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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어씨 축하해" "네?" 지나가던 동료가 나에게 톡 쏘듯이 말했다. 연구소에 출근하자마자 들리는 동료의 비웃음이 섞인 말투는 좋았던 기분을 나쁘게 만들기 충분했다. "징어씨 이번 프로젝트 책임자더라?" "무슨 프로젝트인지 저는 아직 전달 받지 못해서..하하" "또 지 애비 빽좀썻나보지" 주변의 동료들이 또 수군대기 시작했다. 늘 듣지만 늘 듣기 싫은 소리 아버지 빽. 우연히 아버지가 하는 연구에 관심을 가져서 내 스스로의 힘으로 얻은 자리 이것만 아버지가 연구소 소장인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인데도 늘 저리 날 자기네들 입방아에 못 올려 안달이다. 애써 어색하게 웃으며 동료와 멀어져 내 연구실로 갔다. 개인 연구실. 뭐 아직 어린나이(그렇다고 그렇게 어린나이는 아니지만) 에 개인 연구실은 정말 듣도 보지도 못한 것이다. 저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이유랄까 연구소에서 마련해준 개인 연구실이다. 이것도 내가 노력해 얻은 프로젝트로 내가 연구해서 내가 얻은 연구실이지만 아직도 연구소 사람들은 아버지가 나에게만 이것저것 변명을 해서 내게 준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뭐... 조금의 아버지힘이 안 들어갔다고는 말 못하지만 내 노력의 힘이 크다고 자부한다. 이유가 어떻다만 내 연구실이다. 오징어. 내 이름 석자가 쓰여있는. 내 출입증을 입력기에 갖다대니 문이 열린다. "어어 징어 왔니?" "에..?" 저 인간이 왜 또 여길 와... 사람들이 또 오해한다니까. 근데 내 연구실이 조금 낯설다? 왜 저기에 철장을 설치했지... 철장 겉에 또 유리를 설치했어? 2중으로 단단히 뭘 가둬둘건가? "저 유리 뭐에요?" 혼자 여유롭게 커피를 홀짝이던 아버...아니 소장님이 커피를 호로록 다 드시고는 자신의 옆에 있는 수상한 박스를 가리킨다. "이건 서류고 시간 좀 걸릴거야 올때 까지 넌 이 서류 좀 읽고 있어" "네? 뭐가 와요?" "그건 서류 읽어보면 알겠지 딸?" "아.. 소장님 그 딸소리는!" "네 조수도 올거야 그거랑 같이! 그럼 안녕 딸!" 하고는 소장님은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나갔다. 아... 그나저나 조수라니. 혼자하는게 편할거 같은데. 한숨을 쉬며 일단 무슨 프로젝트인지나 알게 상자를 열어 맨 위에있는 서류를 손에들었다. 늑대인간 프로젝트. 늑대인간? 서류를 한장 더 넘겨읽었다. 원래 늑대인간인데 늑대인간에게 길러진게 아니라 실제 늑대에게 길들여졌다는 건가? 늑대인간과 야생의 늑대는 큰 차이점이 있을텐데..... 한장 더 넘기니 그 놈의 사진이 있다. 늑대와 같이 있는 사진도 있고 마취되어 누워있는 모습도 있고 참 강아지처럼도 생겼네. 개과라 그런가 이름이- 변백현. 나이는 나보다 어리네 23살추정. 2차특징이 들어나겠네. 참 얘도 힘든 인생 살았구만. 늑대인간 성장과정 1차특징 인간도 됬다가 늑대도 됬다가를 할수있음. 2차특징 인간형에서 귀와 꼬리가 들어남. 3차특징 늑대의 습성대로 한 마리의 짝을 찾으려 함. 서류를 한창 읽다가 점심시간이 되자 점심을 먹으러 내려갔다. 혼자 먹는 점심은 참 쓸쓸하다. 직장 내 왕따 이런거 다 사라져야 돼 아무튼 다 먹고 지금 막 내 연구실로 왔다. 출입증을 대고 연구실로 들어서니 왠 낯선 남자 한명이 내 책상의 내 연구자료들을 보고 있었다. "누구세요?" "아! 전 조수 박찬열이라고 합니다." 아까 정말 아버지가 조수가온다고 한것이 거짓말은 아니였던듯 조수가 내 연구실에 와 있었다. 그럼 놈도 와 있다는 소리겠구만. 하며 유리창 너머를 보니 놈이 한껏 경계를 세운채로 여길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들어가 봤을땐 바깥쪽이 불투명하게 잘 안보였었는데. 내 눈과 정확히 마주의 눈을 무시하고는 찬열에게 말했다. "근데 왜 저렇게 사나운거죠?" "예?아아 아마 야생에서 길들여지고 억지로 잡혀와서 경계심을 품고 있는거 같아요. 마취에서 막 깨어나기도 했고...." "흠...그래요? 그럼 문 개방해주세요. 나 들어가게" "네? 들어가시겠다고요?" 무척 화가 나있는 상태인 백현을 손으로 가르키며 찬열은 나를 극구 말렸다. 연구를 하려면 어쨋든 저거랑 친해져야 하기도 했고. 맨날 마취하고 기다리고 할 시간도 없을 뿐더러 마취제가 약물이랑 섞여서 저게 죽기라도 한다면 큰일 이니까. 일단 지금 최선의 방법은 저거랑 친해져야 하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늑대가 개과니까 뭐 쓰다듬으면 되겠지. "개방해주세요. 어서." "다치실텐데..." "어서요." "아! 네!" 유리문이 개방되고 철장문을 열때 까지 놈은 나를 그저 관찰하기만 할뿐 별다른 모션을 취하지 않았다. 와아 어쩜! 이게 더 무서운걸? 나는 놈에게 더 천천히 다가갔다. 뭄을 숙이고 천천히 발걸음 소리도 내지 않게. 