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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9년 전 (2016/8/02) 게시물이에요

게시된 카테고리 엑소

 

 

 

 



공주의 남자 ost - 꽃물 

 

 

 

 

 

 

 

 

 

 

조선시대 망상글, 온양행궁에서 공주x의원 변백현 (뒤는 쫌따 퍼엉!) | 인스티즈 

 

 

 

 

공주x의원 

 

 

 

 

 

조선시대 망상글, 온양행궁에서 공주x의원 변백현 (뒤는 쫌따 퍼엉!) | 인스티즈 

 

 

 

조선시대 망상글, 온양행궁에서 공주x의원 변백현 (뒤는 쫌따 퍼엉!) | 인스티즈 

 

 

 

 

 

 

 

 

 

 

[온양행궁] 

  

  

 

"잘 어울려요?" 

 


공주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오늘은, 백현이 일전에 지어준 한복을 입고서 온양행궁에 나선 길이었다.
곳곳에 잔뜩 들어 핀 꽃 투성이를 지나치니 꽃잔등에 달큼한 향이 내려앉았다. 둘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상궁을 비롯한 그 누구도 그들의 뒤를 따라오지 않게 했다. 왕이 걱정을 했지만 온양행궁에서 필요한 나인들을 제외한 모두를 거절한 공주는 오랜만의 나들이에 기분이 들떴다. 혼자 말을 타면 위험하다며 궁에서부터 온양행궁까지 한 말을 타고 온 것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 올라 중간에 백현에게 놀림을 당한 것 빼고는. 간혹가다 목덜미에 숨결을 불어넣고는 했는데, 그럴때마다 공주의 새빨간 귀를 보고서 계속 웃었단다.
 

  

 

"아주 잘 어울립니다." 

"고마워요." 

"그리도 좋으십니까?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꽃구경입니다. 그간, 병에서 헤어 나오질 못해 꽃구경은 커녕 밖을 나오지도 못했죠."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네. 이게 다 의원님 덕이에요. 그때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꽃향기를 공주는 깊게 들어마셨다. 예전에는 꿈도 못 꾸었을 꽃구경이였다.
화사하게 핀 꽃들을 보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암울한 생각만이 가득쳐있었던 그때는 정말 지독한 지옥과도 같았었다.
그것이 모두 백현과 만남으로써, 홀연히 사라지게 되었고. 벌써 두 해가 지나가던가? 꽤나 아득해진 첫만남이 문득 머릿속을 스쳤다.
 

어쩐지 아련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난 나의 병을 알지 못했고, 문제점을 알지 못했고…, 그대를 만나고 내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소인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소인에게 마음을 열지 못 했던 그때, 얼마나 딱딱하신지 아십니까?" 

  


백현이 공주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공주는 머릿속에 스치는 기억에, 그저 모르는 척을 했다. 정말 예민함이 극에 달했을 때라 제 모습을 생각하니 괜히 부끄러웠다. 그때는 어리광도 많이 부렸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내뱉었더랬다.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리가. 울며불며 앞섶을 잡아 뜯기도 했다지. 어쩔 때는 울적해져 방안에 처박혀있으면서 나가라 소리치고. 그리고 언제 였더라? 의녀들이 정성껏 달여온 탕약을 바닥에 쏟아부으며 여러 흉한 말을 입에 담았더랬지. 

공주는 불현듯 스치는 옛 기억에 당장이라도 어디든 숨어버리고 싶었다. 

  


"맨날 싫다고, 눈물을 흘리시고, 소인조차도 다가오지 못하게 스스로 벽을 만드시고."
 

"미안해요. 나도 그때는 어리석었다구요." 

"그뿐인지 아십니까? 심지어 처음에는 소인께, 당신은 못할 거라며 미리부터 기를 죽이지 않으셨습니까?" 

"흥. 그러면 그대가 한 것은 없나요?" 

