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을 꼭 틀기! )
어느덧 본공연의 마지막 무대가 끝났다.
앵콜 무대만을 남기고 있는 상황. 관객석에서는 여전히 열화와 같은 팬들의 함성이 들려오고 있었고,
멤버들 모두는 무대 뒤에서 물을 마시거나 땀을 닦으며 이제 몇개 남지 않은 무대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 ... vcr 차례지? "

" ... 그렇네요. "
지민의 대답을 끝으로 멤버들 사이에서는 꽤 긴 정적이 흘렀다.
아무도 그 공기마저 무거운 침묵을 깨려 하지 않았다. 아니, 차마 깰 수 없었다.
조용히 수건으로 목 뒤를 닦고 있던 석진이 철썩같이 달라붙어 있던 멤버들의 입술과 숙연해진 주위를 돌아보다
이내 입가에 작은 미소를 걸치며 말을 꺼냈다.

" 보고 있을거야. 용기 내자. "
-
비티에스! 비티에스!
앵콜을 외치던 팬들의 우렁찬 함성소리는 스크린이 켜지고 재생되는 영상 하나에 훨씬 더 커지는 듯 했으나
석진이 언급한 이름 하나에 금세 수그러 들었다.
간간히 터졌던 울음소리는 곧 온 장내로 퍼져나갔다.

- 제이케이! 석진이형이야. 잘 지내니.

- 형이 이번 콘서트에서 또 남준이랑 스페셜 댄스 스테이지를 준비했어.
맨날 옆에서 형, 몸을 이렇게 움직여 봐요, 하며 늘 잔소리 하던 니가 없으니까 좀 허전 하긴 하더라.
근데 형 이제 진짜 춤 좀 추는거 같아. 진짜야, 거짓말 아니고.
보고 있지? 보고 있으면 거기서 석진이형 춤 많이 느셨네요- 해봐.
이 형은 말이야, 니가 어디서 무슨 말을 하든지 다 들을 수 있거든.

- 어, 야 정국아. 이렇게 막상 영상편지 쓰려니까 또 엄청 쑥스럽구, 그러네.

- 길게 할 말은 없고. 보고 싶다 많이.
너도 우리 생각 많이 나지? 알아 임마, 울지 말고 딱 80년만 기다려.
요즘 같은 백세시대에 나는 백살 꽉 채우고 갈거니까.
... 넌 뭐가 그렇게 급했냐.

- 정국아, 랩몬형이다. 보고있냐?

- 황금막내. 누가 지은 별명인지 참 잘 지었어, 그지?

- 여기서도 늘 이름값했던 우리 막낸데 거기서도 당연히 그렇겠지?
형은 무대 위에서든, 아래서든 누구보다 빛나던 너를 기억하고 있어.
거기선 영어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영어 배워서 형이랑 프리토킹 해볼 거라며, 기꺼이 상대 해주마.
형은 너 보고 싶어도 꾹 참고 진짜 진짜 한참 뒤에 갈거거든? 그러니까 농땡이 피울 생각도 하지마. 변명도 안 들어줄거야.

- 우리 막내! 희망 희망 제이홉 형님이시다.

- 보고 싶단 말은 안 할게~ 어차피 다른 멤버들이 나 대신 많이 할거니까. 그렇지?
너 때문에 내 희망이, 어? 반은 줄어든거 같다.
이 애타는 마음을 우리 철없는 막내는 알까~ 올라가면 세상에서 제일 못 살게 굴거야.
.. 그래도 우리가 이렇다고 너까지 그러진 말고. 힘든건 행님들이 다 할게.

- 우리 귀염둥이 정국이! 어, 저기서 보고 있겠지?

- 아직도 여긴 니 흔적이 참 많아. 그래서 형 너무 많이 슬프진 않더라.
인터넷에 니 이름 치면 영상도, 사진도 주르륵 뜨는데 뭐.
.. 그래서 가끔은 니가 아직 살아있는것 같기도 해.
왜 맨날 폰만 붙들고 있냐고 실장님 한테 혼나기도 많이 하고~ 아~ 다 너 때문이야.
나중에 만나면 니가 절대 허락 안해줘서 못했던 뽀뽀도 실컷 해야지. 우리 예쁜 막내.