유리문 밖에선 찬열이 날 걱정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겠지. 나는 더 천천히 놈이 있는 침대까지 갔다. 내가 저한테 오는데도 아무런 소리도 내지않고 나만 아니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놈이기에 조금 지릴뻔했다. "백현아~ 안녕?" 최대한 밝고 상냥한 목소리톤. 내생에 이렇게 상냥한 톤은 없을것이다. 뭐 나라고 물리는게 좋은건 아니니까. 이제 쓰다듬으면 친해지겠지. 개니까! 늑대는 개과고! "백현아?" 하며 놈의 귀가 쫑긋 솟아있는 머리에 손을 올리자마자 컹!소리와 함께 놈이 내 팔을 물었다.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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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님!연구원님!"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니 찬열이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아 나 물렸지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 오른팔을 들어 올리니 그저 붕대를 감은 것뿐 별다르게 뭐가 잘못되거나 그런 건 없어 보였다. 현재 시간은 오후 3시.... 아까 1시쯤에 정신을 잃었으니 2시간 정도는 기절해 있었나 보다. "이씨...연구원님ㅠㅠㅠㅠㅠ" 하며 찬열은 내게 안겨왔고 나는 그저 덩치가 산만한 찬열에게 안겨있었다. 정신을 잃기 전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개들은 원래 쓰다듬는거 좋아하지 않나? 왜 그랬을까 갑자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유리문 너머로 쾅!하는 소리가 들렸다. 찬열이 놀래 날 더 꼭 끌어안았고 쾅!하는 소리는 또 들려왔다 그 소리에 나도 놀라 유리문을 바라보니 놈이 자신의 몸을 철장에 부딪히고 있었다. 뭐지 관심가져 달라는건가. 응차-하고 찬열을 떼어놓고는 유리문을 향해갔다. 관심 달라는데 줘야지 내가 유리문 근처에 가까이 다가가자 찬열이 날 붙잡는다. "왜 그래요! 또 다치려고 그래요? 설마 성향이 M이거나 그래요?" "무슨소리를... 유리문 개방해주세요." "절대 안돼! 진짜 안돼! 네버! 절대!" 도어관리카드를 내가 가질 걸 그랬다. 소장님이 가져가라고 할 때 내가 가질 걸... 괜히 귀찮을 거 같아서 조수인 찬열에게 넘긴거지만 그게 더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다. "열어주세요. 그럼 저도 소장님한테 발급받을겁니다." "이씨... 철장은 안돼요! 유리문만 개방해드릴거에요." 하며 찬열이 유리문을 개방해 주었다. 물린 마당에 철장 안까지 들어갈 배짱은 나도 없었던지라 유리문만 개방해 주면 될 일이었다. 내가 아까 너무 성급했나. 그래. 철장밖에서도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겠지. 이 짐승놈이랑 대화할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뭐 신체 접촉같은건 애가 좀 온순해지고 우리한테 익숙해질때쯤해도 늦지않겠지.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자 놈은 또 날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이 언제 철장에 몸을 내던졌었냐는 듯이 가만히 철장 아주 가까이에 앉아 있었다. 이 놈 왜 또 이렇게 온순해졌지. 내가 놈의 곁으로 더 가까이 가려 하자 찬열의 목소리가 무전을 타고 흘렀다. 아까 들어갈때 주머니가 묵직하더니 무전기를 넣어 줬나보다. [떨어지세요! 연구원님! 너무 가까워요!] 찬열의 목소리가 들리자 놈은 갑자기 일어나 철장에 또 몸을 부딪혀왔고 내가 무전으로 찬열씨 조용히해요. 찬열씨때문에 얘가 흥분하나봐요.하자 찬열이 힝!거리며 무전을 껐다. 철장에 몸을 부딪히는 놈을 향해 내가 '백현아~ 몸 아야해~ 아야!' 하며 상냥하게 말을 거니 애가 좀 진정이 된듯 또 철장앞에 쪼그려 앉는다. 조증인지 이중인격인지는 얘가 어느정도 말을 하면 테스트해볼 것을 다짐했다. 그렇게 쪼그려 앉은 백현을 난 그저 쳐다보고있었다. 날 올려보는 놈이 좀 귀여워보이기도 했고 애가 이젠 완전히 진정이된듯 보였다. 그리곤 나도 쪼그려 앉아 놈과 눈높이를 같게 하였다. "백현아 네 이름은 변백현이야~ 저 밖에 있는 남자는 박찬열이고. 내 이름은 오징어야~" 알아 듣는것인지 뭔지 몰라도 놈은 고개를 갸웃 거리다 내 이름을 말하는 목소리에 맞춰 귀가 쫑긋쫑긋 솟았다. 나 어릴적에 기르던 개랑 행동이 흡시한걸 보니 역시 늑대는 개과구나 싶었다. "우리는 네 선생님이고 우리 셋은 이제 같이 사는거야~ 알았지?" 내가 계속해서 상냥하게 말을 거니 놈이 이젠 생긋생긋 웃기시작했다. 이거 내말 다 알아듣는건가? 야생늑대한테서 길러졌으면 말 못알아들을텐데? 갑자기 놈이 일어나 내 가까이로 가까이로 와서는 철장에 제 머리를 갖다댄다. 뭐지. 