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지르는 고음으로 청자의 쾌감을 자극하는 것이 걸그룹의 전형적인 '흥행 문법'이었다면, 아이브는 정반대의 전략을 택한 것이다.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A&R(Artists and Repertoire) 관계자는 이를 두고 "고음의 코러스 파트와 애드리브는 걸그룹의 전유물과 같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른바 4세대 걸그룹 시대가 열리면서 음악 트렌드 또한 고음이 몰아치는 스타일에서 독특한 개성이 돋보이는 음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며 "그래서 기존 걸그룹 공식을 타파하고 아이브만의 음악 스타일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요즘 음악 트렌드는 예전처럼 고음을 강조하는 형태를 취하지 않는다"며 "CD나 LP를 스피커로 듣던 시대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는 철저히 개인화된 청취 스타일이 자리 잡으면서 귀가 편안한 음악이 유행한다는 분석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르세라핌의 '피어리스'에는 멜로디가 없다는 점에서 결국엔 해외 시장에 인사하는 노래가 아닌가 한다"며 "앨범에는 전통적인 팝 장르도 수록됐는데 굳이 이 곡을 타이틀로 한 것은 르세라핌을 소개하는 개념이자 하이브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측면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브나 르세라핌 멤버들은 아이즈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고, 그 당시 역동적인 퍼포먼스 등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기 때문에 다시 데뷔한 신인으로서는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걸그룹이 죄다 자기 주체적이고 이른바 '걸크러쉬'적인 세계관을 공유하는데 음악까지 강강강(强强强)으로 가면 차별점이 없어진다"며 "그렇기 때문에 차분한 저음이 돋보이는 노래로 가려고 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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