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민
22년 5월 11일
정신과 병동과 별다를 게 없었다.
다른 게 있다면 복도가 조금 더 길다는 것, 그 복도 가운데 휴게실이 있다는 것 정도였다.
병원 안에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것도 다른 점이긴 했다.


이상한 걸 발견한 건 그렇게 복도를 달리다가였다.
탕비실과 비상계단을 지난 어느 지점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멈춰 서곤 했다.
아직 복도는 다섯 걸음 정도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지점에 멈추어 선 채 더 이상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문에는 '접근 금지' 팻말이 붙어 있지도 않고, 누군가 달려와 날 막아서거나 끌어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더 나아가지 못했다.
나는 금세 알게 되었다.
딱 그만큼이 정신과 병동의 복도 길이였다.
마치 바닥에 내게만 보이는 경계선이 그어져 있기라도 한 듯, 나는 정신과 병동의 복도 길이만큼, 딱 그만큼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호석
22년 5월 12일
어쩌면 나는 그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놀이공원에 혼자 남겨진 날부터 십 년도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만큼 엄마도 나이를 먹었을 것이고,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습과는 다를 것이다.



나가고 싶지 않냐고 물었을 때, 지민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는지 주뼛거리며 우물쭈물하기만 했다.
어쩌면 지민도 나처럼 자신을 옭아매는 기억에 사로잡힌 채, 그 안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지민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섰다.
그러곤 말했다.
지민아, 여기서 나가자.


지민
22년 5월 15일
경계선이 눈앞이었다.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친구들 뒤로 경비원까지 따라붙어 있었다.
티셔츠를 쥔 손이 떨렸다.

나는 경계선을 넘었다.
문까지의 거리는 고작 한 걸음 더 가까워졌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았다.

환자복을 벗어던지고 티셔츠를 입었다.
동시에 문을 향해 또 한 걸음을 떼어놓았다.

하지만 내게는 누군가에게 떠밀리지 않으면 발조차 떼어놓을 수 없던 그 거리를, 나는 처음으로 내 의지로 지나왔다.
문은 이제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워졌다.

힘껏 문을 밀었다.
바깥공기가 온몸으로 부딪혀왔다.
그동안 수도 없이 상상했던 뜨거운 햇빛도 거센 바람도 없었다.
그런데도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가슴이 뛰는 소리가 온 사방으로 울려퍼졌다.
웅 맞아. 오늘 새벽인가? 탄들때문에 화양연화병 재발했어,,,


걔네 지금 행복하게 있는지 모르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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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스 필터로 잼컨 말아주는 변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