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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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밤은 깊어
어스름한 달이
너와 나의 마음속에
어둠과 같이 박히니
패여버린 마음을 부여잡아
어둠에 발을 디디는구나
도화원 : 세자 김태형 X 호위무사 박지민
태형이 나에게 속삭이듯 낮은 목소리로 읊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듣고 있자니 가슴 한 켠이 아릿하여 눈을 살며시 떴다. 지금 내 뒤로 태형은 나를 보고 있음이 틀림없다.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꿇어 앉아있던 몸이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입술은 바짝 말라가는 것 같고 괜한 시선에 목이 타들어갔다.
" 도화 "
" 예 저하 "
" 잠이 쉬이 오지 않는구나 "
" ...근심이라도 있으시옵니까 "
" 근심보다는 설렘이 아니겠느냐 "
' 설렘 ' 이라는 단어에 침을 꿀떡 삼켰다.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태형에게 들렸으면 어떡하나 싶을 정도로 어스름한 푸른 빛이 몰래 창을 타고 들어오는 이 밤은 고요했다. 이 밤이 지나고나면 저잣거리로 나가는 날이다. 실로 오랜만이고 오랜만이라 나 또한 설레었고 태형도 얼마 전부터 자꾸 설레어했다. 그런 태형이 차분한 마음으로 단잠을 잘 수 있을리가.
" 여봐라. "
" 예 저하. "
" 도화를 제외한 모두 침소를 빠져나가라. "
우물쭈물거리며 내관과 궁녀가 침당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속수무책으로 쫓겨나는 이들을 지켜보는 나만이 안절부절했다. 전과 같으면 이상하게 나만 특별한 것 같아서 좋았는데 지금은... 태형과 단 둘이 있게 되는 시간이 너무 괴로웠다. 무릎 위로 살포시 놓았던 주먹에 힘이 꽉 들어갔다.
" 지민아 "
그리고 맥 없이 풀렸다.
" 이리 와 "
혀로 말라붙은 입술을 축이고 자리에서 일어 나 검을 들어 이부자리에 앉아 있는 태형의 앞으로 가 무릎을 꿇었다.
" 그리 불편히 앉지말고 편히 앉아 "
" 편해 "
" ... 지민아 내 이름 불러줘 "
" ...태형아 "
그제서야 태형의 입가에 호선이 그려진다. 태형은 주섬주섬 몸을 눕혔다. 나는 몸을 눕힌 태형의 몸 위로 비단 이불을 덮어주었다. 태형이 무얼하든 내 얼굴이 뚫리게 쳐다 봐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고 침착했다. 아마 지금쯤 나의 얼굴은 붉은 사과 같음이 틀림없다.
" 지민아 "
" 응 "
" 지금 내가 잠이 오지 않는다. 너무 설레여서 "
" 오랜만에 나가는 거니까 "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내 뒷 목을 잡고 당겨 앞으로 고꾸라질 뻔 했다. 내 뒷목에 얹어진 태형의 손이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 데일 것만 같았다. 놀란 나의 눈과 짙은 태형의 눈이 짧은 거리에서 맞닿았다. 서로의 숨소리가 느껴질만큼 가까워서 절로 숨이 멈춰졌다.
" 너를 보니 설렌다는 뜻이다. "
태형의 입김이 나의 입에 내려앉았다. 그 어느 다과보다 달큰했고 그 어느 화로보다 뜨거웠다.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가슴속에 두근거리는 이게 얼른 멈춰주었으면.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을까 멈추기는 무슨 태형의 말로 덜컹 내려앉았다.
" 지민아. "
" ... "
" 지금 이 곳엔 너와 나 밖에 없구나. "
나를 올려다 보는 눈이 달빛으로 잠깐 빛나더니 순식간에 태형의 행동으로 태형과 나의 자리가 바뀌었다. 태형에 의해 들렸다가 내려 앉은 몸이 당혹감과 두근거림으로 옅게 떨렸고 내 위에서 날 내려다보는 태형의 두 눈도 두근거림으로 떨리는 듯 했다. 내 가슴께를 짚은 태형의 손이 천천히 내려가 허리띠를 잡아 끄는 순간 맞닿은 입술에 나의 눈이 달 빛과 함께 감겼다.
" 지민님 허리가 안 좋으십니까? "
" ... 아닙니다. "
" 허릴 짚은 채로 자꾸 인상을 찌푸리시고 혹시 연습을 하시다 허릴 다치셨는지요? "
" 아니라고 했지 않습니까.. "
봉자가 떨어져 나가자 이제는 연이라는 궁녀가 매일같이 찾아와 내게 이것저것 물으며 얼굴을 붉히기 시작한 지 벌써 일주일 째다. 귀찮아서 고갤 절레절레 흔들고 갈 길을 가려하자 연이 내 허릴 꾹 찌른다.
" 아!! "
" 헉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민님 "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허리를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찌릿함이 고통스러웠다. 아플 때 마다 어젯 밤이 자꾸 생각 나 태형이 밉기도 또 사무칠 정도로 부끄럽기도 했다. 한숨을 푹 내 쉬고 연에게 괜찮다고 한 뒤 경전을 읽고있을 태형에게 발걸음했다.
동궁은 조용했다. 서책 넘기는 소리가 차분히 들려왔고 까치가 존재를 알리듯 깍깍 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저잣거리로 나가는 당일인데 어찌 오늘은 저리 차분할까. 내관이 태형의 앞으로 와 시각을 알렸다.
" 유시 이옵니다 저하 "
차분하다는 건 내 착각. 유시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경전을 덮어버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 나 궁녀에게 명했다.
" 나갈 채비를 하겠다! "
그럼 그렇지...
갓을 쓰고 검을 들었다. 태형의 옆에서자 태형이 미소 지으며 내 어깰 툭툭 건드리곤 뒷짐을 진 채로 앞으로 먼저 나아갔다. 태형의 행동에 놀라 얼굴이 새빨개져 손등으로 입을 가렸다. 가린 입술을 이빨로 꽉 깨물었다. 방금 태형이 툭툭 건드리고 간 어깨에 나 있는 태형의 잇 자국이 이상하게 아릿한 느낌이 들었다.
(ㅇㅅ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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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4월인데 그렇게까지 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