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과 주점 오세요! 신방과 주점 합석 보장합니다! 유교과 안주 완전 맛있어요! 드시고 가세요!
축제 주점 날. 과별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점에서는 제각기 손님을 끌어오기 위해 안달이었다. 토끼귀 머리띠며,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이며, 우스꽝스러운 모자 같은 것들을 경쟁하듯 뒤집어 쓴 학생들은 일단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손목부터 잡아 끌고 봤다. 영민은 벌써 네 번째로 웃으면서 사과하고는 손을 떼어내었다. 형님, 제가 합석 무조건 해 드리겠습니다, 하며 영민의 어깨를 잡던, 누가 봐도 영민에게 형이라고 부를 액면가는 아닌 것 같던 남학생을 떼어낸 걸 마지막으로 영민은 인적이 드물 것 같은 길을 향해 빠르게 걸었다.
영민에게는 세 번째 축제였기 때문에, 과대인 동기 대휘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주점 날 학교에 올 생각도 전혀 없었다. 이번에 주점 자리가 완전 구리다면서, 너네라도 와서 좀 팔아달라고 단톡방에 눈물 바다를 이루던 대휘 덕분에 오랜만에 동기들과 주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좋은 일인지, 아니면 괜히 귀찮은 일만 늘린 건지. 영민은 학교 정문에서부터 주점들 사이를 걸어오느라 잔뜩 구겨진 셔츠를 가볍게 펴며 과 주점이 있다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리가 외지다는 친구의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는지, 확실히 아까보다 사람이 줄긴 했다. 하긴, 정문에도 널린 주점을 놔두고 이렇게 안쪽까지 들어올 사람은 잘 없을 터였다.
- 어디냐. 애들 거의 다 왔는데.
- 곧 도착해. 다 왔다.
톡톡톡, 액정을 가볍게 두드리며 좀 더 안쪽으로 걸어가자 주점이 눈에 보였다. 익숙하게 자기를 반기는 얼굴들에게 인사하며 영민은 플라스틱 테이블에 앉은 동기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거의 비어있을 줄 알았던 주점에는 그래도 꽤 사람들이 차 있었고, 스친 기억만 있는 새내기들이 바쁘게 음식이며 술을 나르고 있었다.
"장사 안 된다더니 잘 되네. 하여튼 이대휘 발 넓은 건 알아줘야지."
"야, 이거 이대휘 업적 아니다. 쟤가 다 끌어온거야."
"쟤?"
"아, 또 한다. 저거 봐. 쟤 물건이야."
그새 취했는지, 얼굴이 붉어진 동기가 뻗은 손가락을 따라 영민의 고개가 돌아갔다. 기타랑 앰프. 주점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입구에 떡하니 놓여 있었고, 그 쪽으로 누군가가 자연스럽게 걸어가 앰프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기타를 잡았다. 주점 앞에서 연주할 폼을 잡는 게 뜬금없다고 생각하기도 전에, 영민은 기타를 가볍게 튜닝하는 손길이 능숙함에 놀랐다. 몇 번 가볍게 기타줄을 튕기고서야 기타 주인이 입을 열었다.
"실용음악과 주점입니다. 많이 오세요."
인사라고 하기도 머쓱할만큼 짧게 말을 뱉은 소년의 손가락이 기타 줄 위를 넘나들었다. 조금 텁텁해지기 시작한 초여름 밤의 공기와 기막히게 어울리는 잔잔하지만 경쾌한 선율이 술안주 삼기에 미안할 정도로 달큰한 목소리와 함께 노래를 만들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 영민은 그제서야 이 사람들이 대휘의 업적이 아니라는 친구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노래에 집중했는지 살짝 내리감은 눈. 하얀 얼굴, 지나치게 멋부리지 않은 차분한 흑발. 살짝 상기된 뺨. 영민은 자기도 모르게 들고 있던 술잔을 그대로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야, 야. 영민은 소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옆에 앉은 친구를 툭, 쳐서 불렀다.
"쟤 이름이 뭐냐."
"쟤? 노래하는 애? 신입생이라던데."
"그러니까, 이름."
"뭐랬더라. 정세운이랬나."
정세운.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음절들이 이토록 특별하게 다가온 건 처음이라고, 영민은 생각했다.
신입생 정세운이 호객행위한다고 부른 노래에 뻑간 영민선배님 나만 좋은거 아니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파카포뇨는 과학이야 싸이언쓰야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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