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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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모음
경계 위의 너와 나는
너와 날 경계할까?
친구 묵시록
D
빗속에서 처량하게 울음을 끅끅 삼키고 있다. 눈물은 쉴 새 없이 흘러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너에게 뭐라고 말하려 하지만 울음 때문에 목이 먹혀 나오지가 않았다. 고갤 들면 나를 혐오하듯 바라보는 네가 보였다. 뭐가 그렇게 증오스러운지 꽉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눈에 핏발이 서라 날 노려보는 널 꽉 끌어안았다. 몸의 떨림이 나에게까지 전해져 내 몸까지 떨리는 느낌이었다. 너는 나를 밀쳐 떨어뜨렸다. 그러고 부들부들 떨리던 그 손으로 내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나는 빗속을 나뒹굴었다. 그리고 뒹굴뒹굴 거려 결국에 우주를 탈출했다.
“ 와악!! ”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자마자 시간을 확인했다. 9시다. 안도의 한숨이 푸욱 나왔다. 약속시간은 12시. 아직 3시간이나 남았군. 데이트라는 두근거림을 안고 침대에 다시 털썩 누워 아까의 꿈을 곱씹어봤다. 결국은 우주탈출이네. 지민이가 귀여워서 그래. 흫
D - B
꽤 상쾌한 느낌이었다. 알지못할 꿈을 꿨긴 했지만 뭐! 이정도 컨디션이면 평소보다 더 나은 상태이기 때문에 딱히 신경쓰이지 않았다. 이젠 무슨 꿈인 지도 가물가물하고. 너는 일어났을까? 너는 나처럼 이리 심장 떨릴까? 너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얼 먹을까? 너는? 너는? 너는, 넌. 생각의 물꼬를 틀자 너에 대한 생각들이 기다렸단 듯 끝이 없는 폭포처럼 쏟아져 넘쳤다. 생각보다 너무 일찍 일어난 탓에 커튼을 확 걷고 기지개를 쭉 폈다. 응?
" 뭐야. "
날이 왜이리 어두워? 불안함에 얼른 달려 가 폰을 집었다. 초록창에 선명히 찍히는 검은 글씨들 사이로 보이는 회색의 글씨. 흐렸다가 비. 라는 글씨가 나를 절망에 빠지게 했다. 너랑 나는 비의 저주에 걸렸나보다. 하, 운치있길 바라면서 커튼을 쳐버렸다. 치나 안 치나 어두운 명도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래 이렇게 해봤자 뭐 달라지는 거 없다! 그까이꺼 빨리 준비하고 나가버리자!
D - C
너무 빨리 나왔나. 너는 없었다. 오히려 잘 됐다. 네가 없어야 내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주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새벽까지 비가 온 건지 축축히 젖어있는 땅임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리저리 왔다갔다했다. 그래도 새 신발이라서 물 웅덩이는 피해다녔다. 뽀얀 흰 운동화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주 뽀얀 게 널 닮았어. 폰의 홈 버튼을 꾹 눌렀다. 흰 숫자가 찍혀서 나왔다. AM 11:48 곧 약속시간인 12시가 된다. 그리고 곧 네가 보이겠지. 너무 싸게 보이면 안 돼. 어디 앉아서 점잖게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마침 빗 물이 하나도 쳐 들지 않은 벤치를 발견했고 목을 가다듬으며 착석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자 풀냄새 흙냄새 비냄새. 정신이 맑아지는 냄새들이 맡아졌다. 슬며시 눈을 감았다. 가방 속에 느껴지는 접이식 검은 우산의 덜그럭 거림이 좋았다. 너와의 어제를 떠올려보았다. 이 우산을 쓰고 같이 웅덩이를 피해가는 어제의 너와 ㄴ, 급하게 눈을 떴다. 무언가 내 팔을 툭툭 건들였기 때문에.