  


괜히 심술 돋은 공주가 눈을 세모꼴로 뜨며 물었지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그런 기억은 없었다. 생각해보니 저 홀로 떼쓰고, 울고를 반복했던 것 같다. 무안해진 공주가 큼, 하며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정말 기억 속에는 따뜻한 백현의 품, 옳고 어디 하나 틀리지 않는 말을 내뱉는 그의 모습만 떠올랐다. 처음부터 그는 어긋난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항시 장난끼가 넘쳐 어쩔땐 진심을 구분하지 못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진심과 장난은 확연히 선을 그어준 덕분에 휘말리지는 않았고.  

 


"마마께서 아무리 소인께 그렇게 했어도 소인은 괜찮습니다."
 

"거짓말. 많이 상처 받았을 것 같은데…." 

"의원이라는 것이 다 그렇습니다. 혜민서에서 일할 때에도, 환자의 손톱에 긁힌적 이 수십 번이었습니다. 그 정도는 약과죠. 환자를 구하려다 다친 상처도 있고…. 심지어는 칼에도 맞아봤습니다. 허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그 정도도 감수해내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예전 마마께서 말한 의지박약한 자의 모습이지요." 

"……." 

"그리고, 그렇게 말한 것이 소인에게도 더 자극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고우신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정말 착해빠졌어." 

 


투정 부리듯 내뱉은 말에 백현이 공주의 어깨를 감싸왔다.
 

바짝 다가와 맞붙은 두 몸은 틈을 주지 않았다. 

공주가 백현의 허리를 감싸고, 둘은 향긋한 풀 내음과 따스한 햇빛 아래서 온양행궁으로 가기 전까지 쉴 틈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달큼하고 간지러운, 그런 이야기들을. 

 

 

  

 

 

 

  

 조선시대 망상글, 온양행궁에서 공주x의원 변백현 (뒤는 쫌따 퍼엉!) | 인스티즈 

 

 

 

 . 

 

 

 


"온양행궁에서 몇박은 묵을 거에요. 아바마마가 특별히 하사하신 선물이에요. 편히 쉬어요."
 

  


곧 온양행궁의 모습이 드러났다. 휴식궁으로서, 온천과 화원이 있는 온양행궁은 말대로 낙원과도 비슷했다.
 

봄을 맞아 살구나무와 오얏나무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저 한켠에는 능금도 보였다. 

햇빛 또한 강하지 않아 몸을 따스히 감싸는 듯 포근했다. 

처음 마주한 온양행궁의 모습에 공주도 눈을 크게 키우며 나비가 나풀거리는 화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음. 향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진짜, 천국이 따로 없는데요?"
 

"이런 곳에 소인이 와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왕실을 위한 것이 아닙니까?" 

"당연히 와도 되지요. 그리고, 아바마마께서도 허락하신 일입니다. 제가 말하기도 전, 동행해서 갔다 오라 어명이 있었습니다." 

  


공주와 백현의 사이를 알아챈 왕의 선물이었다.
 

공주에게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을 어찌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에, 그동안 다친 마음을 위로해주고자 어렵게 고안해 낸 것이 온양행궁으로 잠시 휴식을 보내는 것 이었다. 그들이 온양행궁으로 가기 전, 특별히 관리를 해준 덕에 더욱 빛을 발하는 온양행궁에 공주는 들뜬 기분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하였다. 백현의 손을 더욱 그러쥐고서 한껏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니 그의 강아지 같은 눈매가 처지며 해사한 웃음을 만들어내더라. 어쩌면 저리 웃는지. 목울대를 툭툭 칠만큼 두근거리는 심장을 공주는 애써 감추려 노력했다.
 

 

 

"온천욕을 하실 시각이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들의 곁으로 다가온 나인은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온양행궁의 목적은, 온천욕을 하며 피로를 풀기 위함이었으니 그들은 온천욕을 하기 위한 발걸음을 뗐다.
 

 


"잠깐."
 

 


공주는 갑자기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길을 안내하는 나인은 한 명이다. 헌데 안내할 사람은 두 명이 아니던가? 

