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다 내 궁예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말고,
그냥 스치듯이 읽어볼 탄들만 보길 바람.
내가 말하는 슬럼프라는게 '너무 힘들어서 다 때려치우고 싶다.'의 의미가 아님.
뭐랄까. 하면 할수록 애착도 생기고 더 잘하고싶은데 마음만큼 몸이나 머리가 안 따라주는데 회의를 느끼는 것 같음. 그리고 그에 따른 깊은 고민.
사실 내 생각에 데뷔 초기의 태형이는 뭔가 음악적으로 뚜렷한 가치관 또는 욕심을 갖고 시작한 느낌은 아니었음.
물론 본인의 의지가 있었기에 힘든 연습생활을 견뎌내고 꿈을 이뤄낸 건 맞지만 그게 뭔가 내가 추구하는 음악을 하고싶어서, 라기보다는 걍 뜻 그대로 노래하는게 좋고, 그래서 가수 그중에서도 이왕이면 멋진 아이돌 가수가 되고팠던 그정도.
근데 1년, 2년 그렇게 활동을 해 가면서 같이 지켜봐온 팬 입장에선 한 1년전부턴가 태형이에게서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애착과 음악적인 욕심이 생긴듯 느껴졌음.
사실 이 감정의 시작은 상남자 활동 끝무렵 부터라고 보이는데. 뭐랄까 랩라 형들이 믹테내고, 싸이퍼 만들고 하는 거 보면서 부럽고 멋있다 하는 생각을 가짐과 동시에 본인의 음악관 혹은 색에 대한 고찰이 있었던 것 같음.
이제는 단순히 만들어진 노래를 시키는대로 부를게 아니라 스스로 내가 어떤 음악 스타일을 좋아하고, 내 목소리는 어떠한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거임. 아무래도 음악적 가치관이 뚜렷한 형들 밑에서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고민을 하게끔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함.
스스로 곡작업에 흥미도 갖게 되고, 결과적으로 잡아줘도 탄생했고. 덕분에 자부심도 생기고, 그만큼 음악적인 욕심도 더 커지고. 그리고 이게 아니쥬를 전후로 더 불이 붙은 거임.
원래 사람이 뭔가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 생길수록 뭘 해도 부족한 것 같고 남들은 다 나보다 잘 하는 것 같은 불안에 안달이 나기 마련이잖음.
요즘 태형이가 그런 걸 좀 느끼는 듯 함.
표면적으로 팬인 입장에서 눈에 보이는 선까지만 말해보자면/ 슈가를 보면서는 작곡, 작사같은 음악적인 실력과 나름의 가치관이 부럽고, 랩몬한테는 그것들 플러스 언변과 외국어실력 같은데에 대한 동경심이 있어보임.
그리고 이건 태형이가 화온스 콘서트에서도 스치듯 한 말인데 본인이 50개가 넘는 멜로디를 썼는데도 전부 컨택을 못받았다. 뭐 이런 얘기를 했음. 그래서 난 안되는 건가 싶기도 했다고. 그런 반면 정국이가 평소에 작곡,작사 부분에서 형들이 칭찬을 많이 받고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니까 그 부분에 대한 부러움 좀 크게는 열등감까지도 느꼈을 수 있다고 봄.
이게 다 최근들어서 커진 마음일 가능성이 높은데, 본인이 뒤늦게 시작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이미 그부분에서 자신보다 한단계 혹은 두세단계 이상 앞서 있는 이들을 보면서 자기가 부족한게 느껴지니까 위축이 되고, 자꾸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것임.
아무래도 서로 같은 분야를 하고있기 때문에 더 그럼. 저들이 저만큼 앞서 갈동안 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많이 하는 것임.
특히 최근에 주간아이돌을 나왔을때 '형돈이,주간아'를 주제로 랩을 하는 코너에서 태형이가 자기차례를 끝내고 뜬금없이
"영어를 좀 했어야 하는데 아.."
라는 말을 아주 작게 내뱉었음. 이게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전 활동까지는 영어를 못한다는 것에 별다른 창피함이 없었음(Ex. 인터뷰에서 외국 호텔에서 따-알기 아이스크림을 시켜먹은 것 자랑. ASC에서 '좀 번역좀 해주고 말 좀 하면 안돼요?' '아, 번역 번역, 제발 좀.')
근데 이번 활동에선 이렇듯 스스로 영어를 공부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후회섞인 발언을 처음으로 내뱉음.
