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권태기 이전글 (지민이시점) http://instiz.net/name_enter/35002568

정국은 알고 있었다. 지민과 정국의 사이에 흐르는 탁한 공기를. 둘 사이의 불꽃이 다시 피어오르기에는 산소가 너무나도 부족해졌음을 느끼고 있었다. 정국은 지민이 아팠다. 사랑해 마지않았던 작고 여린 이 아이는 제가 주는 사랑을 받아 먹기위해 끊임없이 짹짹대는 아기새같았다. 처음 지민을 봤을 때 지민의 눈빛은 예뻤다. 너는 나를 걱정하고 있구나. 정국이 피는 담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지민의 눈에 첫눈에 반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날 밤 너를 집에 데려다 주겠다 했다.
"쩡국이 생전 여자애한번 안데려다 주던 애가 웬 남자애를 데려다준대?"
"지민이한테 관심있냐? 누나꺼니까 건들이진말구~"
후에 지민 또한 그날 정국이 이상했더랬다. 담배피지 말라니까 담배 한곽을 몽땅 버리고 와서 사람 입장 이상하게 만들었댔나. 정국은 지민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뿐이었다.
[권태기] [권태기 극복] [권태기 헤어짐] 요 며칠 정국의 네이버 검색 기록에 가득한 단어들이었다. 정국은 아팠다. 아픈 단어들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 허망했다. 권태기의 뜻, 부부가 결혼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권태를 느끼는 시기라는 말이 정국을 아프게 했다. 지민이 받을 상처는 정국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울것이라는 사실. 이제는 지민이 버거워졌다는 사실이 정국을 아프게 했다.나는 너를 사랑하지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은 꽃잎을 하나 둘 씩 떼는 놀이가 아니었다. 마지막 남은 꽃잎이 사랑하지 않는다, 를 말하고 있을 때에도 정국과 지민은 사랑했었다. 행복했었고 영원할 줄 알았다.
정국은 모든 면에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운동을 할 때는 이겨야 했고 일을 할 때도 프로젝트를 주도해나갔다. 지민은 달랐다. 정국이 회사를 다녀오면 지민은 쪼르르 달려나와 그 날 하루를 물었다. 지민이 살아가는 이유는 정국이었다. 정국은 그 사실이 행복했었다. 그러나 행복만 하기에는 사회는 너무나 복잡하지 않았던가. 정국은 가끔 궁금했다. 지민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정국의 선배들은 정국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고 결혼선배로써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정국아, 결혼이라는 건 말이야, 정말 복잡하다. 쉽사리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그래, 내가 해봐서 아는데.."
술에 거하게 취해 집에 돌아갔을 때도 지민은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민아, 너는 안심심해? 하루종일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지민이 심심하지는 않을까. 지민은 친구라고 말할 만한 사람이 태형뿐이었다. 정국은 궁금했다. 너는 하루종일 뭘 하면서 그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걸까.
"우리 정국이 기다리는데 뭐가 심심해. 피곤하지? 얼른 씻어!"
정국은 가끔 그런 지민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국은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고, 올해 안에 이뤄내야 할 것들이 많았기에. 사랑하는 일에 모든 시간을 쏟아붓고 싶지 않았다.
2년전, 정국은 지민에게 청혼을 했다. 정국은 나름 체계적인 계획을 세웠었다. 돈은 넉넉하게 벌어놔야 한다, 일단 적금을 지금부터 들어야겠다. 지민이는 주변에 공원이 있어야 나가서 산책이라도 할 테니까 강변에 집을 장만해야겠다, 그럼 돈이 더 들겠네. 부모님들께는 언제쯤에 말씀드릴까. 이번에 지민이한테 제대로 된 프로포즈도 못했으니까 결혼하기 전에는 정말 크게 프로포즈 해야겠다. 지민과의 미래를 그려내는 정국의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나 한켠으로는 복잡했다. 행복에 겨워보였던 지민은 여전했다. 여전히 눈물이 많았고, 정국을 기다렸다. 그뿐이었다. 정국이 기대했던 미래를 그려내는 지민은 없었다. 정국은 변함없는 지민이 혼란스러웠다. 정말 넌 정말 나 뿐인건가. 정국에게 그 사실은 무거웠다. 20대의 후반, 정국은 사랑이 버거웠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까지 꺼내지 않았던 것은 정국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제 왼손에서 빛나고 있는 반지는 그 빛을 잃지도 않았다. 혹시나 내가 너무 신중하지 못했나, 요 며칠새 정국은 더욱 그런 생각을 했다. 회사에서 자신의 또래 직원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을 보면 더욱 그랬다. 결혼얘기를 하는 선배들을 보면 더더욱 그랬다. 지민의 전화는 피한지 오래다. 왜 이렇게 됐지. 정국은 아침부터 지민에게 거짓말을 했다. 일은 바쁘지 않다. 지민이 밥을 먹자는 말에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정국은 사실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이 바쁘다고 했다. 언제부터였지. 정국은 지민이 자신의 거짓말을 눈치챌 것을 알았다. 자신의 모든 습관을 꿰고 있을 지민이기에. 미안했지만 정국은 어쩔 수 없었다.
