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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부모님에게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자라온 지민이는 매우 소극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야
누가 말 걸어도 대답 안 하는 건 당연하고 고아원 원장님이나 선생님이 뭐 물어보면 그냥 고개만 살짝 끄덕일 뿐이고
그러다보니 다른 애들이 지민이를 만만하게 보고 괴롭히기일수였어
그 장난이 처음엔 발 걸고 넘어뜨리기였는데 이제는 무작정 때리고, 계단에서 밀고
괴롭히는 정도가 점점 심해지니깐 원장님이나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타일렀는데
영악한 애들은 뒤에서 몰래 괴롭히는거지
그렇게 지민이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나날이 피폐해져가고 있을 때쯤
고아원에는 한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봉사를 하러 오는 대학생들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정국이네 형인 정현이가 있었어
우연히 지민이가 애들에게 둘러쌓여 맞는 모습을 보고 구해주다가 그 때부터 정현이는 지민이를 챙겨주기 시작했는데
지민이가 애들한테 치여 간식 못 먹고 있으면 나중에 올 때 따로 간식 마련해서
'이거 다른 애들한테 뺏기지 말고 너 혼자 먹어야 돼?'
얼굴에 애들한테 맞아서 생긴 상처가 있으면
'남자애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얼굴에 흉 지면 못 쓴다?'
이러면서 약 발라주고 처음에는 지민이도 낯설어하며 경계하다가 점점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거지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애들에게 맞고 와서 생긴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고 있는 정현이를
지민이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물어봐
'형은 왜 나한테 잘 해주는거에요?'
그런 정현이는 처음으로 말을 꺼내는 지민이를 놀랍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곤 살짝 웃으면서 이렇게 얘기해
'나한테 동생이 한 명 있는데 걔 어릴 적 모습이 지금의 너랑 많이 닮았어,
근데 너 말 못하는 줄 알았는데 잘 하네?'
라며 장난스럽게 말하는 정현이에 당황한 지민이는 뭐,뭐가요 이러면서 말을 더듬지만
정현이는 씨익 웃으면서 어? 말도 더듬네 이러며 놀리겠지
어느 덧, 지민이가 정현이와 많이 친해졌을 무렵 갑자기 정현이가 고아원에 찾아 오질 않는거야
한 달은 지민이가 식음을 전폐하며 기다리고, 두 달은 지민이가 울면서 기다리고, 세 달은 지민이가 하염없이 기다리고
그렇게 1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리면서 생각해
'나 또 버려졌구나. 하긴 한 번 버려졌는데 두 번이라고 못 버려지겠어?'
지민이는 다신 누굴 믿지도 남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말자 라고 혼자 다짐을 해.
그리고 세월이 흘러 고등학생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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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국민썰인데 정국이가 한 번도 안 나온 썰이라고 한다.
다음엔 나오겠죠 8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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