- 짠! 전정국이! 놀랐지? 너무 가깝나? 책상 위에다 올려 놓고 말해야겠다.

- ... 잘 지내? 나는 너 없으니까 무지무지 심심하던데. 정국이 너도 그렇지?
아, 그, 이제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너 진짜 대박 불공평하다.
우리는 나중에 폭싹 늙어서 갈텐데 너는 젊은 모습 그대로 일거 아니야.
완전 치사해, 자기만 잘생길라고. 너 우리 만날때 막 몰라보고 그러면 안 된다?
너 거기는 나 없어서 놀 사람도 딱히 없을텐데~ 그치? 내가 딱 맞췄지?
에휴, 또 내가 심심한 우리 막내를 위해서 다른 형들 보다 일찍 가줄게. 그러니까 주름 백개 돼도 나 꼭 알아봐라, 약속.
-
영상 편지가 끝나고 어느새 너나 할거 없이 눈시울이 붉어진 멤버들이 진행을 위해 무대로 올라왔다.
울음바다가 된 콘서트장을 바라보던 남준이 한 마디를 꺼내려는 순간 영상 하나가 뒤이어 재생 됐다.

- 카메라 켜졌나? 아, 커졌다.
공개되지 않았던 정국의 로그였다.

- 201X년, X월 X일. 정국의 로그.

- 어, 일단 박수부터 치고 시작하겠다.

" ..... "

- 오늘은 이번 활동 막방날이었다.
어... 정말 마지막까지 큰 사랑과, 응원을 주신 우리 아미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하단 말씀 전하고 싶다.

" ..... "

- 마지막 방송이었어서 그런지, 정말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나 이번에 역대 가장, 그, 많은 사랑을 받았어서, 어.. 사실 아직도 얼떨떨 하다.

- 형들과 함께 다같이 이뤄낸 쾌거?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특히 나. 전정국이 가장 빛나는 활동이 아니었나 싶다. ... 농담이다.

- 어... 다음 활동에도 역시 사랑하는 우리 형들과 함께 더 열심히 준비해서
이번 활동 못지 않게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
연습을 해도 해도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그럴때 마다 옆에서 힘이 되주는 멤버들, 가족들, 회사 식구분들, 그리고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미여러분들.
정말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 "

" ..... "

- ... 아 사실 지금이 새벽인데, 그 새벽 감성이라고 하나?
그거 때문에 자꾸 이렇게 감성적인 말 밖에 생각이 안난다.
뭐, 여태껏 많이 못 해봤던 수상 소감 대신 한거라 생각하, 해보도록 하겠다.

- 그냥 좋은 모습 앞으로 많이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아, 자꾸 형들이 왔다갔다 한다.
-아 지민이형! 들어오지 말라고여!
' 아 왜~ '
- 저 지금 로그 찍고 있잖아여, 조금 있다가 들어옵시다 좀.
.. 무튼 내가 정말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우리 형들. 정말 정말 사랑하고 아미 여러분들도 정말 정말 사랑한다는 말이다.
많은 아미분들이 막방이었다고 슬퍼하고 아쉬워하시던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늘 막방은 있었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잖아요?
우리는 앞으로도 자주자주 만날거니까, 또 앞으로 만날 날이 훨씬 많으니까 다음 활동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 어, 마무리 해야지. 201X년, X월, X일 정국의 로그. 끝. 안녕!

" ..... "

" ..... "
201X년 X월 X일. 정국의 사고가 있기 딱 일주일전이었다.
모두가 울었다.
모두가 무너져내렸다.
아직은 그 누구도, 정국의 죽음 앞에 태연해지지 못했다.
-
제목 추천해준 탄소야 고마워!!! 찌통글.. 써보는게 소원이어서 써 봤는데 그렇게 느껴졌을란지 모르겠다ㅠㅠㅠㅠㅠ 끝까지 읽느라 수고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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