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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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모음
뒷짐을 지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콧노랠 흥얼거리는 이의 이름은
김태형이요 이나라의 세자저하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불안한 얼굴을 한 채로 종종거리며 따라가는 나의 이름은
박지민이요 그의 호위무사이다
세자 김태형 X 호위무사 박지민
一
동궁전에서 나와 기분이 좋은 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휘적휘적 걸어가는 태형의 뒤를 나는 종종걸음으로 따라갔다. 항상 그러했다. 기분이 좋을 땐 무슨 일을 저질렀다. 후에 내 한 숨이 상상되어 벌써 근심 걱정이 바닥에 끌려 나를 질질 따라왔다. 괜히 손에 쥐어진 검을 꾹 쥐어보기도 또 힘이 풀려 축 쳐지기도 하는 내가 웃긴 지 태형은 날 보며 체통은 눈꼽만큼도 없이 껄껄 웃었다. 저 철없는 나의 세자를 어찌해야하나.
" 왜 웃으십니까 저하. "
" 만약 네가 여인이었다면 내 지금쯤 너에게 경대를 하사하지 않았겠느냐? "
* 경대 : 거울을 버티어 세우고 그 아래에 화장품 따위를 넣는 서랍을 갖추어 만든 가구
" 소인 무슨 말씀이신 지 모르겠습니다. "
" 지금 너의 표정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
" 하하... 제 표정이 이런 게 무엇때문인 것 같습니까 저하 "
" 엇, 도화야 저것 보아라. 널 닮은 주황색의 꽃이다. "
나의 말은 싸그리 씹은 채로 돌담 사이에 힘들게 피어있는 주황색의 이름모를 꽃을 가르키며 히히하고 웃는 태형에 고갤 푹 숙였다. 본디 꽃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태형은 나의 이름도 꽃으로 지었다. 아주 어릴 적의 이야기인가, 도적의 짓으로 부모를 잃고 저잣거리에 나와 슬피 우는 날 거두어 준 것은 태형이었다. 태형은 그의 스승에게 바라고 바래 날 궁으로 데려와 칼을 집어주었다. 부모의 한을 갚아 주어야하지 않겠냐며 내 작은 손을 부여잡고 어린마음으로 같이 울어주었던 게 기억이난다. 그런 태형의 모습에 심장이 뛰었던 것은 당연하고. 손이 아프다못해 헐어서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칼을 쥐었다. 그 결과가 세자저하를 보필하는 우익위가 되었다. 그런 날 보고 태형은 말했다.
' 내가 길에서 꽃을 발견했나보구나. '
' ...그래, 너는 도화가 좋겠다. '
' 길에 핀 꽃 '
그 때는 마냥 좋아 심장이 뛰다 못해 살갗을 뚫고 나와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말할 수 있다.
" 저하, 꽃이란 본디 여인의 한자입니다. 어찌 이런 사내에게 그런 명을 하사하셨나이, "
" 엇, 저기 또 있구나! "
" ... "
좋지 않은 말이 튀어나올 뻔 했다.
그래, 오늘은 조용히 넘어가나했다.
태형의 스승이 날 찾아와서는 급하게 소리쳤다. 세자저하께서 사라지셨다고. 험한 말을 아무도 들리지 않게 중얼거리고 칼을 꾹 쥔 채로 태형이 가장 아끼는 장소로 향했다. 고친지 오래돼 끼익하는 소리가 들리는 작은 문을 거칠게 열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 저하!! "
" 아 깜짝이야!! 놀래짜나!! "
꽃 밭 앞에 쭈그려 앉아 턱을 괴고 있다가 깜짝 놀라 몸을 흠칫 떨며 뒤로 엉덩방아를 찧는다. 하, 내가 저 말썽쟁이를 어찌하면 좋아...
" 기척을 내고 다니거라! "
" 문을 부서질 듯 거칠게 열었는데 무슨 소리십니까!! "
" ㅇ,아 그러하였느냐... 미안하다. "
" 미안하면 당장 우찬성께 가서 잘못을 구하세요. "
" 스,스승님께서 날 찾으셨느냐..? "
태형은 망했다는 듯 몸을 일으키며 얼굴을 짚었다. 곧 그 손은 내려오면서 올라간 태형의 입꼬리가 보였다. 깜빡 속았다. 태형은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날 바라보며 말했다.
" 그럼 더 놀다 가야겠구나. "
" 저하! "
" 됐다, 걱정말거라. 이번에 지민이 네가 날 도와준다면... "
" 도와드린다면..? "
" 봉자라고 하였느냐.. 그 궁녀? 너에게 얼씬도 못하게 해주지. "
" ...예? "
실로 솔깃한 제안이었다. 봉자라고 하면은 요즈음 나를 따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궁녀이다. 해만 졌다하면 나에게 사랑을 읊어놓는 편지를 내 놓기도, (물론 알지도 못할 필력이었다) 또 되도 않는 시를 읊어 놓기도 하였다. 평소 태형이 지은 시를 듣다가 그 계집이 놓은 시를 들으니... 이하 생략하겠다. 여하튼 나의 취향도 아니었을 뿐더러 이상하게 태형의 눈치도 보이는 터라 많이 곤란하고 곤란하였다.
나는 굴복했다 태형에게, 아니 봉자라는 그 계집에게
" ...약조하신겁니다 저하. "
" 당연하다. 사내대장부가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
예. 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입을 꾹 다물었다. 불만 많은 내 모습에 기분 좋다는 듯 웃고 태형은 내 옆에 서서는 간질거리는 목소리로 날 불렀다.
" 지민아 "
" 예 저하 "
" 꽃이 참 아름답구나 "
" 예, 그러하옵니다. "
태형의 목소리도 그렇고, 내 목도, 아니 가슴도 간질거려 목을 가다듬었다. 태형은 가만히 있다가 실눈을 뜨고서 노오란 꽃이 만개한 꽃 밭을 바라보았다. 곧 내 등을 약하게 떠밀며 히- 하고 웃어보였다.
" 저 꽃 밭에 들어 가 서 보겠느냐 칼은 내려놓고 말이다. "
무슨 꿍꿍이인 것인 지 알 수가 없어 불안한 얼굴을 하고 道 花 (도화) 라고 새겨져 있는 검을 바닥에 내려다놓고 엉거주춤하게 꽃 밭으로 들어가 꽃들 사이사이를 비집고 섰다. 고갤 들어 흔들리는 동공으로 태형을 바라보았다.
" ... 이렇게 말입니까? "
" 그래. 참 아름답구나. "
고갤 끄덕이는 태형에 이상하게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나까지 혼났다.
딴청을 피우는 태형 대신 내가 이마가 사라질 듯 꼴아박고 빌어야했다. 뭐가 좋은 지 동궁전에서 나와 콧노랠 흥얼거린다.
" 저하, 뭐가 그리 좋으십니, "
" 앗 저기보아라! 널 닮은 꽃이..! "
" 조용히 하십시오. "
철없는 이 세자를 어찌해야하는 겁니까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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