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하라고요."
언제까지 나한테 이럴건데, 하는 정국의 메마른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짐과 동시에 실소도 같이 터져나온다.
내가 멈춘다고, 다른 녀석들도 멈출 것 같아? 하는 내 목소리에 녀석의 표정이 검게 내려앉는다. 아, 좋아. 나는 저 절망에 빠진 검은 눈동자를, 정국이의 절망을, 지독히도 사랑한다.
"끈질기기도 하지. 어쩜 그러냐 너는."
벽에 못내 내팽겨지는 정국을 보며 녀석들은 입맛을 쩍쩍 다셨다. 반반한 얼굴이 말이야, 제법 곱상한데, 하고 내뱉는 녀석들에 나는 여유롭게 빙긋 웃어보이며 말을 한다.
뒷말 한마디만 더 꺼내봐. 우리, 재밌겠다. 그치?
"어디까지 쫓아올건데요. 나 좀, 제발. 놓아주면 안돼요?"
내가 왜, 왜 그래야 하는거지 정국아? 하고 물어오는 나에 너는 입술만 깨물다 그대로 고개를 떨군다.
왜, 조금 더 발악해봐. 난 그런 너를 보는게 좋아. 발 아래에서 죽어가는 벌레처럼 꿈틀거리는게, 얼마나 재밌는지 알아?
"나는요. 싫어요. 형이. 아니,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내 몸에 닿는 숨결 하나하나가. 내 귓가에 들려오는 그 목소리가."
정국아, 있잖아.
내가 그걸 왜 모를거라 생각해? 다 알아. 네 눈빛 하나하나에서 다 읽히는데. 있잖아, 정국아. 내가 바보로 보여?
"...제발. 나 좀, 제발. 살고싶게끔, 제발. 그렇게만 좀 해주면 안되는거에요?"
붉어진 눈시울이 나를 향하고, 정국의 입가에선 애써 참고있던 울음이 터져나온다. 못내 서러웠던 탓일까, 한번 터져나온 울음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왜 살고싶게 해 주길 원해? 그렇게 힘들어?
"죽고싶어? 그럼 죽어. 어디 죽어봐. 너 근데 그거 알아? 죽고싶어도 너 마음대로 못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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