쓰다듬어 달라고? 나 참 아까 쓰다듬었을땐 물었으면서 지금와서?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놈의 귀가 쫑긋쫑긋거리고 꼬리가 살랑살랑흔들리고 있었다. 어쩔수 없이 손을 뻗어 놈의 머리를 살살쓰다듬어 주자 기분이 좋은지 환하게 웃는다. 아....겁나귀엽잖아. 머리를 살살 쓰다듬자 놈의 귀가 옆으로 축 쳐지고 꼬리가 더 세차게 흔들렸다. 그러자가 내 오른쪽 팔을 보고는 낑낑대기 시작했다. "끼잉..낑..." "이거? 별로 안아파" 내가 안아프다고 말해도 놈은 계속해서 낑낑댔고 난 무전기를 꺼내 찬열에게 철장개방을 부탁했다. [안돼! 절대 안됀다고!] "왜 반말해요?그리고 괜찮으니까 열어주세요." [아니... 그게... 안돼는데....] "괜찮아요 제가 책임질게요." 찬열의 네.... 하는소리와 함께 철장문이 개방되었다. 철장문은 특이하게 밖에서 관리가 되도록 만들어졌다. 뭐 그거도 관리카드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철장문을 열고 들어가니 놈이 내게 안겨왔다. 그리곤 내 팔을 핥기시작했다.... 핥아? "안돼! 이거 핥는거 아니야!" 하는 내소리도 안들리는지 놈은 끈질기게 내 상처를 핥았다. 뭐 자세히 얘기하자면 붕대지만. 축축해진 내 붕대를 보며 뿌듯해 하는 놈에게 뭐라 말할수도 없이 그저 난 이따 붕대갈아야겠다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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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 현재 많은 종족들이 살고 있는 시대에 늑대인간은 그리 귀한 존재는 아니다.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존재. 연구소 내에도 몇명 있다. 그런데 백현이 왜 연구소에 있냐하면 백현이는 부모님에게 버려져 야생의 실제 늑대가 길렀기 때문이다. 이 아이가 왜 나에게 배정되었는지는 충분히 알고있다. 아버지의 힘? 웃기지 말라그래. 아버지가 소장인거랑 프로젝트를 배정받는거랑은 아무 상관이 없다.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 연구소는 공지 게시판에 여러 프로젝트의 내용들을 걸어 놓는다. 그럼 연구원들이 각자 자신이 할만한(할수있는, 결과를 도출해낼수있는)프로젝트를 가져가 소장님에게 결재를 받고 연구에 들어간다. 하지만 배정은 엄연히 다르다. 공지게시판에 걸어놓는 프로젝트는 소장이 허락한 프로젝트들만 걸어놓는다. 한마디로 소장관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배정은 다르다. 프로젝트강제배정은 정부에서 한 연구원을 뽑아 그 사람에게 프로젝트를 강제로 하게하는 것이고 배정받은 연구원은 현재 하고있는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고 강제배정받은 프로젝트로 들어가야된다. 그리고 내가 저번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프로젝트는 공지게시판에 몇개월간 붙어있었던 프로젝트였다. 원래 게시판의 프로젝트는 3개월간 주인을 찾아가지못하면 폐기되지만 이 프로젝트는 오랫동안 걸려져있었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프로젝트라는 뜻이다. 또한 중요하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어쩔수가 없었다. 아버지 빽. 그 단어를 없애기 위해서는 뭐든 했었어야 하니까. 내가 그 프로젝트를 가지고 소장님께 결재사인을 받으러 갈때도 소장님은 극구 말렸다. 네가 할 그릇은 못된다고. 그러실거면 왜 저기에 걸어놓으신건지를 물으니 소장님은 하는 수 없이 결재를 내려주셨다. 그 프로젝트도 늑대인간에 관한 프로젝트였었지. 우리 셋은 일주일세 확실히 서로에게 익숙해졌다. 내 팔의 상처는 흉터가 조금 남은 것 빼고는 그렇게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붕대를 풀고왔을때 가장 좋아한것은 두말할 것 없이 백현이었다. "백현아 이거 먹고 코하자" 일주일세 내가 백현이에게 한 실험이라곤 해독실험이 고작이었다. 독소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해독하는지에 관한 실험. 뭐 이번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흐름은 백현일 원래의 정상의 늑대인간으로 만드는 것이지만 내 독단저으로 다른 연구를 해나가고있다. 저번 실험에서 하지 못 했던 (할 수 없었던) 그 실험을 이 아이에게 하고있다는 뜻이다. 물론 찬열 몰래. 나쁜년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독한년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근데 난 어쩔 수가 없다. "뭐먹였어?" "비타민" 알고보니 찬열은 나보다 두살이나 많았다. 생긴게 생긴건지라 나보다 동생일줄알았는데 단단히 오해를 하고있었다. 