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급식실 한가운데에서 머리에 우유를 맞아도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드문드문 들려오는 웃음소리. 희멀건 액체가 줄줄 흘러내려 눈을 뜨기가 어려웠지만 뒤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멍청해도 이렇게까지 꾸준히, 공들여 저를 괴롭히는 사람은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었다. 박지민. 저를 부르는 목소리.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여 대답하자 또 날카로운 질타가 되돌아왔다. 병'신이냐? 당황스러웠다. 자기가 불러놓고, 대답하니까 나쁜 말만 한다. 가로로 긴 눈이 축 처져 어리숙하게 끔벅였다. 이럴 때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랑곳 않고 다리 약한 급식실 의자를 걷어차 요란한 소리를 낸 그 애가 다시 이름을 불러왔다. 박지민, 하고.
"응."
"그거 오늘 벗지 마."
"근데, 축축해... 그리고 우유 냄새... 안 좋아."
"벗지 말라면 벗지 마."
왜? 묻고 싶은 걸 꾹 참았다. 내려다보는 눈이 무서워서 그랬다. 그 애는 나보다 두 뼘이 더 큰 것도 아니고, 세 뼘이 더 큰 것도 아니었는데. 오히려 그 애보다 더 큰 아이들이 나를 내려다볼 때보다 더 무거웠다. 아주 큰 사람처럼 보이곤 했다. 그러니까 뭐가 무거웠냐 하면, 내게 내리꽂히는 그 시선이 무거웠다. 그래서 자꾸만 고개를 숙이게 됐다. 고개를 숙이면 그 애는 다시 한 번 내 이름을 불렀다. 그래도 고개를 들지 않으면 뒤통수를 때리거나 정강이를 걷어찼다. 결국 나는 매번 고개를 드는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발음 좀 똑바로 해."
"알았어......"
"야."
"응?"
"똑같잖아, 병'신아."
"응..."
어깨를 툭툭 밀치는 손길. 그 애 손가락에 찔리는 어깨가 아팠지만 달리 수가 없었다. 미는 대로 밀려날 수밖에. 그렇게 구석탱이까지 사정없이 밀려난 내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면 그 애는 내가 울 때마다 늘 그렇듯 욕을 했다. 나는 미안하다 사과하면서도 뭐가 미안한지 몰랐다. 그 애는 사과를 하면 더 크게 화를 냈다. 어차피 입을 다물고 있어도 화를 냈기에 상관은 없었다.
내 시야를 반쯤 가린 그 애 어깨너머로 조용히 급식실을 빠져나가는 선생님의 뒷모습이 보였다. 눈물에 흐려졌다. 이내 코너를 돌자 완전히 눈 밖으로 벗어난다. 멍하니 다른 곳을 보던 내 뺨을 강하게 움켜쥔 그 애가 고개를 똑바로 돌려놓을 때까지 나는 넋을 놓고 그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손에 우유가 묻을 텐데도 그 애는 거리낌이 없었다.
야.
어...?
나 봐.
응.
다른 데 보지 말고 나 보라고.
응.
안 보면 죽여버린다.
마지막 말에는 겁이 나서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망설이다, 또 망설이다가 볼을 맞아 고개가 휙 돌아간 뒤에야 겨우 대답했다. 응. 그 애는 만족스러우면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 애는 이상했다.
"나 오늘은 종례 끝나고 교무실 갔다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응."
"저번처럼 까먹고 그냥 가면 맞을 줄 알아."
"응."
이상했다. 매일같이 나를 옆에 끼우고 하교를 하는 것이 이상했다. 내가 그 애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를 내는 것이 이상했다. 선생님에게 물어보아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거나, 네가 뭔가를 잘못했겠지, 하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나는 그렇구나 하고 있었다. 내가 뭔가를 잘못했겠구나. 그래서 요즈음은 잠들기 전, 매일같이 기도하고 있다. 내가 빨리 용서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과연 나는 누구에게 기도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대상 없는 기도는 매일 밤 반복되었다. 그 시간에 떠올리는 것은 흰 수염이 북슬북슬한 인자한 인상의 아저씨도, 눈을 감고 아기를 품에 안은 여인도, 우리 선생님도 아닌 그 애였다. 그 애.
심하지 않은 자폐를 앓고 있는 보육원 출신 지민 수 x 좋아하는 것도 인정 못 하는 자존심 센 부잣집 자제, 후회공 멤버
공은 누가 어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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