설마, 혼탕을 하는 것인가? 급속도로 붉어진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머릿속이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어디 아프신 것입니까? 불편하신 거라도…."
 

"아, 아니에요." 

"얼굴이 발갛습니다. 설마 이 날씨에 고뿔이라도 든 것입니까?" 

 


제 뺨에 손을 올리는 백현에 공주의 몸이 경직되었다. 

이런 생각이 정말 주책맞다는 것을 알지만, 머릿속에서는 계속 '혼탕' 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다녔다. 자꾸만 상상을 하게 되는 못된 자신에 정신을 차리라고 몇 번을 일렀건만. 

제 옆에서 영문도 모르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백현의 눈을 마주 보기가 괜히 부끄러웠다. 실없는 생각임을 알면서도 고민하던 공주는 결국은 나인의 옆에 다가서 귓속말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어, 하나만 물어도 되겠습니까."
 

"예. 하문하십시오." 

 


나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공주는 여전히 저를 갸우뚱 거리며 바라보는 백현의 눈치를 슬쩍 보고서는 소리를 더욱 낮추어 말을 꺼냈다.
 

  

 
"온천 탕이 하나밖에 없는 것은 아니지요?"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참아가며 물은 말에 단번에 이해한 나인은 작게 웃고서 고개를 저었다.
두 어개가 더 있습니다. 볼이 발그레한 공주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고했다.
그제서야 안도한 공주는, 멋대로 뛰던 심장을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다.
 

 


"무슨 말씀을 그리 은밀하게 하는 것입니까?"
 

"비밀입니다, 비밀." 

 

 

조선시대 망상글, 온양행궁에서 공주x의원 변백현 (뒤는 쫌따 퍼엉!) | 인스티즈 

 


 

공주가 손을 젓자 백현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더 다가섰다. 

한 발자국, 다가서 아까와는 달리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얼굴을 바꾸고선, 입술을 열었다. 

 


"들어도, 보아도 모두 함부로 발설하면 아니되는 것이 궁중의 법도이지요. 소인은 아주 잘 지키고 있습니다."
 

 


걸음을 멈춰 선 공주는 앞장 서가는 백현의 뒷모습을 보다, 이내 그 뜻이 무엇인 줄을 금방 알아챘다.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더듬거리다, 여유롭게 자신을 앞장 서가는 백현의 팔을 붙잡았다.
 

  


"그게 무슨…!"
 

"얼굴 빨개지셨는데." 

"내, 내가 뭘했다고요." 

"온천탕이 하나가 아니라 아쉬운 것입니까?" 

 


무르익은 일년감마냥 상기된 볼을 쓰다듬은 백현은 살풋 미소 지었다.
 

제 옆에 서있는 여인이 너무도 귀여워, 당장이라도 품에 넣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안내하던 나인의 멈춘 발걸음에 그 마음을 거두었다. 아마 덥석 안아버리면 놓으세요! 하고 소리를 죽여 앙칼지게 말하다 곧 꼬리를 내리고 품에 파고들겠지.  자꾸만 입꼬리가 올라가는구나. 여전히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떨군 공주의 손목을 끌어 제 옆에 데려왔다. 얼마나 부끄러워 하는지 손목도 홧홧 달아오른 듯 하다. 농담이라며 백현이 장난스레 말하니, 공주는 뾰루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발걸음을 옮기며 투닥거리던 그들의 앞에서 있는 것은 온천탕이 있는 하나의 전각이었다. 

  


"공주마마께서는 소인을 따라오시옵서서."
 

"마마, 온천욕 후에 뵙겠습니다." 

"…흥. 안 봐요." 

"얼른 들어가십시오. 나인들이 기다립니다." 

 


삐진 얼굴을 한 공주의 등을 살짝 밀었다.
다 알면서 저를 놀리는 백현에게 힘없이 떠밀려간 공주는 제 입을 원망하며 후회의 연속이었다.
입을 꾹 다물고 있을걸, 하며.
 

