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는 무수한 일을 견뎌내고도 아무것도 아닌 깃털같은 일에 무너져 버리고 마는 스스로의 이름에게. 누군가에게는 이 세상 어떤 말보다도 아름다운 단어일 소중한 이름에게. 이제 더는 불려지지 않는 아픈 이름에게. 어떤 한 이름이 또 다른 어떤 이름에게. 넘실거리는 많은 것들을 딱딱하게 쓰여진 몇 글자에 빼곡히 담고 무거운 몸을 조심스럽게 옮겨 오늘도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내리는 연약하지만 눈부신 그 모든 이름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