"
"으이구 그랬어? 쌤은 너희들 볼 생각에 밤잠 설쳤는데에."
"에이이. 쌤 닭살이에요!"
평소 다정하기로 아이들 사이에 평이 좋은 유리는 스스럼없이 애들이랑 장난을 치면서 조례시간을 끝냄. 추파츕스 하나씩 돌리는 센스도 잊지 않고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함. 물론 예기치 못하게 만난 양아치 고딩이라는 변수도 있었지만 마냥 기분이 좋음. 원래 1교시에 전학생이 오기로 되어있었지만 전학생의 부모님이 잠시 사정이 있다며 5교시에 아이를 보내겠다는 말을 전해듣고 더욱 날아갈것만 같은 기분이 든 유리. 마침 5교시는 담임시간이라 좋은 타이밍이라며 박수를 짝짝 치며 좋아함.
유리는 오전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여유롭게 장난도 주고받으며 좋은 시간을 보냄. 그리고 드디어 5교시. 전학생이 왔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에 들떠 교무실로 간 유리가 마주친 건..
굳이 안 발라도 예쁠 입술에 틴트를 쳐발쳐발 하며 자신을 놀란듯 째려보는 윤아.
와, 왓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