비타민을 먹였다는 내말에 찬열은 날 의심스럽게 쳐다보았지만 이내 시선을 거두고 오늘 회의에 말 할 서류들을 정리하고있었다. "오늘 회의에 정부측 누구야? 김민석?" "응? 아니. 오늘은 도경수. 그 사람 온다 그랬어." "도경수? 그 사람이 온다고? 왜?" "나도 모르지. 근데 소장님이 오늘 도경수라 그랬어." "아..." 회의에는 늘 정부측사람이 있다. 회의는 우리연구소에서 현재 하고있는 프로젝트들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한다.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현황이라던가 더 필요한 약품이라던가. 한마디로 정부측에 후원을 말하는 자리이다. 우리연구소 담당은 김민석과 도경수인데. 김민석은 좀 유한 편이있어 조달을 잘해주기도 잘해주고 현황도 대체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수있게 힘을 보태주곤한다. 뭐 김민석도 정부측 감시관이기에 날카롭게 문제를 지적하곤 하지만 대체적으로 회의가 부드럽게 흘러가는 편이다. 하지만 도경수든 다르다. 날카롭게 문제적을 지적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 프로젝트는 어떻게 손 써보지도 못한채로그자리에서 바로 엎기도한다. 조달? 후원? 말도 못꺼낸다. 말 꺼내봤자 비웃음 섞인 말로 뭘 잘했다고 그런걸 바라냐는 듯한 표정을 하니까. 그리고 도경수는 "왜? 우리 뭐 문제 없잖아. 강제배정이라 엎지도 못하고." "뭐.. 그렇지.." 그리고 도경수는 아주아주 지독하게 사랑하고 아주아주 지독하게 헤어진 내 전남자친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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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에 찬열과 도착하니 앞팀이 죽을상을 하고는 나왔다. 이유는 뻔하지. 도경수폭탄을 맞은것일테다. 울면서 나오는 앞팀의 책임자를 보니 나 또한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손에 땀이 차는 것은 나 뿐만 아니었나보다. 찬열도 손에 땀이 찬다며 서류가 눅눅해졌다고 징징대는걸 보니. 그런 찬열을 무시하고 회의실 문을 두들겼다. "늑대인간 프로젝트 책임자 오징어입니다" "들어와" 소장님의 차분한 목소리가 회의실 속에서 들려왔다.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소장님과 도경수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도경수 옆에는 늘 그렇듯 김종인도 있었고. 도경수 전담 경호원. 뭐 경호원이라고 하기보다는 감시관이지. 나랑 데이트할때도 몰래 미행하던 사람이었으니. 김종인은 내가 늘 그리 탐탁지 않은지 날 째려보고 있었다. "책임자 오징어입니다." "조수 박찬열입니다." "발표 시작하세요." 찬열은 컴퓨터앞에 앉았고 나는 서류를 들고 도경수와 소장님에게 한부씩 드렸다. 그리고 내가 발표를 시작했다. "그럼 변백현이란 놈은 늑대의 습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늑대인간 또한 늑대의 습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백현이의 경우는 네발로 기어다니고 하울링을 하는 등 더욱 늑대같은 행동을 하곤 합니다." 어차피 강제배정프로젝트이기에 대충하고 가야지 했것만 벌써 질문만 6개째이다. 그것도 다 비슷비슷한 질문. 원래 회의는 약 10분에서 20분정도면 끝난고는 하는데(끝난다기보다는 도경수가 내쫓는것에 가깝지만.) 지금 우리의 회의는 벌써 30분을 넘기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날 붙잡아 놓는 것이란 말이다. "근데 둘다 인간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 "근데 어떻게 늑대인간을 키운다는 거죠?" "현재는 늑대인간으로 키우기 보다는 늑대의 습성을 버리는 쪽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도경수가 날 쳐다보며 그 특유의 무슨 일을 벌이기 전의 표정을 지었다. 무슨 꿍꿍이 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말려주기로 생각하였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지금의 관계는 갑과 을. 내가 말리지 않는다 해도 저 자식은 무대포로 밀고 나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늑대인간을 조수로 한명 배치하는게 좋을 것 같군요. 소장님." "하지만 현재 늑대인간인 연구원은 모두 강제배정프로젝트에 참여중인데요." "여기 연구원말고. 제가 직접 배치해드리지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고는 도경수는 회의를 모두 마쳤다면서 김종인을 데리고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정부측 연구원소속 늑대인간이라. 