" 저기. "
" 누구세요 "
" 번호 좀... "
" 저 지금 애인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
" 아, 네... "
네가 아니었다. 애인이라는 말에 심장 한 켠이 간질간질 거려서 애꿎은 가방 끈만 만지작 거리다가 폰을 확인했다. am 11:59 약속시간의 1분 전이었다. 괜찮다. 너는 약속시간을 잘 못지키는 것 마저 귀엽다. 늦잠을 자서 허둥지둥 거리며 나갈 준비를 하는 널 생각하니 자연스레 광대가 올라가다못해 승천하려고 한다. 그래도 비 오기 전엔 와야할텐데... 내가 지금까지 봐 왔던 너는 많이 덜렁거리며 잊어먹고 생각 외로 야무지지 못한 사람이었기에 예상한다. 이렇게 어두운 날이래도 너는 우산을 챙기지 않을 것이다. 홈 키를 누른다. 깨진 액정 사이로 보이는 pm 12:01. 그리고
pm 12:05
pm 12:13
pm 12:28
pm 12:33
pm 12:48
pm 12:55
pm 13:04
…
헛웃음이 베여나왔다. 12를 벗어난 숫자가 밉다. 홈 키를 눌러 깨진 액정사이로 너를 찾았다. 박지민. 정갈한 세글자를 툭 눌러 귀로 가져다대었다. 정적의 신호음이 이어져갔다. 툭- 어느새 내 귀엔 너와 나 사이의 이음새같던 시그널이 아니라 워닝이라 적혀진 판넬 같은 삐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이어져라 제발. 또 똑같은 시그널 , 워닝판넬, 시그널, 워닝판넬, 시그널, 워닝, 시그널, 워닝- 몇 번이 반복되었을까 투둑투둑 소릴내며 비가 떨어져 땅을 적시기 시작한다. 우산을 꺼낼 생각도 못하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렇게 검은 것도 아닌데 비가 내린다. 어느새 볼에 톡- 하고 떨어지고 다음엔 코에 톡- 다음엔 입술에 톡- 이번엔 볼에 톡톡- 입술과 코 볼 통시에 톡톡톡톡- 얼굴을 대충 닦아내리고 주머니에 폰을 집어넣었다.
조금만 더 너와 나의 이음새를...
WARNING
D - D
비에 쫄딱 젖은 몸을 따뜻한 물로 씻어내리고 젖은 머릴 분홍 수건으로 탈탈 털며 나왔다. 끝에 푸른 글씨로 개업을 축하하는 글을 수 놓은 분홍 수건. 성현이 버리라고 해도 아까워서 버릴 수가 있나. 버리긴 너무 아까운데. 자연스럽게 폰을 집어들었다. 홈키를 눌렀다. 깨진 액정 사이로 보이는 pm 5:23 이라는 숫자가 너무 이질 적이라서 쇼파에 툭 하고 던져버렸다. 티비를 킨 동시에 바깥이 천둥으로 울려 그냥 티비를 꺼 버렸다. 자연스럽게 폰을 챙겨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지만 침대에 발라당 누워 폰의 홈키를 꾹 눌렀다. 시계 밑으로 떠 있는 몇 개의 알림을 살펴봤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문자메세지. 카카오톡을 들어가자 친구들과의 단톡방이랑 광고성 메세지가 쌓여있었다. 박지민 박지민 박지민. 세 글자를 곱씹으며 메세지 창을 내렸지만 그 이름이 보인 곳에 새 메세지는 오지 않았었다. 앱을 나가서 페이스북. 푸른 빛이 쨍하게 보였다. 알림 탭을 누르자 보이는 알림들은 대부분 좋아요와 이런 친구는 어때요? 라는 메세지였다. 아, 박지민이랑 페이스북 친구도 안 맺었구나. 그럼 페이스북은 패스. 마지막으로 문자메세지. 톡하고 누르자 문자창이 떴다. 이투스 마지막 프리찬스…. 김태형님의 계정이 휴면계정…. 인★터★넷★전★화…. 광고성 메세지들과 성현에게 온 메세지가 다였다. 여기서도 박지민의 이름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하나하나 보기도 귀찮아 그냥 홀드 키를 누르고 두 눈을 깜빡이다 그대로 감아버렸다.
이음새가 끊어진 기분이었다.
여러분 늦어서 죄송합니다.
세자도 얼른 쓸게요 다음 E편은 비교적 얼른 나올 거 같습니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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