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에 게시된 글이에요

"박지민. 영원히 넌 내 지옥 속에서 살아. 아주 끔찍하게." 크고 길다란 손가락은 목을 아주 부드럽게 잡았으나 힘을 주는 것은 야수주의를 지향했던 한 화가의 거친 붓놀림처럼 거침없었다. 예술을 사랑하라. 그리고 예술의 도시에서 사랑하다가 죽어라. 예술의 밤은 지독히도 어두웠다. 그에게서는 채 지워지지 않는 고유의 향기처럼 물감 냄새가 났다. 목에 피가 쏠리는 감각에 눈 앞이 흐려졌다.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었어? 네가 아이가 된다면 너의 그림도 아이처럼 다시 순수해지나? 비꼬는 듯한 뉘앙스의 말들이 서로의 글자들을 재배열 시키며 머릿속을 어지럽게 뒤집어놓았다. 손을 들어 그의 손등을 할퀴었다. 얼마 없는 손톱에 그의 살들이 박히기 시작했다. 피가 흘러내렸다. 고흐의 잘린 귀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피가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목에 가해지던 힘이 점차 줄어들더니 이내 사라졌다. 별이 빛나는 밤에.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도 마치 예술가처럼 군다며 코웃음을 칠 뻔했다. 별이 큰 창문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네가 사랑해 마지않는 예술의 밤이었다. "원망한다는 게 뭘까. 그렇다면 사랑한다는 건 또 뭐지? 예술가들에게 그런 감정들은 저마다의 해석을 담은 채로 의견이 갈리고는 하지." "....." "그래서 나는 네가 나를 죽이려 하는 게 나를 사랑해서라고 생각할거야." "미친새끼." 정국아 울지마. 우리는 예술을 사랑한 것 뿐이잖아. "사랑해서 내가 너에게 이러는 거라고? 예술을 사랑한 것 뿐이라고? 너는 예술가인 주제에 손이 아니라 입이 더 잘 돌아가는군." "....." "사랑한다는 감각도 모르면서, 그걸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지?" 이게 사랑이라면, 우리의 낭만은 죽은거야. 바닥을 짚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그의 손을 엄지 손가락으로 쓸다 이내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가엾게도. 나는 금방이라도 그가 내 품에 들어오기를 바랐다. 상처받은 낭만은 예술의 도시에서 치유받을 것이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리고 싶을만큼, 너무나도 포근한 나의 품으로 어서 들어오기를. 그의 머리를 팔로 안아 천천히 나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상처받은 듯 보였다. 그가 나의 품 안에서 숨을 쉬었다. 팔을 들어 나를 끌어안았다. 별이 빛났다. 그가 좋아해 마지않는 고흐의 밤이었다. 낭만은 죽었어. 더 이상 낭만주의를 그릴 수도 없을만큼. 예술의 도시는 어두웠다. 어둠이 무엇을 삼키고 있는지도 모를만큼. 죄를 덮고도 남을만큼. 그렇기에 예술의 도시는 가장 아름다운 그와 비슷했다. 눈을 감았다. 그의 울음소리가 고흐의 귀를 상처입혔다. 손을 들어 그의 등을 토닥였다. 우리가 죽여야했던 낭만처럼 우리도 이 밤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형체로 죽어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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