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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결혼 전 그런 말들을 참 많이 했음.
우리 결혼하면 꼭 아들 하나 딸 하나 낳아서 네식구 행복하게 살자.라고
그런데, 예상치도 못하게 하필이면 결혼 4개월 차에 접하였을 때
일이 벌어졌음.
그 막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그 기분에 속도 자꾸 미식거리고
결론적으로 생리도 안하길래 결국 산부인과를 찾았음.
임신했다는 그 한마디가 생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말이기에
그렇게 생소할 수가 없음.
며칠에 병원을 찾아오라는 말에 인사를 남기고 병원 밖을 나가는데
왠지 모르게 살짝 눈물이 핑 돌았음
엄마 생각도 나고, 내가 좋은 엄마가 될수있을까
뭐 이런저런?
집에가서 민윤기한테는 어떻게 말을 전해줄까 고민하다가
그냥 뭐 민윤기 성격 상 이런걸로 장난치는거 별로 안좋아하니까
정석대로 사실을 말해주려고 했음
윤기가 집에오자마자 옷을 벗고 샤워를 하러 들어가려던 찰나에
"윤기야."
"응?"
"나 임신했어."
라고 질러버림.
그랬더니 한참동안이나 말이 없더니만 '축하해.'라고 한마디를 남긴 채
다시 씻으러 들어갔음.
뭐지 이 반응?
뭐 물론 좋아서 방방 뛸 거라곤 생각 안했지만...약간 기분이 묘했음
다른 남편들 처럼 표현 좀 해주지...하고 시무룩.
다 씻고 나온 윤기가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고 있었음.
그 모습을 보다가 마침 타이밍 딱 좋게 전자레인지 속 따뜻해진 반찬을 꺼냈음
저녁상을 차려주곤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윤기의 눈치를 살살 살피며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는데
"왜 수염 거슬려?"
내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인거 같아보였음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니
평소에 수염이 자라는 걸 싫어하다는 걸 기억하곤
수염을 정리하지 않아서 쳐다보는 건가, 라고 생각한 윤기가
수염이 거슬리냐며 물어봄.
"어? 아니."
"그럼 왜 쳐다봐."
내가 내 남편 쳐다보겠다는 데...,
그 말에 괜히 서운해서 조용히 밥만 먹고 있었는데
일 다녀와서 배고플텐데 밥도 먹지 않은 채로 계속 나를 쳐다보면서 있길래
"왜?"
라고 물어보았더니
"예뻐서."
라고 대답했음.
또 언제였더라.
"내 남편이 알려준건데, 탄소씨 남편이 그렇게 자랑을 하고 다닌다면서?"
"네? 뭘요?"
"뭐긴 뭐야! 2세 소식이지 회사에서 엄청 자랑하고 다닌다던데?
자기 아내 닮아서 엄청 예쁠거라고! 윤기씨, 딸이길 바란다더라. 아직 성별은 모르는 거야?"
남편끼리 친하고 잘 아는 사이라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 수다를 떨던 사람이
태교에 꼭 필요한 걸 선물로 주겠다며 놀러와서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게 되었는 데,
생전 듣도 보지도 못한 얘기들을 줄줄이 늘어놓는거 아니겠음?
평소에 좋다는 티를 전혀 내지 않았던 윤기이기에
저런 말을 했다는 게 정말 하나도 안 믿겼음
"윤기야."
"왜."
"사랑해."
"응."
항상 표현 안해준다고 투덜거리고 혼자 토라져있던 내가 너무 미워지는 순간이었음...
그래서 윤기가 집에 오자마자 다소 오글거리는 말을 했는데
대답은 싱거웠지만 분명 매우 수줍어하는 표정이었음.
그래서 만족.
또 임신 중에 다른 임산부들과는 다르게 식욕이 없어서
윤기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혼자 좋아했었는데,
한 7~8개월 쯤에? 없던 식욕이 우주 대 폭퐐한 거임..
그래서 윤기가 일 갔을 때 마트가서 군것질 거리를 사서 먹기 시작했는데
윤기가 하루가 다르게 냉장고가 군것질로 가득 차있는 걸 보곤
어느정도 눈치를 챈 모양임.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어..?"
"먹고 싶은 거 있냐고."
"어....나....석류랑 당근 주스...."
처음이 어렵지 다음부턴 쉽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음
"윤기야 나 갑자기 오렌지 먹고싶어, 어떡해?"
"뭘 어떡해 먹어야지 기다려."
"윤기야 나 닭발 먹고싶은데 먹으면 애기 못생기게 나오겠지?"
"다 미신이야, 먹고 싶으면 먹어야지, 기다려."
그래 초반엔 이렇게 열심히 사다주고, 맥여줬는데.
"윤기야 나 그 나운마트 1400원 짜리 빵 그거 있잖아 그거 먹고싶어."
"아, 또 뭘 사달래."
점점 귀찮아하기 시작했음.
"진짜 안 사줄거야...?"
"기다려."
툴툴거리는 건 세계 일등이었지만 그래도 사달라는 건 꼭 사줌.
어느덧 만삭의 임산부가 되었고, 지금 당장 진통이 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출산 예정 날짜도 두달로 다가왔음.
사실 가만히 있어도 숨 차고 눈물 날 정도로 너무너무너무 힘들었음.
잠이라도 편하게 자면 몰라...
잠도 편하게 잘 수가 없었음.
숨이 막 컥컥 막히는 데 어떻게 잠을 자..
울다가 지쳐서 자는 날이 허다했고, 눈만 감고 정신은 깨어있는 채로 하루가 지나간 적도 많았음
그럴 때 마다 윤기가 옆에서 자리를 든든히 지켜주었지만
사실 윤기만으로 그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은 감출 수 없었음.
그 날은 평소와는 다르게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있는 상태라
저녁이고 뭐고, 윤기가 일 끝나고 집에 오기 전에
옆으로 누워서 힘겹게 잠에 청하려 노력하고 있었던 때였음.
"나 왔어."
"자?"
윤기가 일 갔다 온 건지 현관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다녀왔다는 인사도 들려왔지만
내 몸이 내 몸이 아닌지라 눈도 안 떠지고 몸도 일으킬 수가 없었음.
그래서 그냥 자는 척 계속 누워있었는데
"자는 모습도 못생겼네."
자고 있는 줄 알고 하는 말 상태가....
순간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때려주고 싶었지만 참았음.
"……."
"…아프지 마라 탄소야."
"내가 미안해."
"사랑해 0탄소 잘 자."
머릿결을 부드럽게 넘겨주더니 이내 등을 계속해서 쓰다듬어주는 따뜻한 손길에
잠깐 눈물이 날 뻔 했지만 곧,
언제 잠 든 건지 모를 정도로 편하게 잠에 들게 됨.
드디어 2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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