  


"봄을 맞아 만개한 꽃들을 준비했사옵니다."
 

  


전각 앞에 들어오니 저에게 다가오는 서너 명의 나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줄곧 해오던 욕간과는 다른 풍경도 낯설었다. 

입구부터 빨간 얇은 휘장으로 한꺼풀 시야를 차단하여 은은히 비치게 한 것 하며, 가득 담긴 물 위에 흩뿌려진 장미꽃과, 꽃향인지 코 끝을 달큼하게 감싸는 향. 

이색적인 공간에 공주는 어리둥절해했다. 

  


"실례하겠습니다."
 

  


나인들은 공주가 입고 있던 저고리와, 치마를 벗겨내고 한쪽에 고이 개어두었다.
속적삼과 속치마만 남겨둔 탓에 등줄기에 한기가 돌자, 막 피어오르고 있는 온천 탕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따뜻해."
 

  

 
탕 안에 몸을 담그자마자 노곤한 기분이 든 공주는 말을 중얼거리며 아직도 나가지 않은 나인들을 바라보았다.
장미꽃잎이 담뿍 들리도록 손아귀에 물을 걷어올리며 장난치던 공주에게 다가온 나인 두 명은 바가지에 물을 담아 그녀의 어깨 위로 흘렸다.
따듯한 물줄기에 공주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선왕께서 자주 찾으시던 온양행궁이라더니, 역시 그 명성은 다르지 않구나.
 

  


"탕에는 장미 말고도 여럿의 약재를 넣어 우리도록 해놓았습니다. 구기자, 창포, 복숭아꽃을 비롯한 많은 약재가 들어갔으니 효과는 좋으실 것입니다."
 

"아! 간간이 창포물로 목욕을 해본 적은 있어요. 그게 들어갔구나." 

"특별히 약재를 추가 한 것입니다. 아마 그만큼 분명 효과는 탁월할 테지요." 

"제가 알기로는 그 꽃과 약재가 그저 살결을 곱고 희게 하는 걸로 만 알고 있어요. 몸에서 좋은 향이 나게 하는 것…, 그것이 다인줄 알고 있는데 또 무슨 효과가 있나요?" 

  

 
공주는 진심으로 궁금해하며 물었다. 아까부터 나인들의 눈빛이 이상한 것이, 뭔가 숨겨져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리 이상야릇한 미소를 띠고서 말할 리가. 

의심스럽게 나인의 눈을 훑던 공주는 대뜸 날라오는 나인의 말에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뻔했다. 그것이 무엇이냐. 

  


"마마께서 말하신 효과들이, 사내를 한 번에 반하게 하지요."
 

 


…호호호.
옆에서 공주의 시중을 들던 여인이 입을 가리며 작게 웃었다.
그에 공주는 당연히 당황스러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할수 밖에. 나인은 몸이 경직된 공주의 어깨에 다시 뜨듯한 물을 부어주며 말했다.
 

  


"그리 부끄러워마십시오. 소인들은 이미 다, 봤습니다. 정분 나신 두 분께서 어찌 몇 박을 그냥 지낼 수 있단 말입니까."
 

"맞습니다. 해서 소인들이 몰래 준비했사온데,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옵니까?" 

  

 

나인들의 목소리에 공주는 그저 입술만 깨물었다. 정분은 났지만 이건 정말,…. 

  

  

"음, 그것이 아니라. …몰라요. 난 몰라." 

 


공주는 고개를 숙였다. 옆에서 열심히 재잘거리는 나인들의 말에 부끄러워 어디론가 숨고 싶을 지경이었다.
정분이 났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들키게 되다니.
최소한의 나인들만 있어서 다행이지, 많은 나인들이 시중이 들었더라면 아마 더 퍼졌을 것이다. 공주는 빨개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마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라면 말씀해주십시오."
 

"아닙니다. 좋아요." 

"그럼 다행……여긴 무슨 일이니?" 

