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윤기야, 안녕.
"뭐야, 또 왔냐? 너는 할 일도 없어?"
"..새끼가 지금 나 백수라는거 돌려 말하는거냐?"
"..알면 빨리 취직 좀 해라. 부모님 걱정하신다."
"꺼져 이 새끼야, 우리 부모님 생각할 시간에 너네 부모님 생각이나 해라. 이 불효자야. 너 집에 전화 안 한지 얼마나 됐냐."
".."
내 말에 너는 아무것도 못들었다는 듯 다시 무표정하게 시선을 휴대폰으로 옮겼다. 불리할 때는 대답 안 하는 저 습관, 또 나왔다. 십년이 넘도록 고치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 절대 고쳐지지 않는 네 버릇이자 고질병. 나야 오래 봐와서 안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니까 오해한다고 그리 말을 하여도 너는 고치지 않았다.
하여간 민윤기. 아직도 애야. 자기 잘되라고 하는 소리는 하나도 안 들어먹지.
너 이제 어쩌려고 그러냐. 나 말고는 이런 쓴소리 해주는 사람 네 주변에는 한 명도 없을텐데 이제 내가 없어서.
"근데 넌 왜 또 왔냐. 가서 취직준비나 하라니까."
"그냥 보고싶어서 왔다 인마."
"..돌았냐?"
"..개'새끼. 근데 니가 생각해도 좀 돌은 것 같았지?"
"응 존'나 소름."
"..나가 뒤'져라."
"너나 뒤'져. 아, 진짜 김탄소 언제죽냐. 존'나 성가셔."
평소에는 아무렇지않게 웃어 넘겨야했을 너의 말이 이상하리만큼 너무 쓰게 다가왔고, 나도 모르게 치밀어오는 울음에 주먹을 꽉 쥐고 애써 울음을 삼켜야만 했다.
그래, 인마. 니가 그런 말 안 해도 곧 죽는다 이 새끼야.
윤기야, 정말 엿같지. 그동안은 제발 나 좀 죽여달라고. 너무 힘들때는 바쁜 네 옷 소매를 질질 끌어잡고 울며불며 제발 나 좀 죽여달라고 애원까지 했었는데 막상 죽는다니까 있지.
나 정말 살고싶다.
너와는 달리 꽤나 답답한 나라서 속에있는 말을 제대로 꺼내본 적이 없는데 너무 아쉬워. 너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되게 많았는데 하나도 말 해주지 못하고 그냥 가야하는거잖아. 5년동안 고이고이 끌어안고있던 내 마음이 너무 아까운데. 나 혼자 간직하기에는 내 마음이 너무 에뻤는데. 이걸 너에게 단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고 가야하는거잖아. 너무 속상해 윤기야.
뒤늦게라도, 이제라도 너에게 이야기 해 볼까 생각도 해봤어. 그런데 그건 너무 이기적인 거잖아. 나 혼자만 짊어지기 싫어 너에게 떠밀듯 나의 짐을 맏기고 나 혼자 마음 편히 떠난다는게 너무 싫어. 그래서 나는 이번에도, 이번에도 그냥 혼자 삼키려고.
그러니까 윤기야, 나중에 알게되더라도 나를 원망하지는 마.
나는,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던거니까.
"야, 나 배고파. 밥 먹으러 가자."
"뭐야, 아직도 밥 안 먹었냐?"
"응, 배고파."
"..밥 좀 잘 챙겨 먹으라니까."
"그냥 일 하다보니까. 아 몰라 인마. 아무튼 빨리 나와. 배고파 뒤'지겠네."
너는 정말 배가고픈건지 작게 인상을 쓰며 배를 슥슥 문지르더니 책상위에 올려져있던 지갑을 들고 일어서 먼저 나갔다. 밥 좀 제 시간에 챙겨먹으라니까. 이렇게 배고플 때만 먹으니까 저렇게 말랐지. 하여간 진짜 말 안 들어.
그렇게 먼저 나가는 너의 뒷 모습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너를 한껏 눈에 담았다.
윤기야, 나 마지막이니까 한 번만. 한 번만 욕심낼게.
좋아해 윤기야.
이미 한참이나 멀어져 조금은 아득해진 너의 뒤에대고 조심스레 입을 열어 한자한자 5년의 세월을 꾹꾹 눌러담아 말했다. 좋아해 윤기야, 좋아해 민윤기. 사랑해, 사랑해.
차마 뱉어내지 못했던 그 말들은 참아왔던 순간만큼 뒤늦게 수 없이 터져나왔고, 그렇게 너와 한참이나 떨어져버린 이곳에서 나는 마지막을 준비했다.
윤기야, 안녕.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