더욱 골치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정부측 연구원이라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정부측에 보고될것이다. 물론 우리에겐 비밀로겠지. 그럼 내가 몰래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 또한 들키게 될것이다. 그리고 도경수가 저리 자신만만하게 배치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친분이 있는 늑대인간일것이고 도경수의 친분이 있는 늑대인간은 내가 아는 한 단 한사람 뿐이다. "일이 점점 꼬이네. 뭐 허튼생각하지말고 연구만잘하면 되겠지 ." 소장님이 회의실으 빠져 나가면서 한 말이다. 허튼생각. 소장님은 아무래도 내가 준 서류를 읽어보며 내가하고있는 실험에 대해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역시 피는 못속인다는 것인가.소장님이 나가고 한참을 서서 고민하다가 우리는 연구실로 돌아왔다. 연구실로 돌아오자마자 백현이가 날 쳐다본다. 아까 독소를 먹여놨는데 지금 저렇게 생생한것을 보면 또 해독됬나 보다. 내가 늘 저에게 독이든 약을 주는데도 백현이는 나만 보면 쓰다듬어달라고 난리다. 그걸 보고 난 또 쓰다듬어주고 참.... 너나 나나... "지어! 지어!" "응?" "지어? 타녀?" "어?" 백현이의 상태를 파악하고자 온도계랑 주사기를 가지고 들어오니 백현이가 말을 한다. 일주일동안 징어선생님이야~ 찬열선생님이야~ 를 반복하니 우리 이름을 어렴풋이 불렀다. 우리 둘은 그에 감격해 쳘장을 열고 들어가 백현이를 쓰다듬고 칭찬해주고 젤리도 줬다. "내가... 내가 누구라고? 백현아?" "타녀새!" 아직은 발음하기 힘이 든것인지 발음이 줄줄새지만 분명 찬열을 지칭하고 있었다. 찬열의 눈에 눈물이 고이며 아까 회의실에서 있었던 일은 다 지워진듯 백현이를 꼭 안고 뽀뽀하려고 난리다. 백현이는 싫어가지고 손으로 찬열의 얼굴을 막 밀고있었지만. "백현이 이제 말도 잘하네~" "지어! 징어!" 내가 손을 뻗어 백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백현이의 밤색귀를 훑자 백현이가 또 환하게 웃으며 내 이름을 부른다. 아들이 엄마를 처음 말할때 이런 기분이려나 둘이서 아니 셋이서 철장속에서 놀고 있으니 누가 들어온지도 몰랐다. 유리문을 똑똑하는 소리에 유리문 쪽을 바라보니 흰귀에 흰꼬리를 가진 늑대인간이 서서 우리 셋을 쳐다보고 있었다. "Hi~" 참으로 얄미운 표정이 아닐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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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찬열이 꼴에 남자라고 저 하얀 늑대에게 가 목청을 높인다. 아직도 웃는 낯으로 우리 셋을 바라보던 하얀 늑대는 이내 나랑 눈이 마주치고는 찬열을 무시하고 날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기 시작한다. 저 놈이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는지 몰라도 이번엔 안 당해라는 생각으로 눈을 피하지 않고 나도 놈의 눈에 맞서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뚜벅뚜벅 걸어서 철장 앞. 그러니까 내 앞에 서더니 갑자기 쪼그려 앉고는 내 볼을 쓰다듬는다. 더러워. 내가 놈의 손을 팍! 하고 쳐내니 놈이 아까처럼 또 얄밉게 웃는다. 그리고 백현이가 옆에서 경계하며 낮은 울음소리를 내는데도 개의치 않고는 갑자기 일어선다. "저는 이 프로젝트 합류하게 된 오세훈입니다. 도경수 감시관님한테 이야기 들으셨죠? 잘 부탁드립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도경수는 내가 오세훈한테 한때 약했던걸 아는 유일한 인물이니 당연한 결과였을 수밖에. 하지만 내가 오세훈한테 약했던 거도 한때. 지금은 다를 거야. 달라야 해. 난 그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 옆에 경계를 늦추지 않는 백현이에게 괜찮다고 몇 번 말해주고 귀를 훑으며 쓰다듬어주니 애가 좀 진정이 되듯 내게 앵겨온다. 그리고 나의 그런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오세훈은 내게 나오라고 손짓하고. 안 그래도 오늘 보고서 작성을 위해 나가려던 참이었다. 내가 나가려고 일어서자 백현이 내 손을 꽉 잡는다. 강한 힘에 나는 어정쩡하게 백현에게 붙잡혀있었고 백현이가 힘을 더 줘서 나를 다시금 앉혔다. 내가 앉자마자 백현이는 내 귓가에 입을 대기 시작했다. 놀란 나는 피하려고 했는데 백현이가 내 뒤통수를 잡는 게 빨라서 못 빠져나왔다. "쟤랑 놀지마요. 연구원님은 내꺼잖아. 나는 연구원님꺼고." 새지 않는 정확한 발음. 