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지, 내가. 어쩌자고...으으." 주현은 잠에서 깨자마자 어제의 일을 상기시키며 후회에 몸서리치는 중이었다. 차라리 필름이 끊겼으면 좋았을 걸. 한 군데도 흐트러짐 없이 똑똑히 전부 기억나는 탓에 더 죽을 맛이었다. 한달동안 준비한 무대가 막을 내린 후 다른 팀들과의 친목을 위해 인사를 하러 돌아다니던 중이었다. 갑자기 앞이 턱하니 막혀지더니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갑자기 수영에게 번호를 줄 수 있나며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만 있던 주현은 수영의 번호가 여기 저기 알려지는 것을 보며 그대로 뒷풀이에 가야 했다. "수영아아...내가 너...어? 무대 할 때마다 그렇게 줄줄이! 번호가 팔려나가는 걸 보고 얼마나 깜짝 놀래는지 알아? 언니 가슴이 찢어진다 찢어져... 내가 너 좋아하는 건 안 보여? 내가 얼마나 티를 내는데 그걸 몰라...이 나쁜,년,아! 나 정도면 이쁘지, 착하지, 몸매도 되지, 모자라는 게 뭔데? 내가 그렇게 싫어? 어!?" 당사자인 수영은 잠잠했지만 갈수록 점점 커지는 주현의 목소리에 창피해하는 것은 팀원들의 몫이었다. 결국 보다 못한 수영은 먼저 간다고 말한 후 주현을 부축해 나갔다. 그 뒤로는 주현의 머리에 기억 나는 것이 없지만 혹여나 무슨 짓을 하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당장 오늘 수영의 얼굴을 봐야 하는데 도저히 볼 용기가 안 났다. 반년간의 짝사랑을 술김에 확 고해버려서 편할만도 했지만 불안감에 몸을 가만히 놔둘 엄두가 나질 않았다. "배주현 미,친,년. 내가 이리 될 줄 알고 박수영 앞에서는 술 안 마시려고 했는데..." 주현이 머리를 정리하며 화장대 앞에 가만히 앉아있는 새에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설마 수영은 아니겠지 하며 주현은 발을 동동 구르며 인터폰을 켰다. 다행히 수영의 모습은 없었지만 그 누구도 보이질 않았다. 무서웠지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주현은 그대로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나 왔어, 애인." 망했다. 박수영이야. 하아... ----- 조각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끄적임이야...그냥 새벽에 생각나는 대로 갈겨 적었어 여기서 애들은 그냥 댄스팀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