"다름이 아니라, 의원님께서 머물게끔 되어있던 온천탕에 이상이 생겨 이 온천탕을 써야 할듯싶습니다. 마마가 온천욕을 다 끝마친 후에 의원님을 모시고 오겠습니다." 

  


백현이 머물고 있던 온천탕의 나인이었는지, 급한 목소리로 달려와 고한 말에 체념한 상태로 감싼 두 손을 거두어낸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긴 여정을 하느라 곤했을 터인데 아직까지도 온천탕에 발을 들이지도 못한 것에 걱정이 되었던 것일까.
저보다는 백현이 피로를 풀었으면 하는 마음에 공주는 양옆의 나인들에게 말했다.
 

  


"이만 나가볼게요. 나보다는 그가 더 급한 거니까."
 

"소인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예?" 

"잠시만 기다리시옵서서." 

  


찡긋. 하는 나인에 공주는 흠칫했지만 곧 일어지는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탕 안에서 홀로 물을 첨벙거리며 노는 것이 다일뿐.
 

  

 
"왜 안 와……."
 

  


공간 안에 가득 울려 저에게로 돌아오는 말에 공주는 지루한 듯 고개를 숙였다.
 

물 위에 동동 떠있는 장미 꽃잎을 꾹, 눌렀다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는 무의미한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덜컥. 하며 열린 욕간의 문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재빠르게 제자리에 돌아갔다. 누구지? 김이 서린 탓에 잘 보이지 않는다. 공주는 피어오르는 하얀 김 속의 형체가 서서히 보이자 물속으로 눈과 코만 내놓은채 급히 몸을 숨겼다. 

 

'어째서 이곳에 있는거야!' 

 

공주의 얼굴이 빨갛다 못해 귀까지 붉게 물들여졌다. 설마, 나인이 말했던 좋은 생각이…. 

  

  

 

 

 


"마마."
 

 


이럴수가. 목소리가 백현이 맞음을 확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지금 상태가 말이 아니기에 공주는 더욱 초조해졌다. 물에 들어가기전까지는 멀쩡했던 속적삼과 속치마가 몸의 굴곡에 맞게 딱 들러붙어있어 피부를 그대로 비추어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숨어도 백현의 눈에는 또렷히 들어왔다.
 

  

  

"정말로 하고 마네요. 혼탕." 

  

 

또, 목소리에 장난기가 다분하다. 백현의 입가에 호선이 그어졌다. 

  

  

"내, 내가 나올게요. 난 가도 정말 괜찮으니깐." 

"어떻게 가시려그러십니까. 이곳에는 영견(*수건)도 없습니다." 

"나인들은 어디 갔길래……." 

"소인을 이곳으로 끌고오고서는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당황스러운 나인들의 행동에 공주는 단번에 그녀들의 의도를 알아챘다. …기회를 잡았으니 행동에 실행한것이겠지.
왜 하필이면 온천탕은 왜 이상이 있어서. 애꿎은 온천탕만 계속 원망하던 공주는 다른 하나는 알아차리지 못 했다.
백현이, 제 앞에서 옷을 벗어두고 있는 것을. 앞이 흐리도록 공간에 가득 찬 김 탓에 흐리터분한 시야가 그 이유였다.
 

  


"아마, 백현은 나보다 더 곤할 거예요. 그러니깐, 음. 난 들어갈 테니 쉬어요. 나인들을 불러서 영견을 가져오라 명하면 되는걸요.
그리고 난 많이 해서 이제 나가야 할 시간이에요."
 

  

  

아마 더 있다가는 살이 다 불어 터버릴지 몰라.
횡설수설하는 공주의 작은 목소리가 탕 안에 가득 울렸다.
그것을 못 들었을 리 없지만 백현은 마저 탈의했다. 아까 전, 나인들이 생글 웃는 표정으로 단단히 일렀던 말이 생각이 났다. 