분명 백현이가... 찬열이나 세훈인 못 들게 내 귀에만 살짝 이야기한 백현이의 목소리. 내가 놀라 백현이를 쳐다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이쁜 얼굴을 하고 있는다. 이쁜 눈웃음. 뭐냐고 소리 지르려니까 백현이가 다시 이야기한다. "연구원님만 알아야지. 비밀. 우리 둘만의 비밀이 하나 더 생겼네?" 말이 끝나자마자 날 일으켜 세우고는 철장 밖으로 내보낸다. 철장문이 닫히고 잠금장치가 활성화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백현이가 날 향해 자신의 입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쉿. 비밀이야.'내게 입모양으로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백현이의 모습에 나는 왠지 모를 소름감이 끼쳐왔다. 내가 철장 앞에 우두커니 서있으니 오세훈이 내게로 와서 내 손목을 잡는다. 그리곤 날 끌고 나가는데 백현이가 내 손목을 한번 오세훈을 한번 마지막으로 내게 눈을 맞추며 처음의 그 날카로운 표정을 지었다. 아직 3차 특징이 일어날 시기가 아닌..... "오세훈 3차 특징 언제 나타나." 다짜고짜 오세훈에게 내가 질문을 던지니 찬열도 세훈도 놀라며 날 쳐다본다. 아마 찬열은 내가 처음 본 오세훈에게 질문을 던져서 놀란 것일 것이며 세훈은 내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서 놀란 것일 테지. "언제냐고." "늑대마다 달라. 그냥 한 마리의 짝을 찾으면 나타나는데 육안으로는 확인이 불가해. 오로지 본인만 아는 거야." "그 한 마리의 짝이란 건 뭔데." "말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 나에겐 너. 아마 저 멍청한 늑대도 너 일 것 같지만." 오세훈이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찬열이는 못 듣게 내게만 말해주었다. 자신의 비밀을 백현의 비밀을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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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띵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내가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리자 세훈이 얼른 날 잡아 세운다. 사랑... 저게 날 사랑해? 어이가 없었다. 나에 대해 뭘 알고 사랑한다 만다 는지들.... 세훈의 부축을 받고 소파 위에 몸을 뉘었다. 찬열에게 커피 한 잔만 부탁하고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지 내 옆에서 무게감이 일었고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세훈이겠지. 눈을 감은 상태에서 손을 치워냈다. "내가 네몸에 손대는게 싫어?" 세훈이 아까와는 다른 서운한 투로 내게 말을 걸었다. 싫기만 하겠냐만은 그는 내가 자신을 싫어하는 건 알아도 얼마나 싫어하는지는 모를 테니 순순히 대답해 주었다. 지금 내 상태는 아까보다 더 머리가 아프고 짜증이 나있었으니. 가만히 눈을 감은 상태에서 세훈에게 말을 해줬다. "응. 더러워." 더럽다는 말이 나가자마자 세훈이 내 위에 올라탔다. 묵직한 무게감에 내가 눈을 뜨니 눈물 맺힌 눈을 하고는 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난폭한 행동과는 달리 슬픔에 찬 눈동자에 내가 비추어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난 그의 눈을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내 위에 올라탄 세훈은 내 두 손을 한 손에 잡고는 내 볼을 살살 쓰다듬는다. 더러워 "왜?" "그러게 나는 왜 네가 더러울까?" "그게 무슨 거지같은 말이야." "궁금하면 네 주인님한테 물어보든가." 찬열은 커피를 직접 만들러 갔는지 왜 이렇게 안 오는가 싶었다. 붙잡힌 손을 빼려고 낑낑대지만 상대는 늑대인간이기에 손이 쉬이 빼내어지지 않았다. 놔달라고 잔잔한 목소리로 말했는데 세훈의 표정은 더 이상 슬픔에 찬 표정이 아니었다. 주인과 똑같은 눈. 도경수와 같은 눈. 징그러워. "형....때문이야?" "닥쳐. 너랑 그 사람에 관한 이야기 하고싶지않아." 아픈 머리가 더 아파지기 시작했다. 오세훈은 징그러운 눈을 하고는 나에게 그 프로젝트를 말하였다. 네가 어떻게 그 사람에 관해 나랑 이야기를 할까. 내가 닥치라며 더 세차게 몸부림치니 유리문 안쪽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쟤가 또! "놔. 실험체가 다치잖아." "나도 네 실험체였잖아. 나도 네꺼였다고!" "놓으라고!" 유리문 안쪽의 쿵쿵대는 소리는 더 거세졌고 정말 백현이 다칠까 봐서 세훈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때맞추어 찬열이 들어왔다. 