또 전반적으로 그날 주간아 방송 내내 평소답지 않게 뒤로 빠지고, 일부러 나서려고 하지 않는 느낌이 있었음. 스스로도 끝나고 나서 물론 장난이긴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인사로 찾아뵙게 되었는데..'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본인도 그런부분을 알고있다고 봄.
그리고 오사카 메이킹 필름을 봐도 태형이의 텐션이 예전보다 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음. 물론 쇼챔 비하인드 같은 데서 진이랑 상황극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여전히 귀엽고 뷔글뷔글 하지만 뭐랄까 말하는 어투나 표정 그리고 행동들이 묘하게 차분하고 이전과는 달리 그저 똥꼬발랄한 느낌은 사라짐.
생각이 많아지고 고민이 많아진게 겉으로 티가 나는 부분임.
물론 이게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어른스러워지는 과정일 수 있음.
근데 그 어른스러워지는 과정 속에서 자존감이 낮아질까봐 좀 걱정이 됨.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자신이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다보니, 이전과는 달리 서로의 관계에서 사소한 일에 서운해지고 상처를 받기 쉬운 시기임.
근데 문제는 태형이가 평소에 워낙 '귀여운 바보'이미지다 보니 멤버들이 이와같은 태형이의 세세한 감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음.
태태앱에서도 보면 정국이가 평소에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걸 속상해 하는게 은연중에 보이고, 슈가나 랩몬이 잡아줘를 장난처럼 얕보는 발언을 할 때도 기분이 상해하는게 느껴짐.
뿐만 아니라 요즘들어선 멤버들이 자신을 너무 만만하게(생각없게) 본다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어 보임. 정국이가 자신을 밑으로 생각 안했음 좋겠다는 말을 꽤나 자주하고, 예전엔 장난처럼 자신을 피하는 멤버들에게 몇번이고 다시 따라 붙었다면 요즘은 그럴 때 본인도 걍 말아버림.
이런 태형이의 사소한 감정선의 변화를 그나마 알아차린게 지민이라고 보는데(진은 약간 지민이 과인듯 하면서도 묘하게 무관심한 면이 많고), 지민이가 본인도 말했듯이 워낙 남의 기분을 잘 파악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원체가 다정다감하다보니 뭔가 그런 곰살맞은 감정나눔을 잘 하는 듯함.
그래서인가 방송이나 라디오나 이것저것 영상을 보면 태형이가 기분이 상할 만하다 싶은 타이밍에 나서서 정리하고 편들어 주고 하는게 눈에 보임. 물론 완전히 태형이의 변화 이유를 알아서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뭔가 태형이의 마음이 불안정하다는 것 정도는 눈치챈 것처럼 행동함.
그리고 원래 구오즈에서 지민이가 늘 하는 말처럼 지민이가 태형이를 옆에서 더 챙겨주고 아껴주는 포지션이었으니 최근들어서 이런 지민이가 태형이에게 많은 의지가 되었기를 바랄 뿐임.
그리고 홉이. 홉이는 뭐랄까 아픈 손가락임. 홉이도 지금 태형이와 비슷한 감정이라 느껴짐.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이. 스스로 실력적으론 랩라에게 밀린다고 느끼고, 외모적으론 막라와 최근들어선 다른 랩라들과도 비교해서 떨어진다고 생각하는게 커진듯함. 인기는 걍 덤이고.
요즘보면 태형이가 홉이와 동질감을 느끼는것 같음. 아직 홉이는 태형이가 그런줄 모르는 것 같지만.
쨌든 정말이지 이런 슬럼프. 훌훌 털고 일어나기 정말 힘들다는 거 잘 알고있음.
하지만 너무 길어지면 열등감만 깊어지고, 그럼 자존감이 낮아짐. 때문에 흔들리는 시기엔 멤버들 서로가 서로를 부둥부둥 해주면서 잘한다잘한다 칭찬하고 우쭈쭈해주는 수밖에 없음.
팬인 입장에서는 부디 하루빨리 마음편하게 털어버리기만을 바랄뿐임.
아.. 뭐 말이 길어졌지만 정리하자면 이거임.
요즘 보면 아닌척 하지만 슬럼프로 힘들어하는 방탄이들이 마음 아픔. 태형이나 홉이 아니더라도 다들 고민이 많고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지칠 시기인 건 똑같을 것임. 걍 방탄이들이 너무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았음 좋겠음.
조금 늦거나 돌아가도 묵묵히 뒤에서 응원할 팬들이 있으니까. 굳이 완벽하지 않아도 다 멋있고 사랑스럽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음.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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