정국이 지민의 전화를 받기까지 몇초가 흘렀다. 마음같아서는 벨소리가 지쳐 끊기기를 기다리고 싶었으나 몇번이고 다시 전화할 지민이기에 받았다. 지민의 목소리에는 물기가 어려있었다. 넌 나 안보고 싶어? 지민이 물었다. 물음표로 끝나는 문장이지만 보고싶다고 말하라는 의도가 다분해보였다. 목이 메었다. 왜, 대답이, 안나올까.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 사실이 정국과 지민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정국이 집에 돌아왔을 때 지민은 없었다. 지민이 어디에 있을 지 예상이 갔다. 우리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을까. 알고 있으면서도 전화를 했다. 예상대로 지민은 놀이터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오지말라고도 했다. 사랑하는게, 쪽팔린다고 했다. 사랑이 전부였던 지민에게 사랑이 쪽팔린다면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것이다. 지민의 자존심은 자존심대로 상했을 것이고, 오지말라고 했으면서 정국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정국은, 지민을 잘 알고 있었다. 정국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다 끝난 줄만 알았는데 자꾸만 조급해지는 이유를 정국도 몰랐다. 조그만 아이는 그네에 앉아있었다. 왜 이렇게 됐지. 흘러간 과거가 허망했다. 끝이 다다른 것 같았다. 지민과 눈이 마주쳤을 때, 정국은 다시금 목이 텁텁해졌다. 많이 아팠구나.
"헤어질까?"
지민의 입에서 끝을 말할 때, 정국은 당황스러웠다. 첫째, 지민이 이별을 고해서. 둘째, 이별이 너무 쉽게 나와서. 셋째, 지민의 물음에 '아니'라는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아서. 실제로 주변 친구들은 쉽게 헤어졌다. 그리고 저와의 술자리에서 울었다. 추하게 우는 그들을 보며 정국은 생각했다. 지민이랑 평생 가야지. 그리고 지금, 정국은 끝에 다다른듯 싶었다. 덤덤한 이별인가. 눈물이 많았던 지민은 울지 않고 있었다. 너도, 담담한건가.
"헤어지자."
지민이 말했다. 그렇게 조그만 아이는 등을 보이며 걸어갔다. 정국은 지민을 잡지 않았다. 너는 울고 있을까. 지민의 등에 물기가 어려있었다. 지민의 등이 조그만 점이 되어 보이지도 않게 되었을때, 정국은 그제야 울었다. 담배가 피고 싶어졌다. 지민을 위해서 끊었던 담배가. 이별은, 생각보다 아팠다. 담담할 줄만 알았던 이별은 생각보다 추했다. 정국은 지금 스스로가 추했다.
정국이 지민이한테 지쳐가는 과정을 길게 썼는데... 감정선은 안이어지는데 그냥 쓸데없이 길어진것같기도하고..
미안해 내 필력으론 정말 한계다.. 권태기 정말 힘들군ㅇㄴ뇨.. ^ㅁ^
하나 더 추가하자면 지민이는 추억거리들이 많은데 정국이는 추억거리도 많지않아서 이 글에는 정국이가 회상하는 둘의 과거가 별로 없다!
내가 남자의 입장을 잘 몰라서 정국이 감정선에는 모난 구석이 좀 많은것같아 꾸가 미안해 ㅠㅠㅠㅠ
혹시나 글씨 너무 작으면 말해줘...

인스티즈앱
아리랑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