씨... 내가 이제 저 자식 오빠로 모신다 내가 정말. 쿵쿵 소리에 놀라 두리번거리던 찬열오빠는 유리문 개방하기 전에 오세훈 밑에 깔린 날 보고는 놀랐다가 무서운 표정을 하고는 이쪽으로 온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오세훈씨." "보시다시피. 당신이 방해한거란..." "얘 좀 치워줘!" 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니 찬열오빠가 뭘 하기도 전에 오세훈이 내 손을 놔주었다. 놔주자마자 찬열오빠는 날 뒤로 숨겼고 오세훈은 그런 우리 둘을 보았다. 징그럽던 눈은 사라졌고 원래의 오세훈의 눈을 한 채로 백현이 걱정은 안하냐며 손짓한다. 아 맞아 백현이. 아직도 쿵쿵대는 백현이 상태를 보기 위해 찬열오빠보고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물론 오빠라는 호칭을 붙여서. 그러니까 찬열오빠도 원래의 멍청한표정을 한채로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곤 오세훈과 찬열오빠는 밖에서 대기하라고 했다. 싫다고 징징대는 찬열오빠를 무시하고는 나만 백현이에게 갔다. 철장 속까지 들어가자 백현이가 다짜고짜 날 제 품에 가둔다. 싫다고 빠져나가려고 해도 이 늑대인간 놈들은 힘이 얼마나 센 건지 꼼짝도 안 한다. 포기한 채로 가만히 안겨있자 오세훈에게 무전이 온다. 떨어지라고. 그리고 그 소리가 나자 백현이가 무전기를 집어던졌고. 아픈 머리가 더 지끈지끈해졌다. "비밀은 서로가 지켜줘야하잖아요." 원님은 내꺼." 백현이의 차분한 하지만 분노가 많이 섞여들어간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듣기좋다면 듣기좋은 목소리였다. 백현이 말 할때마다 내 머릿속이 더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다. 너무 아픈 통증에 내가 얼굴을 한껏 찌푸리고 신음하니 백현이 걱정이 된 듯 날 하나하나 살펴본다. 징그러워. 얘도 쟤도 아파 너무 아파 나 좀 어떻게 해줘 제발... 한동안 잊고 있던 과거가 자꾸만 생각이 나서 죽을 거 같아. 벌써 2년이나 지났이야긴데 자꾸 생각이 나. 한동안 괜찮았는데 쟤 때문에 미치겠어. "징그러워...더러워..." "연구원님?" 난 그렇게 중얼중얼 징그러워와 더러워를 말하다가 백현이를 밀치고는 철장 밖으로 나왔다. 오세훈도 찬열오빠도 모두가 나를 걱정하고 있었지만 무시하고는 연구실 밖으로 나왔다. 난 쉴 곳이 필요했다. 내 몸을 뉠 곳이 필요했다. 날 보듬어줄 단 하나의 손길이 필요했다. "예흥오빠..." 이젠 존재하지 않게 등록된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2년 전의 그 프로젝트가 날 침식해버렸다. 2년 동안 내가 연구를 쉰 이유가 다시금 재발하였다. 난 그 누구보다도 아프다. |
| 7new! |
2년 전 나는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었다. 아버지의 후광은 너무나 밝기에 내 존재를 잡아먹어 난 그 누구도 알지 못 했다. 그래서 선택한 프로젝트는 인간의 신체 일부를 늑대인간처럼 강하게 만들어 내라는 프로젝트. 무엇에 어떻게 쓰일지 뻔히 보이는 프로젝트. 분명 아버지가 선택한 프로젝트는 아닐 것이라 짐작하였다. 그런 분이 아니니. 평소보다 길게 끌고 가는 프로젝트는 내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였다. 그렇게 편성이 된 팀은 정말 좋은 사람들만 있었다. 나와 동갑인 세훈을 비롯해 예흥오빠와 준면오빠. 이렇게 넷이 프로젝트를 같이 할 동료가 되었다. 난 이 찰나의 행복이 계속될 것이라 믿었지. 그랬었지. 처음에는 쥐를 가지고 실험하였고 어느 정도 실험에 성공하는 기미가 보이자 정부측에서는 서포터로 도경수를 보내주었다. 도경수와는 이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 사귄 것이었기에 조금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우리 둘 다 공과사는 구별할 줄 아니까.... 정부측의 개입이 있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쥐를 가지고 하던 실험은 점차 위험해지기 시작하였다. 처음엔 쥐. 그다음은 토끼. 그다음은 원숭이. 그리고..... 안된다고 우리는 한마음으로 그러면 안 된다고 벌써 몇 마리의 동물들이 죽어나갔냐며 이 실험은 여기서 끝내야 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우리들의 맨 앞에서 의견을 표출한 예흥오빠가 첫 실험체가 되었다. 정부측에서는 말이 경호지 감시관을 우리에게 배치해놓고는 실험을 하지 않으면 모두 죽여버린다고 협박했다. 난 도경수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도경수는 이미 날 잊은듯하였다. 예흥오빠는 괜찮다며 날 달래주었고 난 안된다며 소장님 우리 아버지께 가 말하려고 했다. 