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이랑 대휘는 같은 동아리 선후배임
둘 다 기장이거나 직속이거나 해서 서로 접점도 많다보니 친해지고 우진이는 해맑은 대휘가 눈에 계속 밟힘 여사친도 많고 이때까지 여자 잘만 사겨오다가 대휘가 눈에 밟히니까 이게 뭔가... 해서 속으로 갈등하지만 대휘 보면 그냥 자기 온 신경이 반응하고 그러니까 걍 인정해버리고 자기 감정 딱 정의한다. 딱히 그럴 필요도 용기도 없어서 선을 넘을 것 같진 않고 혼자서만 간질간질함을 느끼고 평소보다 좀 더 잘 대해주는 그 정도의 짝사랑. 혼자 앓고 애달파하기도 아깝다 예뻐해 줄 수 있을때 맘껏 예뻐해줘야지.
반면 대휘는 후천적 호모포비아. 애가 원체 사랑둥이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 나눔하고 받지만 흑심 품고 대휘한테 다가오던 남자들이 많았던 것,.. 이리저리 데이면서 경험적으로 그런 쪽에 환멸감을 가지게 됨. 대휘 눈치 좋아서 우진이가 자기 좋아하는 거 알아차린다. 처음에 느낀 건 실망감. 형도 그런 부류의 사람이랑 같았던 건가. 항상 우진이한테 먼저 치대던 대휘였는데 이젠 동아리 관련 얘기 아니면 말도 안 섞음.
그렇게 한 두달 관계 정체되고 새 시험기간에 들어설 때 쯤 대휘는 생각을 바꾸겠지. 우진이 진심 통했을 것 같음. 좋아하는 건 같은데 욕심이 있진 않은 것 같음. 보통 어떻게 잘 돼보겠다는 욕심이 있으면 제 반응을 살피고 리액션을 기대하는 그런 눈빛이 있는데 우진이는 그냥 자기 챙겨주기만 함. 이 때 쯤 사고의 전환이 생기고 대휘도 다시 예전처럼 관계 서서히 돌아갈 것 같다.
하지만 우진이 쪽은 점점 체념하고 있음. 대휘가 간파한 대로 욕심이 있던 건 아니지만 그런 주제가 나올 때마다 대휘가 말로는 표현 안 하지만 꺼려하는 게 보였거든. 죄책감이 듦. 대휘가 다시 예전처럼 치대고 장난 쳐도 이젠 자기가 제정신으로 받아주기가 힘든거. 엇갈리는 짝사랑 최고 희희
서로 마음 고백은 단 둘이 동아리실에 남아 있을 때 담담하게 이루어질 듯. 서로 감정 몰아붙이는 그런 거 없이.
"형, 좋아하는 사람 있죠?" "...응."
"그럴 줄 알았어요. 저 촉 좋거든요." "그래? 그럼 내가 지금 잘 되고 있는지도 맞춰봐라."
"음... 여태까지 혼자서 삽질한 거 아니에요? 고백할 마음도 없어보이는데." "니 뭔데. 내 머리 속에 들어갔다 나왔나."
"말했잖아요. 저 촉 좋다고." "근데 사실 난 이 짝사랑 끝내고 싶거든. 걔한테 미안한 일이지만."
"그럼 고백을 해야겠네요."

" …좋아한다. 너를."

"……
축하해요. 짝사랑 끝났네요."
"이제 혼자 말고, 같이 해요. 좋아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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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것 같으니까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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