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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
1.
"유죄라는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시죠. 최고위원이 여학생을 성추행 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어요? 그건 검사측도 입증 못한 겁니다.”
석진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제가 합니다.”
그는 안주머니에서 꺼낸 녹음기를 켰다. 스튜디오엔 판사와 모종의 거래를 논의하는 최고위원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예상치 못한 반격에 발언자의 말문이 막혔다. 판결물이 조작되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녹음 출처 추궁해봤자 소용없어. 김석진 지금 최고위원 바닥으로 끌어내릴 작정한 거야.」 태형의 귓가에 남준의 지시가 이어졌다. 이제 태형이 발언할 차례였다. 습관처럼 콧등을 긁적인 그는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
“김의원님.”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는 석진의 모습이 화면에 담겼다. 블라인드에 가려진 발언자의 얼굴을 확인할 순 없었다. 이윽고 태형이 덧붙였다.
“흥분하면 왼손은 주먹을 쥐는 버릇이 있으시네요.”
2.
"유서를 의원님이 작성하신 건 아니죠?”
삼합회가 석진에게 운전수를 살해할 것을 명령했다. 수감자 이송버스를 들이 받으라 지시했던 내용이 외부로 새어나갈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석진은 트럭 운전수의 숨통을 끊은 뒤 자살로 위장했다. 유서를 쓴 인물 역시 석진이었다. 스튜디오엔 침묵이 흘렀다. 남준이 말했다.
「왜 연막이 무서운 줄 아냐.」
“…….”
「연막탄을 던진 당사자조차도 안개 속에서 길을 잃거든.」
태형은 석진을 향해 덧붙였다.
“유감이네요. 흥분하게 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주먹을 말아 쥔 석진의 왼손이 화면에 잡히고 있었다.
3.
"죄인이 아닙니다.”
태형이었다. 그의 갑작스런 발언에 전화 연결자와 아나운서 모두 말문이 막혔다. 석진은 붉게 충혈 된 태형의 눈을 응시했다. 스튜디오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복받치는 감정을 가까스로 억누르는 태형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집으로 돌아와야 할 누군가의 가족이었습니다. 기다리는 부모님이 있는 아들이었습니다. 죄인이 아닙니다. 나라를 지키려다 죽은 국민이 죄인이면 국민조차 지키지 못한 이 나라는 뭡니까? 국민을 버려두고 도망친 이 나라는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4.
"최선을 다했다고요?”
「…….」
“죄인이라고요?”
「…….」
“입 뚫렸으면 말 똑바로 해, 새끼들아.”
그는 주먹을 말아 쥐었다. 생신 축하 미리 드린다고 노래 불러주고 끊더라. 첫째 아들과의 통화를 녹음한 친모는 그리움이 깊은 날이면 아들이 불러주던 축하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다. 매일이 생일이었다. 매일이, 슬픔이었다.
“살렸어야지.”
태형의 숨이 거칠어졌다. 이를 악문 채 우는 모습이 스크린에 가득 찼다.
“집으로 데려왔어야지.”
「…….」
“억지로라도 끌고 왔어야지. 이 나라 국민이잖아. 국가가 지켜야 되잖아. 끝까지 놓으면 안 되잖아.”
「…….」
“왜 포기해. 왜 너희 마음대로 포기해. 어떻게, 국가가 국민을 포기해.”
방송 사고를 우려한 상부에서 토론회를 종료시킬 것을 지시 내렸다. FD로부터 의견을 전달받은 아나운서는 외교부 관계자와의 전화 연결을 끊었다. 석진은 맞은편 태형과 시선을 마주했다. 슬픔의 화염으로부터 이미 오래전에 그을린 눈동자였다. 차마 불씨를 꺼트리지 못한 비극이었다. 태형의 눈가에 무겁게 고여 있던 눈물이 떨어졌다.
“그는 죄인이 아닙니다.”
「엄마, 생신 축하해요.」
“보호받지 못한 국민입니다.”
「연락 자주 못할 거예요. 기다리지 마세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가족입니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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