나갔다 오겠다고 감시관에게 말하고 나가려고 했는데 그런 날 누군가가 막아섰다. 오세훈. 제법 비장한 얼굴로 내게 하지 말라며 막아섰고 난 그를 무시하고 나가려고 했지만 그의 힘은 상당했다. 그리고 예흥오빠가 침대 위로 올라갔고 실험실문이 닫혔고 준면오빠가 예흥오빠에게 주사를 놓았다. 준면오빠가 주사를 놓고 실험실 밖으로 곧장나왔고 나는 세훈이를 밀쳐내고는 준면오빠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본 준면오빠의 얼굴은 나보다 더 힘들고 지친 얼굴이었다. 그런 준면오빠의 얼굴을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자 실험실속에서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예흥오빠의 고통스러워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고 나는 그렇게 연구실을 빠져나왔다. 구석진 빈 연구실에서 한참을 두려움에 떨고 있으니 누군가가 빈 연구실에 들어왔다. 날 부르는 다정하고 따뜻한. 예쁜 목소리에 나는 다시 눈물을 떨구었다. 빛이 들어오고 눈물이 차올라 잘 보이지 않는 내 눈에 보인 건 회색의 귀와 꼬리가 달려있는 힘들고 피곤한 얼굴의 예흥오빠였다. 오빠의 얼굴을 보자마자 난 실험이 성공한 것인 줄 알고 기쁜마음에 예흥오빠를 끌어안고는 펑펑 울었다. 오빠가 내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며 괜찮다고 오빤 괜찮다고 하길래 정말 괜찮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진실을 깨닫는 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괜찮다고 내게 예쁜 목소리를 내주던 오빠가 갑자기 말이 없어졌고 그런 오빠를 내가 빤히 쳐다보자 오빠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리곤 내 손을 슬며시 들고는 내 손에 글을 써 내려간다. [후각만 없어진 줄 알았는데] [목소리도 없어졌네] [그래도 시각이 안 없어진 게 어디야] [괜찮아 오빠는 걱정하지 마] 난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내 한순간의 선택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고 한 조직을 살렸다. 난 벌받아 마땅한가 상 받아 마땅한가. 예흥오빠는 그렇게 몇 주간의 내 보살핌을 받고는 연구소를 나갔다. 오빠가 나갈 때까지도 난 오빠의 곁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고 정부는 비밀을 보장할 것으로 오빠의 이름을 앗아갔다. 그리고 다른 이름을 주었다. 오빠의 새로운 이름. 레이. 그렇게 오빠는 우리의 아니 내 곁을 떠났다. 프로젝트를 그만두겠다는 내 말에 오세훈도 도경수도 김준면도 모두 막아섰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내가 있었으니. 당신들이 어떻게 사람이냐며 내가 소리치자 도경수는 내게 언제는 사람이였었냐며 말해온다.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 언제부터 내가 사람이었어. 아득한 기분에 내가 그저 세 사람을 바라만 보고 있으니 도경수가 여기서 실험을 그만두면 연구소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기적이고 못된 나는 어쩔 수 없이 남아있기로 하였다. 그리고 다음 실험체가 정해졌다. 오세훈. 지가 지원했다고 한다. 예흥오빠가 어떻게 됐는지 알며서도 지원했다고 한다. 왜 라고 내가 묻자 오세훈은 환하게 웃으며 내게 말을 해왔다. 순수한 그리고 깨끗한 웃음. "그럼 네가 이번엔 날 위로해줄 거 아냐." 정말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이었다. 나로서는 감당하지 못할. 오세훈의 실험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우린 보고서를 올린 후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급하게. 고작 8개월 동안의 일이었다. 그리고 정부는 우리의 프로젝트를 다른 것으로 위조해 언론에 배포하였고 우린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사람이었다고. 정부가 배포한 연구결과도 엄청난 결과를 낳았기에 우린 나름 유명해졌고 그렇게 팀이 해산이 되었다. 난 그토록 바라던 대로 인정을 받았지만 한동안 연구에서 손을 놓았다. 연구를 하려고 하면 떠오르는 예흥오빠의 다정한 웃음이 날 아프게 했다. 오세훈과 김준면은 정부측으로 스카웃되어 들어가 연락이 끊겼다. 예흥오빠는 어디에 있는지 찾을수 조차 없었고. 나는 그렇게 다시 아빠의 후광 속에 숨었다. 감춰둘 내용을 여기에 입력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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