'마마가 아무리 밀어내어도 꼭 탕에 들어가세요. 이것은 하늘이 도와준 것입니다. 온천탕이 이리 쉽게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 뒤 말을 이어 '성공하세요!'  하며 곧장 이 전각을 나선 나인들이 뇌리를 스쳤다. 짓궂은 그녀들이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흥미로워, 백현은 잠시 문 앞에서 주저하다 탕 안에 들어선 것이다. 덕분에 이리 귀여운 공주의 모습도 보고. 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고 정신없는 공주의 입술을 당장이라도 취하고 싶다. 백현은 능청스럽게 입을 열었다. 

  

  

"소인이 매우 고단해서 말입니다." 

"해서 내가 나올 테…어?" 

  

  


 

 

풍덩! 

공주는 말을 잇지 못 했다. 분명히 이 묵직한 물의 파동이 느껴지는것은, …설마. 

 

 

조선시대 망상글, 온양행궁에서 공주x의원 변백현 (뒤는 쫌따 퍼엉!) | 인스티즈 

 

 


피어오르는 수증기 속으로 보이는 모습은 역시 다름 아닌 백현의 모습이었다.
눈을 비비고 아무리 쳐다보아도 영락없는 백현이다. 순간 놀란 공주가 소리도 못 지르고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있을 찰나.
 

  

  

"…소인의 몸이 매우 곤한 터라, 탕이 급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말도 안 해주고 대뜸 들어오면 어떡하라는 거예요. 나갈래요." 

  

  

하루에 대체 몇 번을 얼굴을 물들이는 것인지.
어느새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백현에, 공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나 정말 나갈 거야.라며 통하지도 않는 앙탈을 부렸다.
 

  

 
"먼저 아쉬워한 것은 마마입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짓궂은 거에요. 정말." 

"글쎄…,말 입니다." 

  

  

그 뒤로 백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서 탕 안에 잠자코 있었다. 

사실 정말 온천욕을 하러 온 것이지, 공주에게 손을 댈려던 순간은 전혀 없었다. 공주를 놀리는 것도 이만하면 되었고. 몇 밤을 머문다 했던가? 머릿속으로 남은 밤의 수를 세던 그가 피식 웃었다. 공주 옆에 머물려는 마음으로 곤한 것을 핑계로 탕에 들어선 것인데, 정말 나른해지는 기분에 눈을 살며시 떴다. 힐끔, 옆눈으로 흘깃거리는데 대뜸 웃음이 났다. 옆에는 공주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로 긴장을 하고 있었으니까.
 

 

잠시 뜸을 들이던 백현은 입을 열었다. 

  

  

"편히 뒤에 기대시옵서서." 

"어떻게 그대가 옆에 있는데 마음이 편할 수가 있어요." 

  


한 공간 안에, 심지어 이런 분위기에서.
 

폐쇄된 공간에 정분을 나눈 남녀 둘이 있는 것은 정말 아슬하고 위험한 일이었다. 

일어나기도 뭐 한 제 저고리를 내려다보다, 공주는 몸을 최대한 굽혀 목까지 물이 잠기게끔 했다. 

백현은 마냥 싱글벙글 웃고 있는데, 제 마음은 편치 못하니 하릴없이 입을 꾹 다물고 입을 뿐이었다. 

그렇게 정적이 흐르던 때였을까. 

  


"마음 같아서는 말입니다. 당장이라도 마마에게 더 다가서고 싶지만, 마마께서는 요양을 하러 오신 것이 아닙니까? 헌데, 오히려 피로를 얻으면 안 되는 것이잖습니까. 밤에 잠도 못 자고."
 

"밤에 잠을 못 잔다니요." 

"소인은 그저 온천욕만 즐기고 가려 하였는데, 마마께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면. 소인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에요. 나는. 자…잠깐만." 

  

  

  

  

 

 


그들이 몸을 담그고 있는 온천탕 안의 물이 크게 일렁였다.
순식간에 공주의 입술을 차지한 백현은 이내 그녀의 목으로 얼굴을 숙였다.
물 때문인지 미끄러운 목덜미를 몇 번이고 맛보던 백현을 공주는 밀어냈다.
 

  


"안돼요
." 

  


그러나 사내의 힘을 이길수는 없는 법이니, 저돌적인 그의 입술에 공주는 허옇게 허공에 떠있는 김 속에 탄식만 떠내보냈다.
 

  

  

"이래도 마다하실텝니까?" 

  

  

허리를 지분거리는 손길에 공주가 저도 모르게 백현을 꽉 붙들었다. 제 얼굴 위로 드리우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에 공주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또, 당했구나. 이상하게 자꾸만 휘둘리는 제가 원망스러우면서도 그녀는 반항할 수가 없었다. 반항할라치면 어느샌가 저를 홀려 제맘대로 다뤄버리니까. 공주는 여간 부끄러운게 아니라, 백현의 눈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시선을 허공에 두었다. 아아, 장미꽃 향에 매료될 것 같다. 백현은 공주의 턱을 부드럽게 잡아 제 쪽으로 돌렸다. 이래야 눈을 마주치지. 속삭이듯 흘려 말한 그의 목소리에 공주는 정신이 아찔했다. 

 

  

"걱정 마십시오. 아마 내일부터는, 따듯한 방 안에서 온전히 잠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그러고 싶어요. 정말 난 왜 그대한테만 이렇게 안절부절하는지…." 

"오늘은 마마의 곁에 밤새도록 머물 것입니다. 싫습니까?" 

  

  

공주는 고개를 떨구고 아무 행동도 하지 못 했다. 그러면,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지요.
귀에 들리는 상냥한 목소리를 끝으로 백현의 손이 물에 젖어 축 늘어진 저고리의 고름을 당겼다.
 

  

  

"내가 정말 못 살아." 

  

  

백현을 밀어내면서도 손길을 거부하지는 않던 공주는 괜히 투덜거렸다. 

  

  

"쉿." 

  

  

간지러운 손길이 허리 언저리에서 머물렀다. 

깊은 눈동자가 싱그러운 미소와 함께 공주의 심장에 훅 들어오자, 눈만 끔뻑이던 공주는 백현의 손길에 속수무책이었다. 

 

장미 꽃잎이 급격한 물살에 이리저리 떠밀려졌다. 

이것이 온천탕의 열기인지, 그들의 열기인지.허공을 맴도는 취할듯한 달짝지근한 꽃잎의 향기는 고혹적이었고, 또한 치명적이었다. 

그 속에서 뜨겁게 달아오르는 체온은 쉽게 식을 틈이 없었다. 

  

 

 

 

 

 

조선시대 망상글, 온양행궁에서 공주x의원 변백현 (뒤는 쫌따 퍼엉!) | 인스티즈 

 


 

 

 

 

 

"…달다." 

  

 

쪽. 

 

 

 

 

 

 

 

 

 

 

 

 

 

 

 

 

 

  

  

 미박대란에 휩쓸리다 갑자기 썼따 

 ㅋㅋㅋㅋㅋㅋ많이 자중하면서 썼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나...걸릴까봐...좀있다 뒤에 야시꾸리는 펑할꾸야...(음흉) 

존대하는 백현이 발려... 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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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1
쩔어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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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징
뒤에 수위 좀 높아서 안되게찌? 펑해야겠지?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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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2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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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3
제발 글잡 가주라...제발....제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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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4
헐 진짜 글잡 가자 ㅜㅜㅜㅜㅜㅜㅜㅜ 제발 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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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징
글잡 무서워... 그래서 톡도 안해 8ㅅ8 잘 읽었길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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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5
오어부버웡!!쪽!!쪽이라니!!!남녀간의사랑좋아좋아!!!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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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6
미쳐따 슼랩...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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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7
아니야 ㅍ 하지마로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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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징
안 걸리겠지? 그럼 펑 안하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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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8
우와 대박 펑하지마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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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9
대박글잡가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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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10
헐... 다음편 가시죠 작가님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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